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은 최근 인도의 인기 있는 슈퍼마켓 체인 모어(More)의 지분 49%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Inc42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아마존과 월마트의 전쟁은 북미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프라인 마켓의 사실상 왕이라고 했던 월마트가 온라인 마켓의 최강인 아마존을 상대로 전쟁을 벌여온 것은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 월마트는 아마존의 온라인 쇼핑 경쟁력을 배우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온라인 쇼핑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이 인도 시장에서도 똑같이 재현되고 있다. 이번에는 아마존이 반격을 했다. 월마트가 인도의 온라인 쇼핑 1위 업체를 수십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인도 시장에서 세력을 확장해 나가자 아마존이 이번에는 거꾸로 오프라인 소매업체를 전격 인수, 월마트와 다른 방식으로 인도 유통시장을 잠식시켜나가겠다는 새로운 플랜을 드러냈다.

아마존은 최근 인도의 인기 있는 슈퍼마켓 체인 모어(More)의 지분 49%를 전격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슈퍼마켓 체인의 나머지 51% 지분은 인도의 사모 투자 회사 사마라 캐피털(Samara Capital)이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마존의 보유지분은 아마존이 밝히지 않아 정확하지는 않다.

모어는 인도 전역에 540개가 넘는 슈퍼마켓과 대형 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소매 체인 회사다. 인도 재벌 기업 아디티야 비를라 그룹(Aditya Birla Group)이 이 회사의 모기업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앞서 이 모기업을 위트지그(Witzig)라는 회사에 매각했다.

아마존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마존과 사마라가 위트지그에 공동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아마존이 얼마를 투자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위트지그의 파우루쉬 로이 총괄이사도 사마라 캐피탈이 모어의 지분 51%를 인수했음을 확인해 주었지만 아마존 지분 참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로이 총괄이사는 “우리는 모어를 통해, 인도 전역에서 식료품에 대한 고객의 요구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인도의 패션 소매업체 쇼퍼 스탑(Shoppers Stop)의 일부 지분을 인수한 적이 있지만, 모어에 대한 투자는 아마존이 인도의 오프라인 사업에 대한 진출 의지를 보다 강력하게 보여주는 신호다.

▲ 모어는 인도 전역에 540개가 넘는 슈퍼마켓과 대형 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소매 체인 회사다. 출처= Justdial

CNN은 아마존의 이번 인수 참여가 수억명에 달하는 인도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월마트와 한 판 전투를 불사하겠다는 조치라고 해석했다.

월마트는 지난 5월, 아마존의 인도 경쟁 업체인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 플립카트(Flipkart)의 지분 77%를 160억달러(18조원)에 인수했다.

아칸소주(州)에 본사를 두고 있는 월마트는 지난 수년간 인도에서의 사업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소매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는 인도의 법률 때문에 도매 유통 아웃렛 몇 곳을 그것도 합작 조건으로 여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러다가 플립카트를 인수함으로써 비로소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에 직접 진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에 따르면 인도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2026년까지 무려 2000억달러(2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많은 미국인들이 그렇듯이, 대부분의 인도인들도 식료품에 관한 한, 아직은 전자상거래보다는 직접 매장에 가서 사는 것을 선호한다. 지난해 아마존이 미국 최대 식료품 체인 홀푸드(Whole Foods)를 인수한 것도, 홀푸드의 쇼핑객들을 온라인 생태계에 끌어 들이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다. 아마존은 인도에서 모어를 찾는 고객들도 장차 온라인으로 끌어들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