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한현주 기자]  LTE 시대에서 5G 시대로의 변화를 눈앞에 두고 이동통신사들의 투자 고민이 깊어져 가고 있다. 통신사 3사가 LTE의 투자 이익 회수시기를 불과 몇년 누리지도 못하고 곧바로 한차원 높은 5G 투자 시기로 접어들고 있기 대문이다.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대신 연구개발비와 설비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5G 시대 앞둔 통신사, 변화 필요한 시기

우리나라 4G LTE(이하 LTE) 서비스는 이미 성숙 단계로 접어들었다. 주력 사업 부문인 무선서비스 매출액은 감소하고 있다. 2014년 이후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이 하락하는 이유다. LTE 투자 효과는 점차 희석되고 통신 3사간 서비스 차별화도 미흡하다.

지난 2012년 이후 통신 3사의 ARPU는 상승세로 전환됐다. 통신사들이 적극적인 망 투자를 통해 전국적으로 LTE 서비스를 시작한 결과다. 3G와는 차별화된 LTE 서비스가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투자 효과의 지속성은 담보되지 않았다. ARPU는 2016년 이후 하락세가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이동통신 3사는 투자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ARPU는 2016년 이후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출처=한국기업평가

회수 시기인 현재 재무역량은 ?

통신 3사는 LTE 전국망 구축에 따른 투자 규모 증가로 고정비 부담이 증가했다. 그러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은 2015년부터 개선됐다.

2012년 이후 통신 3사 영업 수익성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마케팅 비용이다. 과도한 마케팅 경쟁은 단통법 시행 계기가 됐고, 보조금 경쟁 완화가 통신사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다.

LTE 투자가 일단락된 점도 수익성 확보에 일조했다. 통신 3사의 현금흐름 추이를 보면, 4G 관련 대규모 투자가 진행된 2011년부터 2014년까지는 대체로 현금이 유출되는 구조였으나 2015년부터는 잉여현금을 창출하는 구조로 전환됐다.

통신 3사의 4G 관련 투자 이후 디레버리징(부채감소, 순차입금/EBITDA)추이를 보면 LG유플러스는 변동성이 높게 나타난 반면 SK텔레콤과 KT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수준이다. 4G 투자에 따른 효과는 후발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2010년과 2017년 기준 LG유플러스의 순차입금/EBITDA 지표는 각각 1.2배, 1.1배 수준으로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LTE 투자를 통한 망 경쟁력 제고, 경쟁사 대비 대등한 ARPU 수준 등의 사업적 측면과 더불어 EBITDA 규모가 2조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KT는 4G 관련 투자와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차입금 부담으로 2014년 순차입금은 8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이후에는 비용 효율성이 제고되면서 차입 부담이 감소했다. 2017년 말 기준 순차입금/EBITDA 지표는 1.2배로 2010년 말 1.3배 대비 소폭 줄었다.

SK텔레콤의 순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말 4조5000억원으로 2012년말 대비 소폭 축소됐다. 그러나 2012년 이후 순차입금/EBITDA 지표가 1.0배를 상회하는 등 이전 대비 저하된 상태가 지속하고 있다. SK텔레콤의 디레버리징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한 이유는 자사주 매입과 계열사 지분 획득에 따른 비영업 부분에서의 현금유출이다.

통신 3사 별도재무제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올 상반기 기준 수익은 2조9418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3조1096억원에 비해 6.26% 감소했다. KT는 4조2830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4조2925억원에 비해 0.22% 감소했다. LG유플러스는 2조9720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3조0054억원에 비해 1.11% 감소했다.

통신 3사, 출처=각사 홈페이지

투자 부담...녹록치 않은 현실

통신 3사 무선 서비스 합산 매출액은 2015년 이후 지속 감소하고 있다. 고정비 부담이 큰 통신 산업의 특성상 매출이 성장하지 않으면 마케팅 비용부담이 증가한다.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5G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경쟁 심화로 영업수익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동 통신 3사의 마케팅 비용이 영업이익의 2.3배가 넘는 약 8조원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비 과다가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통신 3사는 2017년 광고 선전비로 7661억원, 판매촉진비 7조1844억원을 지출했다. 회사별로 보면 SK텔레콤이 3조1190억원, KT가 2조6841억원, LG유플러스가 2조1474억원 사용했다.

연도별로 보면 통신 3사는 2015년 총 7조8319억원의 마케팅비를 지출했다. 2016년 7조5791억원으로 줄었지만 2017년에는 7조9505억원으로 재차 확대됐다.

5G 관련 투자는 2019년부터 본격화된다. CATV 인수 등 미디어 부문 투자 확대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마케팅 비용 증가와 맞물리면서 통신사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신용평가업계는 통신 3사의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등급 하향 요인으로 SK텔레콤과 KT는 ▲수정EBITDA마진 25%미만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2배 초과 지속이다.

LG유플러스는 상향요인과 하향요인 두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상향요인은 ▲시장지배력 확대를 통한 사업역랑강화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1.5배 이하 ▲EBITDA/자본적지출 1.5배 이상 유지이다. 하향 요인으로는 ▲과도한 투자부담 등으로 재무커버리지 저하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2.5배 초과 ▲EBITDA/자본적지출 1.0배 미만 지속이다.

현재 통신 3사의 영업 현금창출력과 재무구조 등을 고려할 때 5G 투자가 진행돼도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최재헌 한국기업평가원 연구원은 “순차입금/EBITDA 지표를 통신 3사의 등급변동요인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EBITDA는 영업 수익성, 영업 현금창출력의 지표로서, 규제 리스크와 투자성과 등의 결과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통신 3사의 신용도 방향은 순차입금 /EBITDA 지표를 중심으로 투자에 따른 영업현금창출의 변화와 재무적 성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