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기자]북한이 70여척의 잠수함정을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 해군은 이를 격파할 무기를 갖추고 있다. 바로 어뢰다. 수상함정과 대잠수함작전 헬기, 잠수함에 탑재한 어뢰가 그것이다. 수상함정과 대잠헬기에는 무게가 가벼운 경(輕)어뢰가 탑재된다. 잠수함에는 무거운 어뢰 즉 중(重)어뢰가 탑재된다. 그런데 국내 방산업체 LIG넥스원이 선유도방식의 중어뢰 개발을 마치고 방위사업청과 양산을 위한 계약만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이미 경어뢰 ‘청상어’와 중어뢰 ‘백상어’, 장거리 대잠어뢰 ‘홍상어’를 개발해 실전배치해 놓고 있다. 새로운 중어뢰가 양산된다면 수중에서 은밀하게 침투하는 북한 잠수함정을 확실하게 막을 든든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 네이비레커그니션이 LIG넥스원이 개발했다고 보도한 기사에 첨부한 선유도방식 중어뢰 타이거샤크(뱀상어)의 사진.출처=네이비레커그니션

LIG넥스원, 선유도 중어뢰 양산 목전

해군 무기 전문매체인 네이비레커그니션은 30일(현지시각) ‘LIG넥스원 타이그샤크 중어뢰 궤도에 올라’란 제목의 기사에서 LIG넥스원이 선유도 방식의 중어뢰 완료했다고 전했다. LIG넥스원 측은 홈페이지에 중어뢰-II 선유도중어뢰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만 밝히고 있다. LIG넥스원은 “적의 기만에 대응하며 정밀하게 적함을 공격할 수 있도록 유선으로 통제하는 수중유도무기”아라면서 “백상어와 청상어, 홍상어에 이어 네 번째로 개발되는 어뢰로서 원거리나 깊은 바다에 있는 적 수상함과 잠수함공격이 가능하므로, 잠수함의 생존 능력이 크게 증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선유도 중어뢰-II(일명 타이거샤크).출처=LIG넥스원

새로운 중어뢰의 이름은 Tiger Shark다. 우리말로는 뱀상어다. 이는 지난해 해군무기 전시회인 MADEX 2017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타이거샤크 현재 상황을 묻는 질문에 LIG넥스원의 이 프로그램 대표는 “우리는 필요한 모든 시험을 끝내고 완수했으며 방위사업청과 양산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 남북군사력 현황.출처=국방백서

해군은 다음달 진수할 4000t급 장보고-III 잠수함에 탑재하겠지만 배수량 1800t급의 손원일급에 먼저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성능이나 개발 시험의 세부내용은 알려진 게 없다. 네이비레커그니션에 따르면, 타이거샤크는 청상어에 들어간 리튬이온 배터리와 기술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거리에서 적함과 잠수함을 타격하기 위해 개발된 만큼 아군 잠수함의 생존능력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LIG넥스원 측은 “적의 어뢰 기만에 대응하며 정밀하게 적함을공격할 수 있도록 유선으로 통제하는 수중무기”라고 설명했다. 속도는 현존 백상어보다 더 빠를 것으로 전해진다. 백상어는 시속 35노트 이상이며 사거리는 30km다.

▲ 선유도 중엉뢰 작전 방식. 출처=LIG넥스원

국내외 어뢰 어떤 게 있나

어뢰를 무게 기준으로 구분하면 경어뢰와 중어뢰가 있다. LIG넥스원 사내보 근두운 7~8호에 따르면, 경어뢰는 통상 지름이 12.75인치 혹은 18인치, 길이 3~5m, 무게 300kg 내외이며 폭약량은 40㎏ 이상이다. 속도는 시속 30~50노트, 항주거리는 10~20km라고 한다. 수상함과 항공기에서 잠수함 공격을 위해 사용된다. 중어뢰는 지름 19인치와 21인치, 무게는 1.5t내외, 길이는 6~8m다. 폭량량은 200kg이상이다. 항주거리는 30km이상이며 속력은 30~50노트다. 주로 잠수함에서 수상함 타격용으로 쓰인다. 국산 경어뢰로는 청상어(Blue Shark)가 있고 중어뢰로는 백상어(White Shark)가 있다.

▲ 중어뢰와 경어뢰 비교.출처=LIG넥스원 사내보 근두운

경어뢰 ‘청상어’는 국방과학연구원(ADD)가 30여 년간의 노력 끝에 개발한 것으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7번째로 개발한 잠수함 킬러로 불린다.​

청상어는 한국 해양 특성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어뢰운용 기법 역시 독자 개발해 공격성공률이 향상된 것이 장점이라고 한다. 빔 조향기술을 적용한 능동형 소나의 탐지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이중선체를 파괴할 수 있는 지향성 탄두는 1.5m의 철판을 관통할 수 있다고 한다. 고밀도 알루미늄 산화은 전지는 세계에서 2번째로 개발된 핵심부품이고 부품(레벨 Ⅳ) 기준 91%, 가격 기준 85%의 높은 국산화율을 보이고 있다.

청상어는 구축함 등 수상함과 대잠 헬리콥터, 해상초계기(P-3C)에서 발사가 가능하며 어뢰에서 직접 음파를 쏘아 목표물을 탐지 및 추적, 공격한다. ‘간담을 서늘케 한다’는 어뢰(torpedo)의 어원적 의미 그대로 청상어는 수적으로 위협이 돼 온 북한 해군의 잠수함 전력을 억제할 수 있는 핵심이다.

▲ 주요국 중어뢰.출처=LIG넥스원 사내보 근두운

중어뢰 백상어는 2003년 실전배치됐다, 지름 19인치, 중량 1.1t, 속도는 시속 45노트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선 유도 방식으로 발사 후 망각 방식을 채용했다.

해외의 대표 중어뢰로는 독일의 DM2A4, 이탈리아/프랑스의 블랙샤크(Black Shark), 미국의 MK48이 있다. 해외 경어뢰로는 이탈리아/프랑스의 MU-90, 영국의 스팅레이(StingRay), 미국의 MK54를 들 수 있다.

중어뢰 DM2A4는 길이 6.6m, 지름 533mm, 무게 1.67t에 속도 50노트를 자랑한다. 블랙샤크는 길이 5.9m, 무게 1.5t, 속도 50노트 이상이다. 지름은 같다. MK48모드 5 역시 지름은 같다. 길이는 5.8m에 무게 1.67t, 속도는 55노트다. 전부 유선 유도방식이다.

이탈리아와 영국, 미국, 한국 등 주요국 경어뢰는 전부 12.75인치다. MU-90은 길이 3m, 무게 300jg에 속도는 50노트다. 영국 방산업체 BAE가 개발한 스팅레이는 길이 2.7m, 무게 267kg에 속도는 45노트다.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언이 개발한 MK 54SMS 길이 2.6m,무게 276kg, 속도 45노트다. 우리 청상어의 자세한 제원은 공개돼지 않고 있다. 모두 발사 후 망각 방식을 채용한다. 즉 이들 어뢰들은 어뢰발사관에서 발사되면 스스로 표적을 찾아 간다.

한국 해군의 어뢰전력?

한국 해군이 어뢰를 몇 발 보유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추정할 수 있다. 어뢰발사관 수만 계산해도 대강은 알 수 있다. 재장전용 어뢰를 포함시켜면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잠수함이 탑재했을 중어뢰 숫자는 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해군은 배수량 1200t의 장보고-I급 9척, 1800t의 장보고-II 9척 등 18척을 운용하고 있다. 모두 어뢰 발사관이 8개다. 어뢰발사관에 8발, 재장전용 6발 등 14발을 탑재한다고 계산하면 총 252발이 나온다. 그러나 일부 잠수함은 하푼 대함 미사일과 현무-3(해성-3) 대함미사일을 발사관 4개를 통해 발사하는 만큼 중어뢰 숫자는 이보다는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상함정은 더 막강한 경어뢰 전력을 갖추고 있다. 세종대왕급 이지스함 3척은 3연장 324mm Mk 32 어뢰 발사대 2기를 갖추고 있다. 통상 장전된 어뢰 케이스가 발사관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발사관 안에 어뢰를 모두 장착하고 있다고 가정해도 될 것 같다. 이 경우 이지함 1척에 경어뢰 6기가 탑재되는 것이다. 대잠헬기 탑재수량은 제외해도 그렇다. 이지스함이 3척이니 총 18발이 된다.

▲ 와일드캣 대잠헬기.출처=해군

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 6척은 3연장 청상어 발사대 2기를 각각 장비한다. 척당 6발, 총 36발이다. 광개토대왕급 구축함 3척에도 청상어 어뢰 발사용 3연장 발사대 2기가 있다. 총 18발이다. 인천급 호위함 6척에도 각각 3연장 발사관 2기가 설치돼 있다. 총 36발이다. 울산급 9척에도 3연장 발사대 2기가 있다. 총 54발이다. 호위함급 이상 함정에 총 156발의 청상어 어뢰가 장전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북한 잠수함 한 척당 두 발의 어뢰를 발사할 수 있는 수량이 확보돼 있다고 보는 게 온당할 것 같다.

또 있다. 구축함에 싣고 다니는 대잠헬기의 청상어다. 신형 와이들캣 ,수퍼링스 헬기에 최대 두발을 탑재한다. 수퍼링스헬기는 총 22대다. 와일드캣은 8대가 전력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