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최근 은행주들이 상승세를 보이며 시장금리 인상과 실적 기대감으로 인해 주목 받고 있다. 그러나 금리 인상 이후엔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8월 16일 최저점 4만9400원에서 10월 5일 최고점 5만6700원을 기록하며 우상향 중이다. 신한지주도 최근 3개월 가장 고점인 5일 4만6450원, 하나금융도 같은 기간 가장 고점인 4만7400원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2018년 은행지수 추이와 코스피대비 은행지수 상대수익률. 출처=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은행주는 2.2% 상승해 코스피를 5.4%포인트 초과 상승했다. 3주 연속 초과상승하며 최근 한달간 초과상승 폭이 8.3%포인트에 달하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달러 강세 영향 등으로 코스피가 조정 양상을 보이는 반면 은행주는 금리모멘텀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제롬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현재 금리가 중립금리에 미치지 못한다는 발언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이 3.23%까지 상승했다. 이로 인해 신흥국 부채 상환 능력 우려가 불거지며 신흥국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그러나 미국 은행주와 일본 은행주 등 은행주들은 강세를 보였다.

최 연구원은 "국내의 경우 미국 금리 상승 외에도 한은 총재가 금융불균형 누적과 관련한 금리 인상 필요성 시사 발언을 하면서 시중금리가 급등했다"며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08%까지 상승해 한주간 시중금리가 약 7~8bp(1bp=0.01%) 추가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지난주 하나금융과 KB금융 주가는 각각 4.2%와 3.7% 상승해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이와 같은 상승은 은행별 차별화 보다는 전반적인 은행주 반등 국면에서 지난 2016~2017년 상승 랠리 당시 기존 주도주였고, 올해 주가 조정 폭이 컸던 종목들로 기관 수급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반면 우리은행은 0.6% 하락해 시중은행 중 가장 약세였다.

최 연구원은 "우리은행은 올해 주가가 상승한 유일한 은행주로 그동안의 상승 폭이 커 반등 국면에서는 오히려 상대적인 매력이 약화됐다"며 "지주사 전환시 자본비율 하락 이슈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18일로 예정된 10월 한은 금통위까지는 금리모멘텀이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월에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는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하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11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10월이나 11월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된 이후 은행주 역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 연구원은 "10월에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경우 10월 셋째주부터는 은행주가 조정 모드에 진입할 것"이라며 "다만 일시적인 조정이 발생할 수는 있어도 금리 인상 이후에도 은행주 상승 흐름이 완전히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3분기 KRX은행 지수 2.4% 상승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3분기 KRX은행 지수는 2.4% 상승하며 코스피 상승폭 0.7%를 소폭 웃돌았다. 월별로 보면 7월에 2분기 호실적으로 전월대비 1.8% 상승했으나, 부진했던 7월 고용지표가 발표된 8월에는 2.9% 하락했다. 반면 9월은 금리인상 기대감이 중순부터 살아나면서 3.5% 상승했다. 올해 계속되는 실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무역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상반기는 규제, 하반기는 매크로 부진에 의한 금리 하락이 부각되며 은행 섹터 가중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현재 0.56배까지 낮아졌다.

예금은행 대출 증가율과 5대 은행 주요 대출 전월대비 증가율. 출처=한국투자증권

우리은행을 제외한 3분기 은행 업종 합산 순이익은 3조1000억원으로 컨센서스에 대체적으로 부합할 전망이다. 전년동기대비 5.7% 증가, 전분기대비로는 3.7% 감소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순이자 이익은 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분기대비 2.8% 증가하겠지만, 2분기 높은 기저효과로 인해 전분기대비 충당금전입액은 늘어나고 비이자이익은 다소 감소할 것"이라며 "다만 충당금은 일회성을 제외하면 일정 수준이 계속 유지되고, 비이자이익이 3분기를 저점으로 다시 안정화되며 4분기 순이자마진(NIM) 상승으로 인한 순이자이익 추가 증가세를 고려하면 은행 업종의 안정적인 실적 증가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KB금융과 신한지주를 업종 선호주로 분류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관이 적극 순매수에 가담하면서 상당히 무거웠던 KB금융의 반등 탄력이 최근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3분기 대출성장률이 3%를 크게 웃돌고, NIM 반등도 예상되는데다 실적도 은행 중 가장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한지주는 자사주 매입에 따른 수급 개선 효과에도 불구하고 오렌지생명 인수·합병(M&A) 이슈가 주가에 그다지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못하면서 최근 반등 국면에서 KB금융과 하나금융에 비해 주목받지 못 했다"며 "그러나 오렌지생명 인수가 주주가치에 부정적일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되는데다 3분기 실적도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양호한 수준일 것이라는 점에서 현 주가는 관심 가질만한 가격대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나금융지주를 은행업종 선호주로 제시했다. 하나금융지주의 3분기 순이익은 5911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 컨센서스를 3% 하회할 전망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선 3분기 원달러환율이 5원 하락함에 따라 외화환산익 100억원이 발생하고, 충당금환입은 금호타이어 680억원, 모뉴엘 150억원, 전입은 다이나맥 18억원이 예상된다"며 "원래 4분기에 시행하는 은행 희망퇴직이 3분기에 274명 시행됨에 따라 관련 희망퇴직 비용은 780억원 발생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하나금융지주의 3분기 은행원화대출금은 가계와 중소기업대출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2.0% 증가할 전망으로 다른 시중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전세자금과 신용, 중소기업대출 위주로 성장했다.

백 연구원은 "NIM은 전분기대비 2bp 하락할 전망이지만 대손율은 0.07% 수준으로 매우 양호한 가운데 4분기 NIM 반등과 밸류에이션 매력을 고려해 최선호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목표주가가 하락한 은행도 있었다. KB증권은 IBK기업은행의 목표주가를 1만7500원으로 14.3%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가계대출 성장성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에서의 경쟁 심화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