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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와 소프트뱅크, MS와 그랩의 연합...'거미줄 합종연횡'모빌리티 거대 플랫폼 눈길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8.10.11  07:50:06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모빌리티 업계가 공회전만 거듭하는 한편,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펀드가 1조원 규모의 펀드 결성 후 첫 투자로 동남아 그랩을 점지하는 등 관련 투자금도 해외로 유출되며 심각한 경고등이 들어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모빌리티 업계에서 거대한 변화가 연쇄적으로 벌어져 눈길을 끈다.

   
▲ 우버 차량의 내부가 보인다. 출처=갈무리

빨라지는 모빌리티 업계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를 중심으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까지 끌어들였으며, 소프트뱅크는 우버의 최대주주로 활동하고 있다. 중국 디디추싱은 물론 인도의 그랩, 인도의 올라에도 소프트뱅크의 자금이 투입된 상태다. 한동안 반(反) 우버 진영의 핵심으로 활동하던 소프트뱅크가 기어이 우버의 최대주주까지 되며 모빌리티 플랫폼 전략이 선명하게 드러난 상태다. 여기에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웨이모는 미국의 리프트와 협력하며 자율주행차 비전까지 타진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야심은 본거지인 일본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4일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문형 차량 서비스 제공 회사 모넷 테크놀로지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시가총액 1위와 2위 기업이 만난 셈이다. 모넷은 올해 출범하며 도요타의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플랫폼에 소프트뱅크의 인공지능 경쟁력을 덧대는 방식이다.

도요타는 자체 자율주행차 기술력을 끌어 올리는 한편, 올해 초 공유 자동차 플랫폼 이팔렛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강자로 활동하면서 자율주행과 차량공유 전반에 강력한 시동을 걸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모빌리티 업계의 행보가 빨라지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도 나섰다. 동남아 시장에서 우버를 퇴출시킨 그랩에 8일 전격 투자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그랩이 올해 30억달러 투자 유치에 나설 것이라 밝혔으며, 이미 20억달러는 조달에 성공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5억달러 수준이 유력하다.

   
▲ 디디추싱은 최근 일본에도 진출했다. 출처=갈무리

'거미줄같다'
글로벌 모빌리티 업계의 핵심은 소프트뱅크로 볼 수 있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업체에 투자하며 일종의 집단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디디추싱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애플의 투자를 받기도 한 디디추싱은 우버 차이나를 밀어낸 중국의 강자다. 최근에는 소프트뱅크 모빌리티 동맹군에서 일종의 선봉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유럽 일부 지역에 진출하고 남미에서도 사업을 시작하는 등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남미 진출이 눈길을 끈다. 디디추싱이 브라질 차량공유 1위 업체 99의 대주주가 된 가운데 소프트뱅크가 이미 99에 투자한 대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디디추싱의 거침없는 행보에는 소프트뱅크 모빌리티 제국이 있다.

디디추싱은 기어이 일본에도 진출했다. 테크크런치 등 주요 외신은 지난달 28일 디디추싱이 일본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오사카 일대를 중심으로 국지적인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역시 디디추싱에 투자한 소프트뱅크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디디추싱은 자율주행차 시장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디디추싱은 5월 초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율주행차 테스트 허가를 받았으며 조만간 시험운행을 시작할 방침이다. 미국의 우버와 리프트와 직접적인 경쟁에 나섰다는 뜻이다. 최근 디디추싱은 폭스바겐과 손을 잡고 차량공유에 특화된 전문 합작회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그랩의 행보도 중요하다. 지난 3월 우버의 동남아 8개국 사업부 지분을 넘겨받은 가운데, 거침없는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이번 MS와의 협력을 통해 ICT 기술력을 끌어 올린다는 각오를 보여주고 있다.

그랩이 MS와 같은 ICT 기업과 손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양한 사례가 있는 가운데 국내의 삼성전자와 협력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두 회사는 지난 2월 전략적 제휴를 맺었으며 삼성전자는 그랩과의 협력으로 스마트폰 점유율은 물론 다양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전자의 경우 삼성전자와 그랩이 등록된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을 보다 쉽게 구매해 사용할 수 있도록 파이낸싱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장면으로 설명이 된다. 지난해 미얀마에서 우선 시작된 이 프로그램으로 1400여명의 운전자가 삼성전자 최신 스마트폰을 구매했으며, 올해부터 동남아시아 전 국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경쟁력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중심은 소프트웨어 인프라 확보에 있다. 그랩이 현재 설치를 확장해 나가고 있는 그랩 키오스크와(GrabKiosks)와 그랩 부스(GrabBooths)에 삼성전자의 제품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그랩은 동남아시아를 방문하는 글로벌 고객들이 그랩 서비스를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주요 공항, 호텔, 쇼핑몰 등에 키오스크와 부스를 설치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키오스크, 상업용 디지털 사이니지 전략 교집합이 생길 수 있다.

그랩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8개 국가 186개의 도시에서 승용차, 오토바이, 택시 등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은 곳이다. 그랩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은 7700 만대 이상의 모바일 기기에 다운로드 되어 이용되고 있으며, 등록된 운전자도 230만명에 이른다. 소프트뱅크 중심의 모빌리티 진영에서 또 하나의 강력한 첨병이다.

소프트뱅크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도요타의 측면에서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을 바라볼 필요도 있다. 현재 도요타는 MS와 제휴를 맺고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며, 우버에도 투자한 바 있다. 도요타는 8월27일 우버에 무려 5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도요타의 우버 투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다, 우버만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 6월에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우버를 밀어낸 그랩에 10억달러를 투자했고 최근에는 미국 겟어라운드의 3억달러 펀딩에도 참여했다. 소프트뱅크 중심의 모빌리티 진영과 마치 거미줄처럼 엮였다는 평가다. 이번에 MS와 협력하며 협력의 전선은 더욱 복잡해지고 정교해졌다.

   
▲ 리프트가 작동하고 있다. 출처=갈무리

최근에는 모빌리티 영역이 자동차는 물론, 자전거까지 번지고 있다. 리프트가 지난 7월 공유자전거 기업 모티베이트를 약 2억5000만달러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리프트의 공유 자전거 사업체 인수는 공유, 즉 유휴자원의 극대화를 통해 플랫폼 볼륨을 키우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보인다.

리프트를 설명할 때 공유'차량' 서비스라는 표현은 냉정하게 말해 성립되지 않으며, 이동하는 모든 플랫폼을 공유의 측면으로 풀어내려는 모빌리티 사업자로 정의해야 하는 이유다.

   
▲ 공유자전거도 모빌리티의 영역에 들어오고 있다. 출처=갈무리

글로벌 모빌리티 업계가 거미줄같은 합종연횡의 틀에서 치열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모빌리티 업계의 시동조차 제대로 걸리지 않고 있다. 특히 카풀을 둘러싼 논란이 심각하다. 택시업계는 카카오 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를 전격 반대하고 나서며 실력행사를 벌이고 있으며, 쏘카 자회사 VCNC가 제안한 11인승 이상 밴 플랫폼 서비스 '타다'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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