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19년 이후 예정된 판교신도시 10년 후 분양전환 주택에서만 약 3조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11일 LH가 제출한 판교신도시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 현황자료와 국토교통부의 인근 공동주택단지 실거래가격을 근거로 이 같이 밝혔다. LH가 3952가구를 분양전환해 매각을 할 경우 2조9079억원의 수익을 거두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정 대표는 "판교신도시는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LH공사가 토지 수용권, 토지 용도변경권, 독점개발권 등 3대 특권을 통해 조성한 서민특별시"라며 "그런데 국민주거안정의 실현을 위해 사용해야 할 LH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대부분 집 없는 신세인 임대주택 세입자들에게 막대한 분양전환가격을 요구하고 이들을 거리에 나앉도록 해서 되겠느냐"며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 10년간 판교신도시의 아파트 평당가격은 입주 당시보다 2배 가까이 폭등했다"면서 "분양전환가격 산정방식을 세입자가 부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개선하고 분양전환금 일부를 시중금리보다 낮게 대출받을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 정 대표는 “LH가 2010년 이후 지금까지 4200만㎡를 매각해 68조3877억원의 수익을 거뒀다”면서 “LH의 땅장사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대표가 LH로부터 받은 택지매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0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LH가 공공택지 총 4198만9684㎡를 68조3877억원에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공공택지 62만5339㎡를 3조7657억원에 매각했으며 경기도에서는 1168만4643㎡를 42조4443억원에, 인천에서도 109만3552㎡를 4조4375억원에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LH는 공공택지 외에도 상업용지, 공장용지, 업무용지 등을 포함해 3410만 평을 141조5882억 원에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국토부가 수도권 공공택지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그린벨트 해제라는 초강수를 띄우는 등 신규 공공택지를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모습이다.

현재 LH가 보유하고 있는 미매각 토지는 1958만2194㎡. 이 중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택지는 전체 미매각토지의 14% 수준인 285만302㎡에 불과하다. 전체 미매각 토지 중 서울에 있는 토지는 3만972㎡로 전체의 0.2%에 그쳤다. 이마저 공공택지는 중랑구 양원지구에 위치한 60~85㎡ 공동주택용 1만9143㎡ 토지가 유일했다.

정 대표는 "토지수용권과 토지용도변경권, 독점개발권 등 3개 특권을 이용해 국민 주거안정에 기여해야 할 LH는 빚이 많다는 이유로 2010년이후 공공택지에 저렴한 양질의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대신 재벌과 대기업의 먹잇감으로 던져줬다"며 "국토교통부가 LH의 땅 장사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