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와 스페이스X 출신들이 창업한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 임파서블 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소방서, 경찰, 수색 및 구조팀 등에 두 시간 비행이 가능한 드론을 공급하고 있다.     출처= Impossible Aerospac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 드론 산업은 그동안 드론을 운영하는데 법적 규제를 포함한 여러 장애로 중국보다 늦은 속도로 비행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두 곳의 스타트업이 혁신적 방법으로 데이터 보안 문제에 직면한 중국의 대표 드론회사 DJI(Da Jiang Innovation, 大疆创新)와 맞설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CNN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출신들이 창업한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 임파서블 에어로스페이스(Impossible Aerospace)는 10일 소방서, 경찰, 수색 및 구조팀 등에 두 시간 비행이 가능한 드론을 공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대부분의 드론이 한 번 충전으로 30분 정도 비행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것은 획기적인 발전이다.

또 다른 미국 스타트업 스카이디오(Skydio)도 아직 경쟁자들이 만들지 못하는 대상물을 자율적으로 추적하고 경로 내의 장애물을 피하는 드론 R1을 만들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주 그런 동영상을 더 멋지게 만들 수 있는 촬영 기능을 선보였다.  

임파서블 에어로스페이스와 스카이디오는 모두 현재 드론 선두 주자를 자처하는 중국의 DJI에 대한 경쟁 우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해 27억 달러(3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DJI는 이미 지난 2013년에 상업용 드론 펜텀 (Phantom)을 시장에 출시하면서 글로벌 리더로 자리 잡은 회사다.  

팬텀은 지붕 검사 작업부터 수색 및 구조 작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작업에 사용되고 있다. 1500달러라(170만원)는 차별화된 가격에, 정교한 공중 정지 기능, 라이브 비디오 스트리밍 같은 고급 기능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DJI는 대량 생산한다는 것만으로도 경쟁사들을 확실하게 물리친다. 올해 초 미국의 액션 캠 회사인 고프로(GoPro)는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드론 시장에서 철수했다. 또 다른 미국 드론 회사인 3DR도 지난 해 드론 사업을 중단했다.

그러나 임파서블 에어로스페이스의 스펜서 고어 최고경영자(CEO)는, DJI와의 경쟁이 미국의 드론 회사들에게는 힘든 싸움이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고어 CEO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미국 드론 회사들이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어서는 경쟁력이 없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 반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파서블 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생산하는 추세를 깨고 미국에서 드론을 설계하고 조립한다.

테슬라에서 배터리 엔지니어로 근무한 고어 CEO는 제품을 설계한 엔지니어들이 가까이 있는 곳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회사에 강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그는 설계와 생산이 근접해 있으면 직원들이 서로에 대해 더 책임을 갖고 더 많은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역시 테슬라 출신이 대부분인 이 회사의 하드웨어 팀은 미국에서의 제조 경험이 풍부하다. 스카이디오도 비슷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스카이디오의 애덤 브라이 최고경영자(CEO)는 캘리포니아에서 R1 드론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한다.

▲ 스카이디오(Skydio)도, 아직 경쟁자들이 만들지 못하는, 대상물을 자율적으로 추적하고 경로 내의 장애물을 피하는 드론 R1을 만들고 있다.     출처= Skydio

임파서블 에어로스페이스의 드론은 7500달러(850만원)부터 시작하고, 스카이디오의 R1 드론은 1999달러(230만원)다.

이 두 회사는 DJI에 대해 또 다른 우위를 가지고 있다. DJI에 국가 안보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미 육군은 2017년 DJI 드론 사용 금지를 발표했다.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DJI가 중요한 인프라 및 법 집행 관련 데이터를 중국 정부와 공유한 혐의가 있다는 것이다.

DJI는 미 군당국의 주장을 부정하며 법의학 수사관을 고용해, 서버를 제거하기 위해 데이터를 전송하면 전원이 꺼진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DJI 드론 운행 금지를 해제하지 않았다.

DJI에 대한 금지 조치는 미국 정부 기관들의 드론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미국산 드론을 찾는데 애를 먹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내무부에서 드론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마크 배트릭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3DR사의 드론 솔로(Solo)의 전 세계 재고를 모두 사들이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내무부가 노후되고 단종된 솔로의 대체품을 찾기로 하면서 다른 미국 회사들에게는 기회가 찾아왔다.

미국 내무부가 드론을 사용하는 이유는 위험한 역할을 하는 인간 작업자 대신 대당 수 백 달러에불과한 드론을 사용하는 것이 비용이 덜 들기 때문이다. 배트릭의 부서가 2017년에 드론을 날려 임무를 수행한 것은 거의 5000건에 가깝다. 2016년 750건에 비하면 7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그는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았거나 할 계획이 없었다면 드론의 상업적 용도는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 내무부에서 산불 예방 임무를 위해 실험하고 있는 DJI의 드론 매트리스 600(Matrice 600).   출처= DJI

배트릭은 드론을 사용해 눈사태를 막거나 위험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한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팀은 또 산불 예방 임무를 위해 DJI 드론 두 대를 실험 중이다. DJI의 드론 매트리스 600(Matrice 600)을 사용해 인화성 탁구공을 숲 위로 떨어뜨리는 실험을 하고 있다. 이 드론은 무거운 화물도 운반할 수 있어 이 작업에 적합하다.

그의 팀은 이전에는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사람이 직접 헬리콥터를 타고 산불이 난 숲 위를 날아갔다. 이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난 13년 동안 헬리콥터 2대가 추락하고 5명이 사망했다.

내무부뿐 아니라 국토안보부, 국방부, NASA를 비롯한 정부 기관들은 DJI의 신제품인 특수 드론이 데이터 보안 표준을 충족하는지 기다리고 있다. 배트릭은 올 연말까지 최종 결정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DJI는 민감한 용도의 수요가 있는 기관들과 협력하기를 기대하면서 제품이 고객의 특수 목적에  맞춤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DJI의 북미 지역 담당 부사장인 마리오 리벨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 기관들의 요구는 우리가 교훈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며 “우리는 지난 한 해 동안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파트너와 개발자들과 협력해 데이터 보안 및 데이터 관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