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신한금융지주는 비은행 강화 전략 일환으로 생명보험사를 키우기 위해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을 인수했다. 그러나 증권가는 신한금융에는 비교적 우호적인 전망을 내린 반면 ING생명에는 우호적이지 않은 주가 전망을 내 시너지 창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는 전일 종가 대비 50원(0.12%)오른 4만2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ING생명(아이엔지생명)은 전일 종가 대비 700원(2.09%) 하락한 3만28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ING생명 주가와 시장대비 상승률 추이. 출처=KB증권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5일 MBK파트너스로부터 ING생명보험 한국법인 지분 59.15%(보통주 4850만주)를 2조2989억원(주당 4만7400원)에 인수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ING생명보험은 올해 6월 기준 자산 규모 6위의 생명보험사다. 2013년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인수됐으며 지난해 5월 한국거래소에 상장했다. 유통주식 비중은 39.99%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6일 ING생명 지분 인수가 재무 레버리지 비율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 신한금융지주의 'a3' 이론적 독자신용도(notional baseline credit assessment)와 'A1' 기업신용등급을 재확인했다. 등급전망은 '안정적'이었다.

무디스는 인수 이후 신한금융지주의 이중 레버리지 비율(자회사에 대한 투자를 보통주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이 약 124%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AT1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을 고려한 이중 레버리지 비율은 약 133%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가 제시한 상향조정 요인은 주요 자회사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개선되는 한편 신한금융지주의 이중 레버리지 비율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점이다. 하향조정 요인으론 ING생명 인수 이후 신한금융지주의 레버리지 비율이 상승하고, 차입금 상환을 위한 신한금융지주의 재무적 탄력성이 약화된다는 점을 들었다.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신한금융지주의 ING생명 인수에 대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신한금융의 주가에는 비교적 긍정적 평가를, ING생명에 대해선 부정적 평가를 내려 앞으로의 시너지 창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신한금융지주 주가 추이. 출처=이베스트투자증권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생명보험업의 성장이 쉽지 않은 가운데 앞으로의 관건은 ING생명의 운용자산을 그룹차원에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용할 지와 잔여지분처리방식"이라면서 "그동안 수익원 다변화에 주력했는데 지난해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는 43.9%로 3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다"고 말했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ING생명 지분 취득과 동시에 자기주식취득을 결정한 점은 ING생명(오렌지생명)의 잔여지분 취득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며 "향후 오렌지생명의 완전자회사와 신한생명과의 합병시기와 방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한생명과 합병 후 RBC비율 하락

KB증권은 ING생명에 대한 투자의견 중립(Hold)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잉여자본의 활용을 통한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정책 전략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지주가 이미 생명보험사를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ING생명의 독자적인 경영체제가 장기간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ING생명과 신한생명 간 합병이 이뤄질 경우 요구·가용자본 단순 합산 기준 지급여력(RBC) 비율은 306.6%"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양호한 수준으로 추가적인 자본확충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기존 ING생명의 높은 자본여력으로부터 나온 신계약 성장과 자산 재분배를 통한 투자수익률 개선 기대감 등은 낮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ING생명 인수와 자기주식취득에 따른 보통주자본비율 변화. 출처=KB증권

KB증권은 인수합병 과정에서의 실적과 자본비율 변동 가능성 등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해 할인율(15%)을 적용했다며 목표주가를 4만3000원으로 하향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한금융지주가 ING생명의 주주가치를 의도적으로 훼손할 리는 없지만, 대주주가 바뀌면 회사의 자본정책이 바뀌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더 이상 잉여자본환원이라는 기존의 정책이 유지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오렌지라이프, 현 ING생명에 대한 자료발간과 투자의견·목표주가 제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는 ING생명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렸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주가 상승 억제요인이었던 대주주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신한지주 산하로 편입됨에 따른 브랜드 파워 강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내년 인수 마무리가 예상되는 만큼 정황상 현 대주주인 MBK의 배당 정책(연간 순이익의 50% 이상 중간·기말 현금 배당)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