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너의 결혼식>의 두 주인공 황우연(김영광)과 환승희(박보영). 출처= 네이버 영화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결론만 놓고 보면 이 영화는 매우 슬픈 영화다. 그러나 가슴이 아려오는 격한 슬픔이 아닌, 청춘 시절의 아련한 추억들을 되짚어볼 수 있을 정도의 슬픔으로 소소한 감동을 선사한다. 

영화의 줄거리는 어느 날 전주에서 강릉의 고등학교로 전학 온 여고생 환승희(박보영)와 그녀에게 첫 눈에 반한 남고생 황우연(김영광)의 사랑과 성장, 갈등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두 주인공의 학창시절을 그려내는 부분이다. 왜 이 영화의 주인공이 박보영이고 김영광인가가 유감없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실제 나이로는 이미 30대에 접어들었거나 20대 후반인 두 주인공 배우지만 교복을 입혀놓으니 영락없이 철없는 고등학생이다. 특히 박보영의 까칠한 여고생 말투 연기는 일부러 꾸며낸 것이 아닌 실제 여고생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 김영광의 철없이 본능(?)에만 충실한 고3 남자 고등학생 연기도 마찬가지다. 

<너의 결혼식>의 가장 큰 매력은 우리 일상 속에서 한 번 쯤은 있을법한 남녀의 만남과 헤어짐을 덤덤한 시선으로 다뤄낸 점이다. 극단의 상황에서 꽃피는 남녀의 치정(癡情) 멜로처럼 애절하거나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우리 형 누나나 혹은 내 옆의 친구가 겪었을 법한 소소한 사랑싸움과 남녀갈등을 꽤 사실적으로 전달한다.

서로에게 ‘콩깍지’가 제대로 씌어 알콩달콩함이 넘치는 두 주인공의 연애도 그렇고 특히 좋아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을 때 느끼는 남자의 감정들을 표현한 김영광의 연기는 수많은 남성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또 두 주인공의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는 부분은 남녀 두 사람의 모두의 마음에 공감이 가기도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이 영화의 결말은 매우 슬프다. 그러나 영화 전체가 보여주는 장면들을 떠올리면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것이 아닌 청춘 시절의 아련함을 상기시키는. 그런 영화다. 

영화 <너의 결혼식>. 서로의 관계를 다시 돈독하게 만들고 싶은 연애가 시들해진, 오래 사귄 수많은 연인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