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최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가 9.13 대책 이전 대비 1억 원 가량 가격이 하락한 상태에서 매매됐다. 드디어 서울 아파트값을 잡았다며 1억 원 하락한 아파트 가격은 전국에 알려졌다. 정말 서울 강남구 집값은 잡혔을까.

부동산 시장은 정부가 과열된 서울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9.13 대책을 내놓은 지 한 달이 지난 현재 서울 부동산 시장은 급등한 아파트가격 호가가 빠지고 있지만 정작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 서울 집값 상승률은 0.07%로 전주(0.09%)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11일 밝혔다. 9.13 대책과 9.21 공급대책 영향으로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오름폭이 줄어들었다.

강남 11개구 역시 대부분 보합세를 유지하며 전체적으로 지난주(0.06%) 대비 상승폭이 축소해 0.05% 상승률에 그쳤다. 강북14개구는 종로구 등 매물부족 지역과 개발호재 지역(동대문구, 성북구, 은평구 등)의 상대적 저평가 단기가 일부 상승했지만 이 역시 9.13대책과 9.21 공급대책 영향으로 전체적으로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시장을 이긴 정부의 시그널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1억 원 하락한 대치동 은마 아파트는 사실 실거래를 파악할 수가 없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서울시 내 거래된 아파트의 실거래가격이 올라지만 실거래신고기간이 아직은 60일이기 때문에 최근에 1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는 아파트는 주변 공인중개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전부다.

물론 이마저도 공인중개사들의 말은 다르다. S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은마 1동 6층이 최근에 17억5000만원에 거래가 됐다”라고 하며 K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은마 2동 2층이 1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면서 “9.13 대책 이틀 전에 같은 면적 아파트가 18억 원 초반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무려 1억원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9.13 대책 이전에 은마아파트 값은 어땠을까.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91~95㎡(31평)는 9.13 대책 이전에 매매거래가 신고가 된 것은 7월부터 9월까지 총 21건에 달한다. 이 중 9.13 대책 직전에 거래가 된 것은 지난달 11일 12층에 위치한 전용면적 94㎡로 1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물론 이 가격은 단기간에 호가가 급등하면서 매매가가 덩달아 상승한 것은 맞지만 과연 18억3000만원에 거래된 한 건의 거래가 은마아파트를 대표하기에는 무리가 아닐 수 없다.

최근 17억5000만원에 거래가 됐다는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저층에 위치한 아파트다. 단지가 넓은 만큼 대로변에 위치한지부터 대곡초등학교를 갈 수 있는지 혹은 대현초등학교를 갈 수 있는지에 따라서도 아파트가격이 나뉜다.

대치동 삼성플러스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1~2동은 대로에 위치해 소음이 있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편인데다 저층은 아파트 가격이 낮을 수밖에 없다”면서 “9.13 대책이 다가오면서 매도자들이 호가를 올리면서 단기간에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지만 그 이전에는 15억원~17억원대에 거래가 됐던 것들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은마아파트 저층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용 93㎡가 지난 8월 23일 16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전용 95㎡ 2층 아파트 역시 지난 8월 25일 1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물론 이보다 한 달전인 지난 7월 14일에는 같은 면적 아파트 1층 매물이 15억원에 실거래가 신고가 이뤄졌다. 즉 9.13대책을 앞두고 과열이상현상을 보였던 시기를 제외하고는 은마아파트의 가격은 지난 7월과 비교해도 여전히 1억원 가량 높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아파트 가격 폭등세가 진정이 된 것인데다 거래량이 없다보니 단 몇 건의 거래로 시장이 안정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 “조정은 받아도 당장의 공급대책이 없고 전세계 집값이 다 오른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