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신개념 DNA 나노(Nano)입자를 이용한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 가능성을 보인 가운데 미래 의학을 위해 가는 길 중 하나인 나노기술에 관심이 주목된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국내 연구진이 신개념 DNA 나노(Nano)입자를 이용한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 가능성을 보인 가운데 미래 의학을 위해 가는 길 중 하나인 나노기술에 관심이 주목된다. 

나노는 난쟁이를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나노스(Nanos)에서 유래한 말로 10억분의 1을 의미하는 단위다. 이는 머리카락 굵기의 5만분의 1에 해당하는 크기다. 대개 원자의 크기가 0.2~0.3나노미터라고 분석하므로 원자 3개를 일렬로 늘어뜨리면 1나노가 되고, 이는 박테리아 크기의 1000분의 1 크기다.

나노기술은 초기단계의 연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차차 암, 치매, 심혈관질환, 관절염 등 난치성 질환의 조기진단과 치료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로 부상하고 있으며, 각계 연구진들은 관련 임상시험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이주영 가톨릭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DNA 나노입자를 이용해 아토피성 피부염의 원인인 면역 불균형을 회복시키는 방법을 제시했다고 최근 밝혔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유‧소아일 때 발생해 성인까지 지속되는 만성 염증 질환이다.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인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는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지만, 아직 근본 치료법이 부족하다.

한국연구재단은 이주영 가톨릭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DNA 나노입자를 이용해 아토피성 피부염의 원인인 면역 불균형을 회복시키는 방법을 제시했다고 최근 밝혔다. 출처=한국연구재단

이 질환에 주로 처방되는 국소용 스테로이드제는 피부가 얇아지거나 혈관이 확장돼 2차 감염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있다. 의학계는 부작용 없이 아토피성 피부염 발병원인을 치료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필요로 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면역 활성 조절을 이용한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다”면서 “이전 연구들에서는 전신노출에 따른 부작용, 치료효과의 저효율성 등으로 실질 적용 가능성은 낮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DNA 나노입자는 스테로이드 연고제와 달리 기본 면역의 밸런스를 중시해 부작용 우려가 적다”면서 “주사제의 번거로움도 극복해 피부에 바르는 것으로 치료 효과를 나타내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주영 교수 연구팀은 면역을 유도하는 X형 DNA 물질을 나노입자로 분리해 모았다. 이 교수 연구팀 관계자는 “나노입자로 포집한 물질을 피부에 바르면 피부 표피층과 진피층에 물질이 전달되고, 피부염이 정상 수준으로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Lipo-XL-DNA 나노입자를 집진드기-유도 아토피성 피부염 연구용 쥐에 적용해 효과가 있는지 조사했다. Lipo-XL-DNA 나노입자는 Th2 면역사이토카인 생성을 감소시키고, Th1 면역사이토카인 생성을 증가시켜 면역 균형을 조정했다.

연구팀은 Lipo-XL-DNA 나노입자를 집진드기-유도 아토피성 피부염 연구용 쥐에 적용해 효과가 있는지 조사했다. Lipo-XL-DNA 나노입자는 Th2 면역사이토카인 생성을 감소시키고, Th1 면역사이토카인 생성을 증가시켜 면역 균형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출처=한국연구재단

연구결과에 따르면 X형 DNA가 피부 속에 도달해 면역세포의 일종인 수지상세포의 성숙을 유도하면 Th1세포가 분화하고 활성화된다. 이후 Th1과 Th2 세포가 면역 기능 균형을 회복하면서 피부염 증상이 치료된다.

이 교수는 “이 연구는 신개념 DNA 나노복합체가 아토피성 피부염과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면서 “이는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의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 연구는 국내와 국제 특허를 등록하고 실용화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이 기술은 피부에 바르는 것으로 효과가 나타나고, 쉽게 분해되므로 부작용이 낮을 것으로 기대되고 기능성 성분으로 화장품, 연고제 등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체계를 갖춘 독성시험이다. 이는 실용화를 추진하는 단계에서 더 연구개발(R&D)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 관계자는 “학교에서는 실용화 단계로 이 물질을 개선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제약회사와 연계해 필요한 단계를 밟아나가야 한다. 이 기술에 관심이 있는 국내외 제약회사, 벤처회사가 있다면 협력해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나노의학기술 개인형 맞춤 치료 가능케할까?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나노의학의 현황과 미래’에 따르면, 나노의학기술은 주로 약물전달, 정밀탐지, 분자영상 등으로 분류될 수 있다. 약물전달은 나노바이오 기술의 발전에 따라 특정 세포로의 약물전달을 가능케 할 것으로 예상돼 약물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약물의 효과를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나노입자는 크기의 특성으로 하나의 입자에 다양한 물질을 합성할 수 있어 타겟에 부착되는 표적물질 수십 혹은 수백 개를 입자 하나의 표면에 부착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출처=질병관리본부

정밀탐지는 나노센싱(Nano sensing)이라고 불리는데 나노입자는 크기의 특성으로 하나의 입자에 다양한 물질을 합성할 수 있어 타겟에 부착되는 표적물질 수십 혹은 수백 개를 입자 하나의 표면에 부착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존 진단 장비의 민감성과 효율성을 높여 적은 양의 시료에서도 특별한 진단을 검출해낼 수 있는 기술로 개발되고 있다.

나노의학기술 중 가장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은 기술은 나노분자영상기술이다. 이는 생체의 병원체나 병의 원인 등을 추적, 진단하면서 치료를 위해 개발되고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대장내시경을 이용한 생체라만분광영상,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광초음파 단층촬영 기술 개발 등을 지원하고 있다. 

▲ 국내 과학기술원(KIST) 연구팀은 형광체를 함유한 폴리머 나노입자를 이용해 실험용 쥐에서 암세포에만 물질이 축적돼 이를 구분할 수 있는 광학 영상용 나노입자를 개발하기도 했다. 출처=질병관리본부

국내 과학기술원(KIST) 연구팀은 형광체를 함유한 폴리머 나노입자를 이용해 실험용 쥐에서 암세포에만 물질이 축적돼 이를 구분할 수 있는 광학 영상용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임상부문에서 나노의학기술의 활용은 기존의 기술보다 더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어 개인 맞춤형 치료를 가능케 할 것으로 보고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