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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의 월街 내부자들] ② 보스키의 차익거래의 실체제3화 차익거래의 황제, 이반 보스키의 비밀 거래
김정수 법무법인 율촌 고문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8.10.02  07:45:29
   

보스키는 어떻게 그 짧은 기간에 월가에서 그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었을까? 그의 거래의 비결은 무엇인가? 그는 ‘아비트라지 거래’가 비결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보스키가 말하는 ‘아비트라지(arbitrage)’ 즉 ‘차익거래’는 어떤 것인가? 일반적으로 증권시장에서 말하는 차익거래는 두 개 시장에서 발생하는 가격 차이를 이용하여 이익을 추구하는 무위험 거래를 의미하지만 보스키가 말하는 차익거래는 좀 다른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어느 기업이 다른 기업에 의해 인수가 되면 인수되는 기업의 주가가 상승한다. 매수자는 타깃 기업의 경영권 장악에 필요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소위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하는데, 보통 시장가에 50%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이다. 보스키는 이러한 잠재적 거래를 찾아내어 딜이 공개되기 전에 매수하고, 딜이 공개된 후 타깃의 주가가 상승하면 매도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보스키가 말하는 차익거래이다. 그렇다면 어떤 기업이 기업 매수의 잠재적 대상인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이것만 아는 비결이 있다면 월가에서 돈 버는 것은 누워서 떡 먹는 것보다 쉬울 것이다.

보스키는 이러한 비밀 정보를 빼내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어느 회사에 대한 M&A 루머가 돌면 그 회사의 핵심 인물에게 뇌물을 주고 내부정보를 빼내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차익거래란 내부자를 통해 빼낸 기업 인수 정보를 불법적으로 이용해서 돈을 버는 것이었다. 그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내부정보를 빼냈고, 기업 인수 정보가 공개되어 주가가 상승하면 매도하여 엄청난 돈을 거머쥐고 빠져 나갔다. 결론적으로 그는 차익거래를 한 것이 아니라 내부자거래를 한 것이다. 그러한 거래는 명백히 연방 증권법상 중대한 범죄에 해당한다.

그의 범죄의 핵심은 하얀 카펫이 깔려 있는 맨해튼 사무실의 마호가니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전화였다. 약 300개에 달하는 전화 회선들은 월가의 대형 은행을 비롯해 수많은 정보원들과 연결돼 있었다. 보스키는 각 회선 끝에 누가 있는지 알고 있었다. 전화선 끝에는 산업계의 고위 임원들은 물론, 최고급 레스토랑의 웨이터에서 호텔 도어맨, 운전기사, 회사의 인수에 대해 내부정보를 알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있었다. 대부분은 기업의 고위 임원들로서 기업 내부의 비밀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보스키는 심지어 뉴욕 공항의 관리들과도 접촉했는데, 이들로부터 개인 전용기를 이용하는 거물들이 언제, 어디로 항공 일정을 잡는지에 관한 정보를 얻었다.

그는 중요한 정보를 받으면 반드시 답례를 했는데, 주로 돈이나 다른 비즈니스 정보, 그리고 섹스를 제공했다. 그는 맨해튼의 최고급 매춘부들과 직접 라인을 가지고 있었고, 정보를 제공한 사람들에 대한 보답의 수단으로 최고의 섹스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처럼 보스키는 내부정보를 빼내기 위해 수많은 정보원을 움직였지만 가장 핵심적인 정보원으로 데니스 레빈(제2화에서 소개된 인물)과 마틴 시겔(Martin Siegel)이 있었다.

레빈은 1985년 2월, 드렉셀의 M&A 부서 매니징 디렉터로 영입되면서 보스키를 만나게 된다. 당시 레빈은 인수ㆍ합병 비즈니스에 아주 명석한 재주를 보이는 야망이 넘치는 32세의 젊은이였다. 그리고 가능한 모든 내부자들로부터 뇌물과 현금을 쥐여 주며 정보를 빼내고 있던 보스키는 드렉셀의 중요한 고객이었다. 보스키는 드렉셀 내부의 정보를 엿듣기 위해 늑대처럼 어슬렁거리고 다녔다. 그런 보스키에게 이제 막 드렉셀에 조인한 레빈은 좋은 타깃이었다. 드렉셀이 가진 M&A 정보를 빼내기 위해 레빈을 유혹할 필요가 있었다. 두 악당은 서로에게 깊은 공감대를 발견했다. 그것은 거대한 ‘탐욕’이었다.

레빈은 보스키와 밀약을 맺고 내부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레빈은 보스키에게 한 주에 20번이나 전화를 하면서 정보를 제공하고 확인했다. 레빈이 49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R. J. 레이놀드와 나비스코의 합병 정보를 보스키에게 알려 준 사건은 악명이 높다. 보스키는 이 거래에서 4백만 달러를 벌었다. 또한 그해 보스키는 인터노스가 휴스톤 내추럴 가스(HNG)에 대한 인수 건에서 다시 4백만 달러를 벌었다. 이 건 역시 HNG의 자문을 맡았던 라자 프레의 내부자로부터 나온 레빈의 정보 덕분이었다. 이외에도 보스키는 보이스 캐스캐이드, 제너럴 푸드, 유니온 카바이드, 아메리칸 내추럴 리소스 등의 기업 인수 또는 기업 재편 정보를 이용하여 총 5억 달러를 벌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보스키가 번 돈 중 2억 달러는 레빈이 제공한 정보로 벌었다고 보도했다.)

보스키에게 레빈보다 더 중요한 정보원이 있었는데, 그는 키더 피바디에 있는 마틴 시겔이었다. 시겔은 하버드 MBA를 마치고 키더 피바디에서 증권 경력을 시작했고, M&A 전문가로 명성을 날렸다. 시겔은 M&A 비즈니스와 관련해서 1982년 보스키를 처음 만났다. 이후 그들은 급속도로 친해졌고, 월가에서 거대한 야망을 가진 두 사람은 내부자거래라는 밀약을 통해 더욱 결속을 다지게 된다. 보스키는 시겔을 마운트에 있는 자기 집으로 초대했고, 그 집의 규모와 화려함에 충격을 받은 시겔은 보스키에게 경외감을 가졌다. 그도 보스키처럼 되고 싶었다. 이후 시겔은 키더 피바디가 관련된 거의 모든 내부정보를 보스키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법의 경계선은 넘어가는 그의 덧없는 야망은 후일 비통한 최후를 맞이한다.

시겔은 키더 피바디가 진행하는 내부정보를 비롯하여 많은 정보를 보스키에게 전달했다. 보스키는 시겔이 제공하는 내부정보를 통해 엄청난 돈을 벌었다. 1984년 봄, 카네이션 사건은 시겔이 제공하는 정보의 가치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카네이션의 경영권 지분을 눈치챈 시겔은 보스키에게 카네이션 주식을 매수하라고 전했다. 카네이션 인수 건은 시장에도 루머가 퍼져 많은 차익거래자들이 매수에 나섰다. 카네이션 주가가 급등하자 뉴욕증권거래소는 거래를 중단시키고 경영진에게 주가 상승과 관련한 M&A 건이 진행되고 있는지 공시를 요구했는데, 경영진은 임박한 M&A를 부정했다. 카네이션의 주가는 붕괴했고, 매수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너도나도 카네이션 주식을 던지고 있었다. 그러나 보스키는 동요하지 않고 더욱 매수를 증가시켰다. 시겔이 확실한 정보를 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카네이션은 스위스 거대 식품회사인 네슬레에 인수되었고 보스키는 엄청난 이익을 챙겼다.

이러한 보스키의 놀라운 연승 행진은 월가의 다른 아비트라져들의 질투와 시기심을 초래했다. 어쩌면 그렇게 족집게 같이 절묘한 타이밍에 들어가고 나올 수 있었을까? 이전의 많은 거래는 물론 카네이션 투자까지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보스키의 거래 규모는 놀라웠고, 월가의 사람들은 그를 질투하는 의미에서 “돼지(Piggy)”라고 불렀다. 그들은 증거는 없었지만, 보스키가 내부정보로 거래하고 있음이 틀림없다고 확신했다. 오직 SEC와 뉴욕 남부지검의 연방 검사들만이 무능할 정도로 모르고 있을 뿐이었다.

그동안 침묵을 지켰던 언론에서 서서히 보스키에 대한 기사를 다루기 시작했다. 1984년 여름 《포춘》의 기자인 그웬 킨키드가 보스키의 투자 성공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루는 기사를 썼다. 그 기사의 대부분은 보스키에게 악의가 없었고, 보스키의 투자 성공과 야망에 대해서 다뤘다. 다만 보스키와 그의 정보원들을 섬뜩하게 만드는 기사가 일부 있었다. 그녀는 “보스키의 경쟁자들은 그의 절묘한 거래 타이밍에 대해 불안하게 속삭인다. 그가 키더 피바디와 퍼스트 보스톤이 관련된 딜의 정보를 알고 있었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 그러나 보스키는 완강하게 내부정보 이용을 부정했다”라고 썼다.

이 기사를 본 시겔은 충격을 받았다. 시겔이 보스키와 자주 통화하고 두 사람이 가까운 사이라는 것은 보스키 회사의 직원들은 물론 키더 피바디의 사람들도 잘 알고 있었다. 시겔은 카네이션 정보 제공이 마지막이 될 거라고 자신에게 약속했다. 그는 보스키와 거리를 둬야 했다. 아니면 루머에 잡아먹히게 될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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