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장애학생 e페스티벌이 4일과 5일 서초구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열렸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장애학생들의 e스포츠 대회가 열리는 경기장. 큰 환호나 열기는 없었다. 그러나 치열했다. 대회에 참가한 장애학생들은 경기에 집중하는 동안 게임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장애학생들의 축제가 지난 4일과 5일 서초구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이틀간 열렸다. 주요 행사는 본선에 진출한 장애학생들의 정보경진대회와 e스포츠대회 경기였다. 그 외 학생들과 가족, 지도교사 등 행사 참여자들이 즐길 수 있는 VR 체험, 드론, 코딩로봇 조작, 페이스 페인팅 등을 부스에서 즐겼다. 기자는 4일 하루 행사에 참가해 e스포츠 대회를 관람하고 축제 곳곳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4일 전국장애학생 e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행사장에 사람이 적당히 붐볐다. 사람이 너무 많은 축제는 몸이 불편하고, 사람이 너무 없는 축제는 마음이 불편하다. 이번에 열린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은 적당했다. 파리 날리는 부스 없이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았다. VR 체험, 드론 체험, 로봇 조작, 오락실 게임 등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것들이었다. 부스마다 대학생 자원봉사자가 체험이용을 도왔다. 자원봉사자는 대부분 특수학과 재학생이라고 했다.

3층에선 e스포츠 대회가 일제히 열렸다. 이번에 본선 대회 종목으로 포함된 게임은 비경쟁 종목, 비장애학생과 함께하는 종목, 부모님과 함께하는 종목, 선생님과 함께하는 종목 등으로 나눠서 치러졌다. 종목은 펜타스톰, 라이더, 오델로, 클래시로얄, 스위치게임, 마구마구, 모두의마블, 스타크래프트, 키넥트스포츠볼링, 키넥트스포츠육상 등이었다. 예선을 거쳐 449명이 참가했다고 한다. 

대회장 가장자리에는 각 대회 부스가 자리했고 그 안에 테이블과 경기를 위한 컴퓨터, 태블릿, 게임기기 등이 준비됐다. 대회장 가운데에는 의자가 마련돼 지도교사, 학생 가족, 다음 게임을 대기하는 참가학생들이 앉아서 경기를 관람했다. 휠체어도 자주 보였다. 휠체어를 탄 학생들은 이동할 때 지도교사의 도움을 받았다. 

부스마다 대학생 자원봉사자가 서서 대회 운영을 도왔다. 운영위원이 경기 심판을 맡았다. 운영위원은 참가학생들이 자리에 앉으면 경기의 규칙, 게임의 맵, 주의 사항 등을 설명했다. 예를 들어, 팀플레이의 경우 옆에 있는 같은 팀 친구가 게임을 답답하게 해도 대신 해주거나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걸 강조했다. 

보통 e스포츠 대회라하면, 선수들이 엎치락 뒤치락 할 때마다 응원하는 관중들이 환호하거나 열광하는 모습이 떠오르지만 그런 모습보다는 모두 즐기는 분위기였다. 지도교사들은 자기 학생이 경기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상대 팀 지도교사와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한 우승팀 지도교사는 “승패와 관련 없이 서로 격려하고 지지하는 모습을 보며 게임의 순기능을 직접 체감했다”고 말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모두가 화합해 즐기자는 목적을 가진 이 행사에 맞는 분위기였다.

▲ 전국장애학생 e페스티벌에서 참가 학생들이 오델로 경기를 하고 있다. 오델로 부문은 시력이 좋지 않은 학생들이 대결 한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 모두의마블 경기에서 운영위원이 참가학생들에게 규칙을 설명해주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 참가 학생들이 마구마구 경기를 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 참가학생들이 스타크래프트 경기를 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 하스스톤 경기가 열리고 있다. 경기장마다 경기를 중개하는 TV가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2층에선 정보경진대회가 열렸다. 종목은 점자정보단말기 타자검정, 한글엑셀, 아래한글, 프레젠테이션, 로봇코딩, 파워보인트, 인터넷 등이었다. 시각장애, 청각장애, 발달장애, 지체장애, 중도·중복장애 등이 있는 장애학생들이 경합을 벌였다.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참가자는 476명이었다. 

정보경진대회 대회장은 종목 특성상 관람자가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하게끔 개방하진 않았다. 대신 대회장 바로 앞에 TV를 통해 학생들 경기를 중계해줬다.

경기장 밖에 있는 학생들은 오락기, VR·AR 체험 기기 등을 즐겼고 드론, 코딩로봇 등을 이용한 축구경기를 하기도 했다. 장애학생이 직접 만든 음료를 판매하는 장애학생 바리스타관에서는 커피, 에이드, 차 등을 팔았고, 사진 전시전도 있었다. ‘제10회 전국장애이해 사진공모전’의 수상작품을 전시해놨다.

▲ 참가학생이 AR 게임 샌드크래프트를 즐기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 참가학생이 VR심해탐험을 체험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 참가학생들이 아케이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 전국장애학생 e페스티벌에서 장애공감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이번 행사는 지난 5월부터 총 3869명의 학생이 예선전에 참가했다. 지난 4일과 5일 이틀간 열렸고 5일 결승전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e스포츠대회 종목별 우승자 총 14명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했으며, 국무총리상과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이 걸려있는 정보경진대회 결과는 대회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 행사는 올해 16회를 맞이했으며, 국립특수교육원, 한국콘텐츠진흥원, 넷마블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하고,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