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LG그룹 주가가 최근 7개월 동안 하향세를 걷고 있다. 최근 전자, 화학사업 고도화와 전장사업 강화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옴에 따라 3·4분기 주가 반등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단 4세 경영 돌입에 따른 지배구조 변경 가능성은 불확실성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그룹 주가는 최근 7개월 동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1월 25일 9만6500원의 주가는 지난 7월초 6만원대까지 주저앉았다. LG그룹 주가는 3일 전 거래일 종가 보다 400원(0.56%) 떨어진 7만1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LG와 LG전자, LG화학의 상대주가 추이. 출처=KB증권

LG그룹은 2003년 전자부문 지주회사인 LG EI와 화학부문 지주회사인 LG CI의 합병을 통해 지주회사를 ㈜LG로 단일화한 이후 ㈜LG가 계열사들의 지분을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그룹 최대주주는 구광모 회장과 특수관계자이며, ㈜LG에 대한 지분율(46.7%)을 바탕으로 그룹전반에 대한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5월 구본무 회장 타계 이후 6월 ㈜LG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구광모 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신규 선임했다. 1995년부터 그룹회장을 역임해 온 고 구본무회장에 이어 구광모 회장 취임으로 4세경영 체제가 구축됐다.

LCD 사업 부진…전체 업황은 중립

LG그룹 합산 수익성 지표. 출처=한국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LG그룹에 대해 비우호적인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업황에도 불구하고, 생활가전·화학 부문의 우수한 경쟁력과 시장지위, 통신·생활용품 부문의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바탕으로 양호한 실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강병준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그룹의 사업부문 가운데 디스플레이(전체 매출 중 17%), 휴대폰(전체 매출 중 7%) 사업의 업황 전망은 비우호적이나, 생활가전(전체 매출 중 23%), 화학(전체 매출 중 15%), 상사(전체 매출 중 8%), 통신(전체 매출 중 8%) 등 다른 사업부문의 전반적인 업황 전망을 감안하면 그룹의 업황은 중립적"이라고 진단했다.

전자부문은 디스플레이 업황 저하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업체들의 공격적인 설비투자와 양산경험 축적 등으로 인해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실적이 부진하다.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매출확대로 OLED 사업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단시일내에 LCD 사업 부진을 만회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형 OLED의 영업실적 개선폭, 중소형 OLED의 안정적인 수요 기반확보 여부가 향후 디스플레이 사업의 영업적자 축소 또는 영업흑자 전환 시기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다.

LG전자에 대한 올해 기준 순이익 컨센서스 추이. 출처=KB증권

한국신용평가는 영업적자 기조를 보이고 있는 휴대폰 사업도 글로벌 성장 둔화 등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영업이익 창출기조로 전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우수한 사업경쟁력과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생활가전(TV·냉장고·세탁기 등) 사업이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전체 실적을 보완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미국정부가 발동한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치의 경우 다변화된 제품 포트폴리오와 지역기반을 감안할 때 전체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다.

화학부문은 2018~2019년 북미 셰일가스 기반 석유화학 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부담 확대, 유가상승에 따른 원가 경쟁력 약화 등으로 인해 향후 수익성이 다소 저하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LG화학의 높은 고부가 제품비중과 다각화된 제품 포트폴리오, 비에틸렌 계열 제품의 양호한 수급전망을 감안할 때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된다. 영업적자 기조를 보이고 있는 LG화학의 중대형 전지사업도 풍부한 수주잔고, 판가에 원재료 가격 변화를 반영하는 형태의 계약 증가세를 감안한다면 점차 실적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부문은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바탕으로 양호한 수익성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선택약정 할인율 인상(20%→25%), 취약계층 요금감면 등 정부의 통신비 인하정책이 수익성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 정부정책 변화와 업계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4세 경영체계 돌입한 LG그룹…디스플레이 수익성 저하

주력인 전자·화학 부문은 고부가 제품 비중확대와 전방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견조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자금소요확대에 대응하면서 향후에도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룹의 지원능력과 지원의지를 고려해 'AA-'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들의 장기신용등급에는 계열사 유사시 지원 가능성에 따른 긍정적 평가가 반영돼 있다. 'AA'등급 이상의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LG생활건강, LG화학, LG유플러스, LG전자,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자체신용도가 높은 수준이거나 지원주체의 지위를 가지고 있어 계열사 유사시 지원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

LG그룹 주가 상승률과 수익률. 출처=KB증권

강 수석연구원은 "올해 들어 실적이 저하된 디스플레이 사업의 경우 LCD패널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당분간 부진한 영업실적을 유지할 전망이며, OLED부문의 영업실적 개선속도와 개선폭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OLED부문 수익성이 아직까지 저조한 상황으로 LCD부문이 LG디스플레이의 수익성을 견인하고 있다. 이러한 수익구조하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LCD패널 가격 약세로 LCD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프리미엄 시장내 경쟁사의 견고한 시장 지위, 스마트폰 브랜드 간 하드웨어 품질의 상향 평준화, 가격경쟁 심화, 판촉비 증가세 등을 감안하면, 단기에 영업이익 창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계속되고 있는 SCM(Supply Chain Management) 강화와 스마트폰 플랫폼 조정을 통한 생산효율성 제고활동의 성과, 프리미엄 스마트폰 분야에서의 판매량 회복여부가 중요하다.

LG화학 전지 부문 수익성 저조

LG화학의 전지부문 수익성은 아직까지 저조한 수준이다. 그러나 중대형 전지의 매출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이후 영업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상위권 시장지위와 우수한 사업경쟁력, 풍부한 수주잔고 등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이익기여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발트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이 전지사업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원재료 가격변동분을 판가에 반영하는 방식의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향후에는 원재료 가격변동 리스크도 통제될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자동차 확산 등으로 글로벌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전장사업은 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이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4월 인수를 결정한 ZKW의 경우 벤츠, BMW,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어 기존 그룹 전장부품 사업과의 긍정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 내재

LG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구조. 출처=한국신용평가

4세경영 체제가 구국되면서 과거 LS, GS그룹 등이 계열분리 됐던 사례와 같이 향후 추가적인 지배구조 재편 가능성은 걸림돌이다. LG그룹에서 분리될 경우 분리된 그룹의 지원능력에 따라 신용등급이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분리 가능성이 회자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이에 향후 계열분리 여부와 방법, 시기, 그룹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KB증권, 투자의견 상향…"주가 역사적 저점"

KB증권은 최근 투자의견을 HOLD(유지)에서 BUY(매수)로 상향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주요 자회사인 LG전자, LG화학의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실적 부진이 이슈화되면서 LG의 주가 역시 자회사 주가 하락세의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구광모 회장의 상속세 납부를 위한 지분 출회 우려와 함께 계열분리 루머 등이 LG의 주가 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현재 주가 수준은 12개월 후 예상 주당순자산가치(BPS)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0.73배(PBR 0.8~1.1배에서 주가형성)로 낮은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순자산가치의 합계(Sum of the Parts) 방식으로 산출한 순자산가치(NAV) 관점에서 보더라도 현재 할인율은 53.5%로 역사적 최저점 수준(35~56%에서 주가 형성)"이라며 "상장 자회사의 가치변화(시가총액 변화)에 비해 지주회사인 LG의 주가하락 폭은 과도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관점(지주회사의 상장 자회사·손자회사에 대한 지분율 20→30%, 비상장 자회사·손자회사에 대한 지분율 40→50%로 변경)에서 보더라도 LG의 자회사, 손자회사 보유 지분율은 개정안에서 제시하고 있는 지분율을 상회하고 있다"면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발생할 부정적인 영향에서 자유롭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