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컴퓨터 백신 V3로 유명한 안랩에 정식 노동조합이 발족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사업부문 분사 논란이 벌어진 후 직원들이 노조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최근 네이버와 넥슨 등 많은 IT 기업들이 노조를 설립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 안랩에 노조가 생겼다. 출처=안랩

시작은 지난 9월14일 공지된 분할조치다. 당시 안랩은 엔드포인트사업부와 네트워크사업부를 솔루션 조직으로, 서비스사업부를 서비스 조직으로 나누기로 결정하고 사내에 공지했다. 서비스사업부가 물적분할되면서 신설법인 안랩비에스피(BSP)로 구축되는 것이 골자다.

사내 공지가 나간 후 안랩은 들끓었다. 물적분할에 돌입하면 직원들의 연봉이나 복지 등이 크게 변함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사전고지도 없이 일방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분노가 커졌다. 이에 안랩 직원들은 9월27일 첫 모임을 열고 노조설립의 발을 떼었으며, 지난 1일 고용노동부에 노조 설립 신고를 했다. 초기 집행부도 꾸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안랩은 분사조치를 철회했다. 권치중 대표이사는 8일 "이번 결정이 안랩가족 모두가 성장하기위한 최선이자 최적의 결정이라고 확신했다"면서 "그러나 일부의 걱정이나 반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터무니없는 의혹과 우려로 증폭되는 것을 보면서 이런 부분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더욱 필요했다고 생각했고 이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물러났다.

그는 이어 "다수가 반대한다면 저를 포함한 경영진이 제시한 방향이 결과적으로 아무리 옳다고 해도 결국 불신과 불화가 따르고 극심한 기업경쟁환경에서 도태되거나 공멸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면서 "구성원 상당수가 이번 분할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해 이사회에 해당안건을 긴급상정하고 이번 분할조치의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