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소매 거인 아마존이 뉴욕에 소매업의 또 다른 미래 '포-스타'를 선보였다.    출처= Digital Trend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온라인 소매 거인 아마존이 뉴욕에 소매업의 또 다른 미래를 선보였다. 그러나 겉모습은 지난 8월 파산 신청한 고급 잡화 매장 브룩스톤(Brookstone)이 새로 단장하고 다시 개장한 것처럼 보인다.

아마존 웹사이트에서 별 4개 이상의 평점을 받은 상품만 선별

참신한 기프트숍이나 공항의 가젯 매장을 연상케 하는 아마존의 새로운 오프라인 매장 포-스타(4-Star)가 9월 27일 뉴욕에 첫선을 보이며 머그잔, 양초, 차(茶) 주전자, 애완동물 장난감, ‘스타워즈’의 로봇(Droid), 야채 깎기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포-스타 매장은 이외에 책, 장난감, 가정용품, 소형 전자 제품 등, 아마존 웹사이트에서 별 4개 이상의 평점을 받은 상품을 선별해 2000여 품목씩 회전시킨다.

피츠버그(Pittsburgh)에서 온 34세의 내과의사 알렉스 스키드모어는 호기심이 발동해 매장을 찾았는데, 매장 전체의 분위기는 카드나 선물 가게와 비슷하지만, 평소에 온라인 평점을 기반으로 물건을 사는 편이어서 이 매장의 콘셉트가 자신과 잘 맞는다고 호평했다. 그는 “적어도 별 네 개 이상의 평가를 받은 상품들은 충분한 테스트를 통과한 고품질 제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년 전 제프 베조스가 자신의 차고에서 온라인 서점을 처음 시작한 이후, 아마존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들을 차례로 붕괴시켰다. 소비자는 쇼핑의 상당 부분을 온라인으로 전환했고, 아마존은 빠른 배송과 고객 서비스라는 새로운 높은 기대치를 설정했다.

그러나 아마존이 이제는 거꾸로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에 관심을 돌리면서, 소비자들이 식료품, 책, 전자 제품들을 구매하는 방식을 바꾸기 위한 다양한 새로운 개념을 개발하고 있다.

▲ 소매 업계의 컨설턴트들은 아마존의 이와 같은 제품 선별이 매장의 참신함과 잘 어울리며 고객을 끌어 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출처= Digital Trends

고객들에게 새로운 ‘발견’을 제공

아마존의 최신 변화를 보여주는 뉴욕의 소호(SoHo) 인근에 개장한 포-스타에는 아마존 온라인에서 최고 평가를 받은 상품들로만 가득 차 있다. 회사는 그중에서도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상품들만 선별했다. 모든 물건에는 디지털 가격표가 부착되어 있는데, 온라인 가격과 동일하게 자동 조절된다.

소매업계의 컨설턴트들은 아마존의 이와 같은 제품 선별이 매장의 참신함과 잘 어울리며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마존의 오프라인 소매사업 담당 부사장 카메론 제인스는 포-스타의 콘셉트는 고객들에게 ‘발견’의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설정되었다고 말한다. 아마존 서점의 고객들이 그동안 보다 다양한 제품들을 살 수 있는 경험을 요구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고객들이 포-스타에서 아마존 기기들을 구입하기 전에 이리저리 시험해 보는 체험을 할 수 있으며, 그것이 이 매장이 인기를 끌 수 있는 주요 경쟁력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실험정신은 아마존 혁신 방식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제인스 부사장은 “우리가 여기서 하려고 하는 것은, 고객을 위해 특별하고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궁극적으로 그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확장 계획에 대해서는 “아마존은 언제나 고객의 반응, 고객의 피드백에 귀를 기울여 왔다. 이번에도 고객의 평가에 따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세우고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타의 상품 구성에는 뉴욕시의 베스트셀러 상품, 별 4.8개 이상의 평가를 받은 책들, 그리고 서로 함께 묶여서 잘 팔리는 제품 등이 웹 메트릭스를 통해 선별될 것이다. 또 아마존의 자체 전자 제품들(에코 등), 그리고 아마존 웹사이트에서만 단독으로 판매되고 있는 품목들의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

포-스타는 웹 경험과는 전제 제품을 직접 구동해 보고 진열 선반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제품을 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제인스 부사장의 표현대로 “회사가 고객들을 위해 이미 제품들을 선별했으니 고객들이 불필요한 또는 낮은 품질의 제품을 걸러낼 필요가 없다.”

▲ 매장 전체의 분위기는 카드나 선물 가게와 비슷하지만 포-스타의 컨셉은 고객들에게 ‘발견’의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설정되었다.    출처= Digital Trends

제품 평점, 고객 조회수, 온라인 가격 표시해 주는 디지털 가격표  

소매 전문가들은 수시로 가격이 변하는 디지털 가격표는 가격도 비싸고 올바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직 일반 소매점에서 보기는 어렵다며, 소비자들도 디지털 가격표가 실제 온라인 가격을 정확히 표시해 주는지 의심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포스타의 디지털 가격표는 제품의 별 평점, 고객 조회수, 온라인 정가(定價), 그리고 프라임 멤버십 가격(Prime Membership Price)까지 표시해준다. 당연히 비회원은 정가를 지불한다. 다만 디지털 가격표는 온라인 가격 변동에 따라 자동으로 업데이트되지만, 계산대의 금전 등록기는 업데이트가 지연되는 경우 현재의 온라인 가격을 입력해야 한다.

그러나 개장 첫날 아침, 아보바(Anova) 요리 도구의 상점 가격표는 포-스타 매장의 디지털 가격표에서 149달러로 표시되었지만, 온라인에서는 동일한 설명과 리뷰가 달린 상품이 20달러 더 낮았다. 계산대에서 스캔했을 때도 가격은 그대로 149달러로 계산되었다.

아마존의 대변인은 “제조업체가 이 제품을 업데이트하면,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제품 버전이 새 버전으로 대체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앞으로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 새로운 프로세스를 실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 포-스타의 상품 구성에는 뉴욕시의 베스트 셀러 상품, 별 4.8개 이상의 평가를 받은 책들, 그리고 서로 함께 묶여서 잘 팔리는 제품 등이 웹 메트릭스를 통해 선별되었다.    출처= Digital Trends

아마존 방식의 오프라인 소매업

사소(?)하지만 이런 명백한 결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매장 오픈과 함께 몰려들었다. 호주 브리스번에서 온 26세의 프로듀서 사라 페리어는 아마존에 대한 모든 소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매장 제품들이 고객 평점을 기반으로 선택되었다는 것을 알기 전까지는 그저 ‘보통의 기술 제품이나 선물 가게’처럼 보였지만, 그 사실을 알고 나서는 “그런 개념의 매장을 만든다는 것이 정말 멋진 생각”이라고 말했다.

소매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오프라인 사업 진출은 온라인 소매 거인의 광범위한 전략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평가한다.

세일스포스(Salesforce)의 새로운 사업부인 세일즈포스 커머스 클라우드(Salesforce Commerce Cloud)의 전략 및 인사이트 담당 부사장 밥 가르프는 “미국 소매 매출의 90%는 여전히 실제 오프라인 매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아마존의 오프라인 사업 진출은 새로운 장르나 카테고리라고 하기보다는 오프라인 소매업을 아마존 방식으로 테스트하며 배우는 것에 가깝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