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질병관리본부가 3년여 만에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와 접촉자를 격리하는 등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즉각대응팀을 가동했다.

질병관리본부는 8일 서울에 사는 A씨(61‧남)가 이날 오후 4시경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2015년 7월 27일 메르스 종식 선언이 이뤄진 후 3년 여 만에 발생한 메르스 확진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 일명 메르스는 주로 발열을 동반한 기침, 가래, 숨가쁨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며 설사, 구토와 같은 소화기 증상도 관찰된다. 림프구감소증, 혈소판감소증이 흔히 나타나고 기저질환이 있거나 면역기능이 낮은 감염자는 예후가 안 좋고, 치명률은 약 30%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 환자는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쿠웨이트에 업무 출장 차 방문했다가 7일 국내에 입국했다. 이 환자는 발열 가래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했다가 이날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대병원 국가지정격리병상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이 환자는 쿠웨이트에 방문한 후 아랍에미레이트(UAE) 두바이를 항공기 EK860편(6일 밤 10시35분~7일 새벽 1시10분), EK322편(7일 새벽 3시47분~오후4시51분)을 타고 국내로 입국했다.

이 환자는 쿠웨이트 방문 중 설사 증상으로 현지 의료기관에 지난달 28일 방문했고, 귀국 직후 공항에서 바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내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내원 즉시 응급실 선별격리실로 환자를 격리하고 진료한 결과 발열, 가래, 폐렴 증상을 확인해 보건당국에 메르스 의심화자로 신고해 국가지정격리병상에서 이송 후 검체채취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검사한 결과 메르스 양성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환자 접촉자들을 격리 조치하고 추가 감염 여부를 확인 중이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는 의심환자 신고 접수 후 인천공항검역소, 서울시 등과 함께 항공기 탑승객 등 환자와 접촉한 사람을 조사했고, 검사 결과 확인 후 방역관 1명, 역학조사관 4명, 행정요원 등으로 구성한 즉각대응팀이 출동해 환자에 대한 심층역학조사를 실시하면서 현장에서 대응하고 있다.

관리본부와 서울시가 파악한 밀접접촉자는 검역관 1명, 출입국심사관 1명, 항공기 승무원 3명, 탑승객 10명, 삼성서울병원 등 의료진 4명, 가족 1명 등 총 20명이다. 두 기관은 보건소 등을 통해 밀접접촉자임을 통보하고, 자택 격리 등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중앙역학조사반, 서울시, 민간 감염병 전문가와 함께 즉각대응팀을 확대 편성해 현장대응 중이다”면서 “환자검체에 대한 바이러스 분리와 분석 등 추가분석을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2015년 5월 20일 메르스 환자가 나타나 전국을 강타한 이후 이 질환에 대한 공포는 인구 이동을 급격히 위축시키는 등 우리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 정부는 메르스 사태의 후속 조치로 감염병 관리의 최전선에 있는 질병관리본부를 차관급 조직으로 격상하는 등 방역체제를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