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카카오가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첫 개발자 회의 if 카카오 2018을 열고 인공지능을 중심에 둔 다양한 전략을 소개했습니다. 카카오의 인공지능 스피커가 새로운 파생 라인업을 준비하고, 보이스 프로필 기술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카카오는 하드웨어 기기를 통해 인공지능 전략을 추구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카카오미니의 출고 성적을 거론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지만, 그래도 상당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카카오의 소프트웨어 중심 인공지능 전략은 카카오내비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카카오내비는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에도 탑재되고, 현대자동차 기본 카 인포테인먼트에도 등장하는 '꼼꼼한 전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인공지능과의 결합. 카카오내비에 인공지능 카카오i가 올해 탑재된다는 소식입니다.

대단한 성과지만 SK텔레콤의 T맵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T맵은 일찌감치 인공지능 누구와 결합했기 때문입니다. SK텔레콤 내부에서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와 카카오내비의 만남을 두고 안타까워했다는 말이 나오지만, 최소한 내비게이션과 인공지능의 결합에서는 SK텔레콤이 앞서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카카오내비와 인공지능의 만남. 카카오는 후발주자입니다. 어떤 전략이 있을까요? 이석영 카카오 인공지능 서비스기획 팀장은 "카카오톡이 지원된다"고 말했습니다. T맵이 내비게이션과 인공지능의 결합을 보여준다면, 카카오내비와 카카오i의 만남은 카카오톡이라는 전국민 메신저 플랫폼이 지원되기 때문에 강점을 가진다는 뜻입니다. 조만간 카카오톡 음성명령 인터페이스가 고도화되면 운전 중 카카오톡의 존재감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 카카오 개발자 회의가 열리고 있다. 출처=카카오 공식 페이스북 계정

이 팀장이 말한 '카카오톡 지원'이 카카오내비와 카카오i의 유일한 경쟁력은 아닐겁니다. 그러나 후발주자는 새로운 서비스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초조함은 읽힙니다. 이 초조함의 크기가 카피와 발전의 경계를 나누는 것 아닐까요.

최근 신세계의 삐에로쇼핑을 두고 말이 많습니다. 최근 2호점 출시가 확정된 가운데 일본의 돈키호테와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말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신세계는 부정하지 않습니다. 돈키호테를 참고했다고 합니다. 경제불황과 함께 등장한 돈키호테가 국내에서 삐에로 쇼핑으로 재해석 되는 장면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 역시 후발주자의 초조함이 어떤 경쟁력을 보여주느냐에 달렸습니다.

▲ 삐에로 쇼핑의 전경이 보인다. 출처=이마트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LG전자의 스타일러와 유사하다는 말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김현숙 상무는 지난 1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IFA 2018 행사 도중 열린 간담회를 통해 에어드레서가 미세먼지 청정 기능과 같은 차별화 포인트가 있으며, 기술의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후발주자가 보여줄 초조함의 크기가 어떤 특화된 경쟁력을 보여줄 것인가에 시선이 집중됩니다.

현재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의 기저에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무단으로 탈취했다는 불만이 깔렸습니다. 지금은 사정이 많이 좋아졌지만 샤오미는 한때 대표적인 애플 카피캣으로 악명을 떨치기도 했지요. 이 문제는 그만큼 민감합니다.

▲ 삼성의 에어드레서가 공개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시장은 정해져있고, 누군가는 먼저 움직이고 누군가는 나중에 움직입니다. 그 중심에서 후발주자가 새로운 기능을 중심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에 유연함을 보여줘야 한다는 말도 나옵니다. 물론 법적인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이를 딛고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확보하는 자가 또 다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한 단계 높은 경지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카피와 발전의 단계에서, 이를 결정하는 것은 역시 초조함의 크기입니다. 만약 초조함이 없다면? 그건 상상에 맡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