[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밍 마 그랩 최고경영자(CEO)가 11일 방한해 국내 모빌리티 업계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밍 마 CEO는 "운송 분야에서 새로운 르네상스가 열리고 있다"면서 "그랩은 2020년까지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사람의 숫자를 1억명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모빌리티가 단순한 이동이 아닌, 다양한 산업발전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봤다. 밍 마 CEO는 "이동을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다"면서 "한국 모빌리티 업계에도 많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밍 마 CEO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그랩

그랩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8개 국가 186개의 도시에서 승용차, 오토바이, 택시 등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은 곳이다. 그랩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은 7700 만대 이상의 모바일 기기에 다운로드 되어 이용되고 있으며, 등록된 운전자도 230만명에 이른다. 소프트뱅크 중심의 모빌리티 진영에서 또 하나의 강력한 첨병이다.

국내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지만 비즈니스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국내 파트너들을 찾고 있다고 부연했다. 밍 마 CEO는 "삼성과 현대차, SK 등 다양한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과는 플랫폼 보안성에 집중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 2월 전략적 제휴를 맺었으며 삼성전자는 그랩과의 협력으로 스마트폰 점유율은 물론 다양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전자의 경우 삼성전자와 그랩이 등록된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을 보다 쉽게 구매해 사용할 수 있도록 파이낸싱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장면으로 설명이 된다. 지난해 미얀마에서 우선 시작된 이 프로그램으로 1400여명의 운전자가 삼성전자 최신 스마트폰을 구매했으며, 올해부터 동남아시아 전 국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랩 키오스크와(GrabKiosks)와 그랩 부스(GrabBooths)에 삼성전자의 제품이 사용된다. SK와는 광범위한 영역에서 협력하고 있으며, 조만간 또 다른 협력사례를 발표할 전망이다.

우버와 그랩, 디디추싱을 중심으로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나 국내는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정부의 규제와 카풀에 반대하는 택시업계의 반발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밍 마 CEO는 "한국의 운송업계 상황은 잘 모른다"면서 "모빌리티로 핀테크, 배달 등 다양한 사업 기회를 타진할 수 있으니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