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근당 상반기 실적이 455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글로벌 제약사의 주요 의약품 도입과 빈혈 치료제 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출시, 발기부전치료제 제품군 확대 등으로 올해 매출 1조를 달성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주목된다. 종근당 본사 건물에 불이 켜져 있다. 출처=종근당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종근당 상반기 실적이 연결기준 455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글로벌 제약사의 주요 의약품 도입과 빈혈 치료제 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출시, 발기부전치료제 제품군 확대 등으로 올해 매출 1조를 달성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주목된다.

종근당, 주요 의약품 도입으로 매출 급성장

종근당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연결기준 전년 4207억원 대비 8.34% 증가한 4558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0억원에 비해 11.51% 상승한 368억원, 순이익은 226억원 대비 32.74% 감소한 152억원이다.

▲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종근당 실적 추이와 지난해 상반기, 올해 상반기 실적. 출처=전자공시시스템(DART), 이코노믹리뷰

종근당의 매출액은 연결기준 2015년 5924억원에서 2016년 8319억원으로 급등한 뒤 지난해 8843억원을 기록하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종근당은 2013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따른 신설법인 설립 이후 해마다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대웅제약에서 판매했던 이탈리아계 제약사 이탈파마코가 개발한 제품인 ‘글리아틴’의 상표와 원료 판권을 넘겨받고 기존에 판매하던 ‘알포코’의 제품명을 ‘종근당글리아티린’으로 바꿔 원 개발사의 원료의약품을 사용했다는 오리지널리티를 부각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제약산업 시장조사기관인 유비스트에 따르면 종근당 글리아티린은 2015년 알포코 처방실적 29억원에서 2016년 이름 등을 변경한 후 302억원으로 약 941.4% 급성장했다. 같은 기간 남은 재고를 처리한 대웅제약의 글리아티린은 2015년 676억원에서 154억원으로 77.2% 처방실적이 감소했다. 다만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은 같은 기간 74억원에서 454억원으로 513.5% 성장했다.

뇌 기능 개선제인 글리아티린은 세티콜린 생성에 필수 요소인 콜린을 직접 주입해 신경전달물질의 생성을 돕는 약물이다. 이 주요 의약품의 국내 시장은 약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인구 고령화 등에 따라 뇌 기능 개선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종근당은 또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의 판권을 다수 확보했다. 2016년에는 MSD의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 ‘자누메트’, ‘자누메트엑스알’과 고지혈증 치료제 ‘바이토린’, ‘아토젯’ 등을 들여와 유통하고 있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이들 5개 제품의 원외 처방실적은 자누비아 431억원, 자누메트 687억원, 자누메트엑스알 372억원, 바이토린 320억원, 아토젯 410억원으로 총 2211억원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기존제품과 제휴품목의 동반 성장으로 매출이 증가했고 이익이 개선됐다”면서 “활발한 연구개발(R&D)과 특허전략으로 시장 경쟁력이 높은 신제품을 지속해서 내놓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R&D 투자 1000억원 이상…신약과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 27개

종근당의 힘은 매출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이 기업은 탄탄한 현금 창출원을 바탕으로 R&D에 투자해 합성신약 12개, 바이오의약품 5개, 개량신약 7개, 천연물의약품 3개 등 총 27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종근당은 이미 복합 개량신약인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와 텔미사르탄‧암로디핀 복합 고혈압 치료제 ‘텔미누보’로 지난해 각각 164억원, 296억원 원외 처방실적을 거뒀다. 개량 항혈전제 ‘프리그렐’도 188억원 실적을 올리며 종근당 주력 의약품의 입지를 다졌다.

종근당은 실적을 내고 있는 신약과 더불어 바이오의약품 R&D도 강화하고 있다. 빈혈 치료제 바이오시밀러인 ‘CKD-11101’은 임상3상을 완료하고 올해 국내 허가를 기다리고 있으며,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G-CSF의 바이오시밀러 ‘CDK-12101’,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CKD-701’, 항암 이중항체 신약 ‘CKD-702’ 등을 개발하고 있다.

종근당이 바이오의약품에도 힘을 쏟고 있는 이유는 제약 산업 시장 경향이 바이오의약품으로 확대되는 있는 점이 꼽힌다. 글로벌 제약산업 분석기업인 이벨류에이트는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지난해 25%에서 2024년까지 31%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매출 상위 100대 의약품 중 바이오의약품 비중도 52%에 이를 전망이다.

▲ 종근당 주요 파이프라인. 출처=종근당

종근당이 곧 출시할 주력 바이오의약품은 CKD-11101이다. 이는 다베포에틴 알파가 주성분인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다. 이 바이오의약품은 일본 쿄와하코기린과 미국 암젠이 공동 개발한 2세대 빈혈치료제로 만성신부전환자의 빈혈과 고형암의 화학요법에 따르는 빈혈을 치료한다. 암젠이 판매하는 아라네스프 매출은 2016년 기준 약 2조4000억원이고, 쿄와하코기린이 판매하는 네스프의 일본 매출은 약 5600억원이다.

종근당은 국내에서 올해 CKD-11101의 허가를 받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2019년 일본 허가를 목표로 두고 있다. 

CKD-11101의 뒤를 이을 바이오의약품은 황반변성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 CKD-701이다. 루센티스는 스위스계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의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이다. 이는 안구에서 황반변성을 유발하는 혈관 내피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VEGF)의 활성을 낮추는 약물로, 종근당은 동물실험에서 이 약물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고 임상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종근당에 따르면 CKD-701은 2021년까지 임상을 완료하고 국내 200억원 규모, 세계 4조원 규모의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종근당은 바이오시밀러 뿐만 아니라 바이오신약도 개발 중이다. 바이오신약 CKD-702는 고형암 성장과 증식에 필수인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Hepatocyte Growth Factor Receptor, c-Met)와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EGFR)를 동시에 낮추는 항암 이중항체다. 이는 기존 항암제의 내성 발생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는 글로벌 혁신신약(First in class)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후보물질은 표적항암제에 내성을 가진 비소세포폐암 동물실험에서 우수한 항암효과를 나타냈다. 이 물질은 또 두 개의 수용체를 통해 발현하는 다양한 암세포에도 항암효과를 보여 이후 폐암, 위암, 대장암, 간암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CKD-702는 올해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연구지원과제로 선정되는 등 혁신성과 글로벌 진출 가능성 등이 높다”면서 “CKD-702 개발에 속도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반기 실적 이끌 사업과 제품 대기 중…1조 클럽 가까이

종근당이 1조 클럽에 입성하기 위해선 매출에 탄력이 더 붙어야 한다. 종근당 측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골다공증 세포치료제 ‘프롤리아’와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13’, 발기부전 치료제 ‘야일라’가 힘을 더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프롤리아는 글로벌 바이오기업 암젠이 개발한 골다공증 치료제로 환자들이 6개월에 1회 피하주사제 형태로 투여 받는 바이오의약품으로 편의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 의약품은 장기 치료를 받을 때에도 일관된 안전성과 우수한 골절 예방 효과, 골밀도 개선에 효과가 있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암젠코리아와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할 때 “종근당은 골관절염치료제 ‘이모튼’, 소염진통제 ‘콕스비토’ 등의 제품으로 근골격계 의약품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면서 “프롤리아 공동판매 계약으로 골다공증 혁신 신약을 종근당 제품군에 새롭게 포함해 국내 근골격계 시장에서 입지를 더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 종근당 실적에 탄력을 더할 골다공증 세포치료제 프롤리아주, 페렴구균 백신 프리베나13주, 발기부전치료제 제품군 센돔, 센글라. 출처=종근당

종근당은 올해 5월 한국화이자제약의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프리베나13주’ 성인용 제품의 새 영업‧마케팅 파트너가 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유통계약만 합의했지만 올해 5월부터는 공동 마케팅과 영업분야까지 확대된 것이다. 이와 관련, 종근당 김영주 대표는 “지난 5개월간의 유통 제휴를 통해 양사가 지닌 강점을 확인했으며 향후 판촉과 판매 영역에 있어서도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프리베나13주는 생후 6주 이상 모든 연령에서 접종 가능한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으로, 만 18세 이상의 경우 1회 접종으로 13가지 폐렴구균 혈청형(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23F)에 인한 침습성 질환 및 폐렴을 예방할 수 있다. 

제약산업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서 종근당은 전년 63억원 대비 9.2% 증가한 69억4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매출이 597억원 대비 3.6% 감소한 577억원을 보인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종근당 발기부전치료제는 제품군 확대로 매출 증가를 유도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센돔’이 유일했지만 하반기에 ‘센글라’가 출시되면서 제품군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 센돔은 전년 동기 63억5300만원에 비해 8.1% 감소한 58억4000만원을 기록했지만, 센글라가 새롭게 11억원 매출을 끌어오면서 전체 매출이 증가했다. 두 치료제의 성분은 각각 타다라필과 실데나필이다. 

종근당은 올해 하반기 또 다른 발기부전치료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10월 31일 물질 특허가 만료되는 독일계 글로벌 생명과학기업 바이엘의 ‘레비트라’의 복제약 ‘야일라’로 지난 6월과 7월 각각 20mg, 10mg 제품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 의약품의 성분은 바데나필로 이 성분의 복제약을 출시하는 곳은 종근당이 유일하다. 출시 시기는 특허 종료 직후인 11월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종근당 관계자는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타다라필과 실데나필 성분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바데나필 성분의 수요도 분명히 있다”면서 “소비자 제품 선택권 확대와 경쟁이 심화된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서 틈새시장 공략이라는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