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서울시가 ‘서울로7017’에서 도시재생지역으로 뻗어나가는 보행길 7개를 새로이 조성한다고 18일 밝혔다. 해당 보행길은 서계동, 중림동, 회현동, 후암동, 서소문동 등으로 향한다.

‘서울로7017’은 노후한 고가도로를 사람길로 재생해, 기찻길로 끊긴 서울역 동-서 지역을 1단계로 이었다. 새롭게 조성될 7개 보행길은 ‘2단계 연결길’로, 서울로7017을 축으로 도시재생의 파급력과 지역경제 활력을 주변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서울로7017’을 설계한 네덜란드 건축가 비니마스(Winy Mass)가 제안한 기본구상안 가운데 현장답사 등으로 타당성을 검증했다. 그 결과 7개 연결길 총 7.6km를 우선사업 대상지로 최종 선정했다. 각 연결길의 지역 특성을 고려한 기본계획(마스터플랜)을 연내 수립할 계획이다.

단절된 길을 녹색으로 연결하고, 각 길의 여건과 환경에 맞춘 다양한 사업유형을 마련해 적용하는 것이 마스터플랜의 기본방향이다. 리모델링으로 건물 간 연결, 골목길 녹화, 거리카페 조성, 보행공간 확장 등이 고려되고 있다.

7개 길은 ▲중림1길 ▲중림2길 ▲서계1길 ▲서계2길 ▲후암1길 ▲후암2길 ▲회현1,2길이다. 약현동, 충정로, 청파언덕길, 후암동 등이 주요 경로다.

시는 7개 길을 7명의 공공건축가가 각각 전담하는 ‘골목건축가’ 방식을 처음으로 도입한다. 7인의 골목건축가는 골목길과 길 위의 건축물, 기념물, 공공공지 같은 주요 자원의 연계를 고려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들은 이후에도 지역주민, 공공, 전문가와 소통‧조율해 지속해서 길을 관리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부여받는다. 향후 골목길 안에서 신축이나 토목공사가 생기면 자문을 거쳐 마스터플랜과 정합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앞서 시는 지난달 21일 서울시 공공건축가 중 7팀(8명)을 골목건축가로 위촉했다. 그동안 골목길 같은 소규모 가로 정비는 민간이나 공공에서 체계화한 밑그림 없이 산발해서 추진됐다. 가로 정비가 도로포장 위주의 일회성 토목공사 위주였던 것과는 달리, 이번 7개 연결길은 건축가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골목길 주변에 대한 통합 디자인과 공간 개선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시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18일 오전 9시 서울역일대 도시재생지원센터(중림동 스카이1004 9층)에서 ‘해외건축가 초청 워크숍’을 열고, 해외 사례와 다양한 전문가 아이디어를 수렴해 마스터플랜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워크숍에는 서울로7017의 설계자이자 지난 2004년 암스테르담 예술대상을 수상한 네덜란드의 유명 건축가 비니마스(Winy Mass, MVRDV)가 참석해 서울로 2단계 연결길에 대한 기본구상을 발표한다. 스페인의 유명 건축가 마리아 호세 마르코스(Maria Jose Marcos, MAGICARCH)는 주민과 함께 한 200여개 소규모 프로젝트로 침체된 스페인 구도심 무르시아 지역을 활성화시킨 사례를 직접 발표한다.

시의 설명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건축 전문 일간지인 '아키데일리'와 네덜란드 국영 시사 전문방송 아브로트로스(AVROTROS)에서 이번 워크숍과 서울로7017을 취재차 직접 서울을 방문했다.

서울시는 총괄기획가 유석연 서울시립대 교수를 중심으로 골목건축가들이 참여하는 과업집단(TF)을 구성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서울로 2단계 연결사업의 종합 마스터플랜을 별도로 수립할 계획이다. 7개 연결길을 시범운영해 ‘골목건축가’ 방식을 서울 전역의 골목길 재생으로 확대시켜 나갈 방침이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서울로2단계 연결길 조성사업은 ‘골목건축가’라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길, 공간, 건축물과 기념물을 유기성 있게 연결해 준다”면서 “이 뿐만 아니라 각 장소에서 일어나는 활동들, 그 지역 산업이나 그 지역의 문화, 그 지역의 주민들의 생활과 같은 무형의 가치들을 배려할 수 있어 다른 곳과 비교해 낙후된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지역의 특성을 일관성·지속성 있게 발전해 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 본부장은 “서울로를 중심으로 여러 갈래의 보행길이 실핏줄처럼 이어져 보행이 편리해지면 지역경제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을 맺었다.

김태형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장은 “새로 도입된 ‘주민과 함께하는 골목건축가’ 시스템은 점차 서울시 마을건축가 제도로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주민들과 소통해 지역이 지닌 장소의 특성을 발굴하고, 전문성과 신뢰성 있는 공공 서비스로 마을 풍경 향상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말을 마치며 그는 “건축가들에게는 공익활동 참여 동기를 부여하는 동시에, 균형 있는 도시공간 조성과 공간복지 서비스 질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