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SK텔레콤이 이동통신시장의 우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한 상태에서, 내년부터 탈통신 전략이 극적인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ADT캡스 인수를 통한 보안 시장 경쟁력과 SK플래닛 구조개편, SK브로드밴드 OTT 잠재력과 11번가 투자유치 등을 통한 이커머스 전략이 본격 가동되면 SK텔레콤 전성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키움증권 장민준 연구원은 19일 "SK텔레콤의 기업가치는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면서 목표주가를 36만원으로 상향했다. 이동통신시장의 우위부터 주목했다. 장 연구원은 "저가 요금제 확대와 통신비 감면 부담 등 이동통신시장 매출 성장 기대감은 가지기 어렵다"면서도 "SK텔레콤은 기존 고객을 바탕으로 고객가치혁신을 통해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단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박정호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SKT

최근 SK텔레콤은 제로 브랜드 런칭 등 TTL 당시의 젊은 감성 마케팅을 주도하는 한편 5:3:2로 굳어진 이동통신시장의 강자로 순조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5G 사업이 본격화 되면 SK텔레콤의 기본적인 이동통신시장 우위 현상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장 연구원이 더 주목한 곳은 탈통신 전략이다. 장 연구원은 "내년부터 SK텔레콤의 탈통신 사업의 재평가가 본격화될 것"이라면서 "이동통신산업의 안정적 지위를 바탕으로 탈통신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 SK텔레콤은 영업이익 1조5190억원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탈통신 사례로 꼽은 것이 ADT캡스로 대표되는 보안시장 진출이다. 현재 국내 보안업계는 삼성 계열사인 에스원이 50%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ADT캡스는 30%의 점유율로 2위, KT텔레캅이 15%의 점유율로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SK텔레콤이 주로 수도권만 커버하는 4위 사업자 NSOK을 인수한 상태에서 시장 2위 ADT캡스를 품으면 상당한 시너지가 발생한다. 국내 물리보안 시장은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8.7% 성장해 왔으며 2022년까지 연간 7% 이상 성장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 경제 성장과 함께 물리보안 산업 성장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은 개인과 자산 안전을 위한 출동 서비스 중심 사업모델을 넘어 토탈 케어 서비스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ADT캡스는 ICT 기술력을 내세운 SK텔레콤의 좋은 파트너가 될 전망이다. 일찌감치 보안에 ICT 기능을 대거 탑재하는 것에 집중했으며, 이미 다양한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3년 전인 2015년 최첨단 무인 원격 비행장치인 드론을 활용한 미래형 보안 서비스를 비롯해 ADT사이트큐브 등 최신 통합보안솔루션을 발표한 바 있다. 보안에서부터 에너지관리까지 빌딩 관리에 필요한 모든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ADT사이트큐브’도 눈길을 끌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 등을 ADT캡스와 빠르게 연결하겠다는 복안이다. ADT캡스가 추진하고 있던 통합보안솔루션이 답이다. SK텔레콤은 "기존에는 보안 관리자가 육안으로 영상을 감시하며 상황을 판단했지만, 통합보안솔루션을 활용하면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위급 상황 파악이 가능하다"면서 "예를 들어 열 감지 센서를 활용하면 더 빨리 화재 발생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이상 징후를 인공지능이 스스로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상 행동이 카메라나 센서 등에 포착되면 자동으로 보안 관리자에게 경고를 보내거나 출동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곳에 미리 경비 인력과 차량을 배치하는 등 인공지능 관제를 통한 사전 예방 조치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통신과 결합해 보안과의 시너지도 가능하다. 장 연구원은 "새로운 보안 서비스 출시로 유무선 가입자 증가도 노려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SKT의 ADT캡스 시너지. 출처=SKT

이커머스 전략도 시선이 집중된다. 장 연구원은 "SK텔레콤은 SK플래닛 구조개편과 11번가 투자 유치를 통해 이커머스 시장 장악력을 높일 것"이라면서 "모바일 커머스의 급속한 확산이 시장의 고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11번가는 향후 SK텔레콤과의 시너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커머스는 빅데이터의 보고이자 강력한 플랫폼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기반 인프라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 플랫폼 누구를 통해 이커머스와의 연동성을 강화하는 한편, 11번가와 직접적인 시너지도 노려볼 수 있다. 여기에 미디어 전략이 붙는다. 장 연구원은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를 기반으로 하는 OTT와 콘텐츠의 융합도 관전 포인트"라면서 "OTT와 콘텐츠, 5G의 융합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에 집중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SK텔레콤은 조직 개편을 통해 내부 응집력을 극대화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기도 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10일 조직 개편을 통해 서비스 위원회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으며 우영상 코퍼레이트센터장, 서성원 MNO사업부장, SK브로드밴드의 대표인 이형희 미디어사업부장, 허일규 IoT 사업부장, 이상호 11번가 대표, 이인찬 SK플래닛 등이 참여한다.

인공지능과 5G 등 미래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조직으로 기술위원회도 신설되며 기존 서비스플랫폼사업부와 AI리서치센터는 AI센터로 통합한다. 이상호 서비스플랫폼사업부장이 11번가 대표로 이동하는 가운데 김윤 AI리서치센터장이 콘트롤 타워를 맡는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SK텔레콤의 중간 지주사 포석은 물론, 인공지능과 관련된 ICT 역량을 강하게 추진하며 기존의 성과에 대한 철저한 성찰의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