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공장 전경.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근 단일 규모로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인 제3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하는 등 바이오기업이 개발한 DNA를 받아 세포주, 프로세스 개발 후 대량 양산까지 진행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서비스 부문에서 역량을 내보이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 생산 넘어 위탁개발‧생산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포주를 받아 의약품을 생산하는 위탁생산(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CMO)을 넘어 고객인 바이오기업이 개발한 DNA를 받아 세포주를 개발한 후 의약품을 제조하는 위탁개발생산(Contract Development Manufacturing Organization, CDMO)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바이오기업들은 의약품을 출시하기 위해 여러 공급 업체와 부문별로 협력해야 한다. 많은 기업과 계약을 맺고 생산을 진행하다보면 프로젝트 관리가 복잡해지거나 소통 문제가 발생하기 십상이다. 게다가 바이오벤처들은 신약물질 개발에 집중하지만 이를 상업화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이오기업에 투자된 금액이 실제 성과로 나타나지 못하는 데스밸리(Death Valley) 현상이다.

CDMO의 핵심은 한 공장에서 엔드 투 엔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셀 라인 개발, 품질 관리, 장기 안전성 연구, 의약품 제조와 물질 작업을 할 수 있는 장비를 갖췄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CDO 비즈니스를 위탁생산에 추가하면 엔드 투 엔드 서비스가 가능해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직원이 제3공장에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 반도체 공장 25건, 석유화학 공장 50건 이상을 건설하는 등 이미 경험한 청정실(Clean room)을 토대로 진보한 바이오 공장 시설을 만들었다. 여기에 바이오 청정실 설계, 품질 장비 선정, 장비와 공정 검증 시점 등에는 글로벌 바이오 전문가가 참여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삼성이 바이오사업에 뛰어든 경험이 없기 때문에 바이오 업계에서 20년에서 30년가량 경험이 있는 미국 검사원 100명을 고용해 사업을 시작했다”면서 “이들의 경험과 전문 기술을 결합하고 플랜트가 완성되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규정 준수 요구 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총 36만리터 바이오의약품 생산 가능한 공장 구축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3만리터 규모의 CMO 1공장과 15만리터급 2공장을 가동 중이다. 올해에는 10월 단일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3공장의 자체검증을 완료하고 미국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cGMP)에 맞춘 생산에 돌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3공장은 기존 2공장에 비해 생산규모 약 20%, 설비 약 60% 이상이 증가했음에도 1, 2공장 운영으로 확보한 노하우를 활용해 2공장보다 2개월 빠른 10개월 만에 검증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cGMP는 미FDA가 인정하는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으로 바이오의약품 공장은 기계 설비 완공 후 생산에 앞서 설계부터 시설, 부품, 문서, 인력 등 생산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cGMP 규정에 맞춰 자체 검증을 해야 한다. 이를 완료하면 cGMP 생산을 시작해 글로벌 제조승인 획득을 위한 생산을 약 2년 동안 진행하고, 제조승인획득 후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한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내부 전경.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검증 과정에서는 하루에만 평균 약 1200개의 샘플을 채취하고 테스트한다. 이 중에서 하나만 오류가 발생해도 재작업과 검증에 1주일 이상이 추가로 필요하다. 삼성바이로직스는 이러한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지속해서 사전 사례교육, 샘플 채취 표준화 등을 했다. 오류발생 빈도가 높은 곳에는 전문 경험인원을 투입해 실패율을 0.02%까지 줄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뿐만 아니라 검증 문서를 표준화해 문서 작성과 검토에 필요한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면서 “동일한 기기 작동을 보유한 기기들은 하나의 기기를 대표로 점검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기기당 발생하는 검증문서 건수를 기존 8건에서 6.6건으로 17% 이상 줄였다”고 덧붙였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인구 고령화 추세와 이에 따른 환자의 증가, 질병 치료를 위한 의학 기술을 발전, 바이오의약품 구매가 가능한 경제력을 갖춘 인구의 증가, 바이오시밀러 출시에 따른 약값 인하 등의 이유로 바이오산업은 더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고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9월말을 기준으로 총 24개 제약‧바이오기업과 33개 제품에 대한 CDMO(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2015년 11월 첫 글로벌 제조승인을 획득한 이래로 약 2개월마다 1건씩 승인을 받으면서 총 19건의 바이오의약품 제조승인을 획득했다.

김태한 사장은 “제3공장의 생산돌입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기업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최고의 CMO 경쟁력을 바탕으로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