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최근 업계를 막론하고 단발적인 프로모션에서 벗어나 브랜드 본질에 집중하는 마케팅을 펼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차별화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으로 소비자가 제품에 깃든 브랜드 철학을 효과적으로 알리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브랜드들은 넘쳐나는 다양한 마케팅 홍수 속에서 소비자에게 자신만의 색을 확실히 표현해 존재감을 드러내며 그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브랜드 본질을 녹여낸 마케팅도 기업의 철학이나 성격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업이 운영하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브랜드 철학에서 그 개념을 확장해 꾸며내는가 하면, 식재료 하나만을 다루는 전문 매거진을 발간하거나 브랜드 주력제품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남다른 방식으로 브랜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국민 볼펜’ 모나미의 콘셉트 스토어

5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많은 국민들이 애용하고 있는 모나미도 콘셉트스토어를 선보이며 브랜드 정체성을 전달하고 있다. ‘모나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하얀색과 검은색으로 이뤄진 고전적인 153펜에서 탈피해 이제는 나만의 개성이 담긴 커스터마이징을 필두로 ‘문구류 덕후의 성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모나미는 용인 본사를 비롯해 동대문 DDP점, 에버랜드점, 부산 롯데점까지 총 4개의 콘셉트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용인과 부산 콘셉트스토어는 만년필 잉크 DIY 프로그램인 ‘잉크랩(Ink LAB)’을 운영하고 있다. 잉크랩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다양한 색상의 만년필 잉크를 직접 조합해 모나미 만년필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예약제 유료 체험관이다. 또 1가지 컬러의 리필심, 보디(body) 부품을 조립해 나만의 펜을 소장할 수 있는 ‘153DIY’ 프로그램, 데코 마카, 패브릭 마카 등 모나미의 주력제품을 활용해 다양한 소품을 만들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도 콘셉트스토어의 또 다른 즐길거리다.

모나미 관계자는 “잉크랩은 오픈 6개월 만에 1000명이 방문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 5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많은 국민들이 애용하고 있는 모나미도 콘셉트스토어를 선보이며 브랜드 정체성을 전달하고 있다. 출처= 모나미

배달 앱에서 이런 것도? 음식과 사람 담은 ‘매거진 F’

음식 배달앱 배달의민족은 “배달 앱에서 이런 것도 해?”라고 할만큼 다양한 이벤트 활용의 달인이다. 재밌는 문구를 활용한 굿즈, 옥외광고, 폰트 등으로 수차례 많은 이들을 사로잡은 배달의민족은 올 초 음식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음식 전문 잡지 ‘매거진 F’를 창간했다. 주목할 점은 음식을 ‘끼니를 위한 식량’이 아닌 문화적 요소로서의 음식 이야기를 다루며 음식과 사람이 어떻게 교감하는지를 전하며 브랜드의 이전의 행보와 달리 더욱 성숙하게 표현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매거진F는 인류의 식문화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식재료를 각 호마다 하나씩 선정해 넓고 깊게 파헤친다. 예를 들면 특정 식재료가 만들어지는 과정, 조리법, 유명 셰프들의 활용법 같은 이야기부터 특정 식재료의 전 세계 주요 생산지, 세부 종류, 유통, 산업, 경제적 효과까지 포괄하는 다층적인 내용으로 꾸며진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1호에는 소금, 2호에는 치즈가 다뤄졌는데 각 호바다 1만 부를 소진할 만큼 열렬한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재밌는 문구를 활용한 굿즈, 옥외광고, 폰트 등으로 수차례 많은 이들을 사로잡은 배달의민족은 올 초 음식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음식 전문 잡지 ‘매거진 F’를 창간했다. 출처= 배달의민족

건강한 아름다움은 ‘숙면’에서부터

‘건강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글로벌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자르트는 건강한 피부의 필수 전제조건인 ‘숙면’에 집중해 브랜드 철학을 녹여냈다. 얼마 전 신사동 가로수길 플래그쉽 스토어에 3층 규모로 ‘숙면연구소’를 조성했다. 건강한 피부를 가꾸기 위해 질 좋은 제품을 필두로 내세우기 보다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주목한 것이다. 뷰티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숙면’이라는 주제를 활용해 근본적인 시선에서 브랜드 스토리를 풀어냈다.

숙면연구소는 각 층별로 잠 못 드는 현대인들을 위해 숙면과 관련된 흥미로운 전시와 체험을 제공한다. 1층의 ‘숙면 아카이빙’ 공간에서는 건강한 수면에 대한 정보를 브랜드만의 독창적인 방법으로 전달한다. 해당 공간에서는 방문객이 필요한 정보를 뜯어갈 수 있게 조성해둔 것은 물론 숙면에 도움이 되는 향을 직접 시향해 볼 수 있어 눈 여겨 볼만한 공간이다.

2,5층 테라스는 숙면에 도움을 주는 식물들로 조성된 슬리피가든(SLEEPY GARDEN), 3층에는 뇌를 자극해 심리 안정을 유도해 숙면에 도움을 주는 ASMR을 체험할 수 있는 ASMR ROOM으로 꾸며져 있어 시각, 청각, 후각을 모두 자극하며 생생하게 숙면 관련 체험을 할 수 이쓴 경험을 선사한다.

닥터자르트 관계자는 “6월 중순 오픈한 숙면 연구소는 스트레스 등으로 불면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의 고민 맞물려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 ‘건강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글로벌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자르트는 건강한 피부의 필수 전제조건인 ‘숙면’에 집중해 브랜드 철학을 녹여냈다. 출처= 닥터자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