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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창] 현금 100만달러 모으면 조기은퇴 ‘파이어족’ 아시나요월급 70% 저축 10년 내 30대에 탈 직장, “하기 싫은 일 안 한다‘
Martin kim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8.09.16  07:10:21

최근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이 조기 은퇴를 발표하자 한국의 언론들은 앞다투어 그 배경에 관심을 기울였다.

사실 회장직에서 물러난다는 것이고 이미 알리바바의 CEO 자리는 전문경영인이 맡고 있었지만, 한국에서는 유독 ‘조기은퇴’라는 말로 그가 55세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한 매체는 55세는 은퇴하기에 너무 이른 나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갑작스런 사퇴 배경이 의아하긴 하지만, 그의 진심이었다면 충분히 성공도 이뤘고 재산도 쌓았으니 원래 소망이던 교육계로 돌아가는 것도 뜻있는 활동일 텐데 왜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일까.

아마도 한국에서의 조기 은퇴는 조기 퇴직이란 말과 맞물려서, 본인이 원치 않는데도 불구하고 정년이 되기 이전에 자리에서 밀려나는 것이 연상되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에서는 모두들 조금이라도 더 오래 일을 하기 위해 정년퇴직까지 최대한 버티고, 이조차 여의치 않으면 명예퇴직 후에도 제2의 직업을 찾아 나서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는 최대한 빨리 은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파이어(FIRE)족이 등장했다. 재정적 독립을 갖추면서 동시에 조기에 은퇴하는(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젊은 층으로 밀레니얼 세대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일반적인 은퇴 연령인 60대가 아닌 30대 중반 늦어도 40대 초반까지는 은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때 한국에서 유행하던 10억 만들기 재테크처럼 이들 파이어족들은 100만달러(한화 11억2620만원)를 만들기를 꿈꾸고 이 금액을 달성하면 미련 없이 은퇴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30대의 젊은 나이에 은퇴한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담을 블로그로 올리고 다른 사람들의 조기 은퇴도 격려하면서, 많은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조기 은퇴는 하나의 달성 목표가 됐다.

   
▲ 이미지투데이

이들은 100만달러의 주식에 투자하거나 은행에 예치해서 나오는 수익이 5~6%만 되면 연간 5만~6만달러를 받아서 이로 생활한다는 것이다.

미국인의 평균 임금이 연간 5만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다.

게다가 미국 증시가 한동안 호황을 누리고 있어서, 실제로 이들이 투자를 통해 얻는 수익은 이보다 훨씬 높은 10%대인 점도 파이어족이 더욱 증가하고 있는 이유다.

왜 이들은 30대의 젊은 나이에 은퇴에 집착하는 것일까.

파이어족이 원하는 것은 한국의 10억 만들기 재테크와는 조금 다르다. 한국에서는 10억이라는 상징적인 금액을 달성할 만큼 돈을 모아서 부자가 되자는 생각이 더 강하다. 하지만 파이어족들은 부자가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덜 쓰고 덜 먹더라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는 대신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겠다는 것이 목표다.

파이어족은 30대에 고소득의 연봉을 자랑하는 IT기업 종사자들이나 금융권 종사자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이 남들은 부러워하는 연봉을 마다하고 조기 은퇴를 꿈꾸는 이유는 장시간의 근무와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이다.

10만달러가 넘는 연봉을 받기 위해서 스트레스와 장시간의 근무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없는 상황보다는, 차라리 은퇴해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은퇴를 위한 필요자금인 100만달러는 어떻게 달성할까.

애당초 ‘부자’가 되는 것이 궁극적 목표가 아닌 만큼 이들은 회사를 다니면서 최대한 비용을 아껴서 봉급의 70~80%까지 저축하는 방법으로 은퇴 초기 자금을 마련한다.

집값이 비싼 동네에 살지 않고 주택을 작은 규모로 줄이고 외식과 여행도 줄이면서 봉급의 70~80%를 저축하면 10년 이내에 은퇴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일부에서는 억대 연봉을 받는 일부 운 좋은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배부른 소리라고 일축한다. 하지만 아직도 한창 젊은 밀레니얼 세대들이 고연봉을 마다하고 조기 은퇴를 나서는 추세는 눈여겨볼 만하다.

이미 삶에 지쳐서 한국을 벗어나고 싶다고 소리치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서도 이런 조기 은퇴 열풍이 머지않아 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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