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없는 자본주의> 조너선 해스컬·스티언 웨스틀레이크 지음, 조미현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이코노믹리뷰=최혜빈 기자] 저자 조너선 해스컬은 임페리얼 칼리지 비즈니스 스쿨(Imperial College Business School)과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의 경제학 교수다. 소득 및 부 연구회의(Conference On Research In Income And Wealth, CRIW)의 선출 회원이며, 경제정책연구센터(Centre For Economic Policy Research)·런던 정경대 경제성과연구소(Centre For Economic Performance)·IZA의 연구원으로 생산성·혁신·무형 투자·성장 분야의 전문가다.

저자 스티언 웨스틀레이크는 영국 혁신재단 네스타(NESTA)의 정책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21세기 현재의 경제에서는 형태를 갖추고 있는 것들, 즉 유형자산(Tangle Assets)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라며 물리 재화가 아닌 아이디어·지식·사회 관계로 구성된 무형자산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이른바 ‘자본 없는 자본주의’가 대두했다는 것이다.

무형자산에 투자할 때, 경제 측면의 특징들이 몇 가지 있다. 먼저 매몰(Sunk) 비용이다. 무형자산은 유형자산보다 팔기가 힘들고, 그것을 만드는 회사에 특화돼있을 확률이 높다. 그리고 스필오버(Spilover, 특정 정보가 주변으로 퍼져나가는 것)의 위험이 크다. 예를 들어 제품의 디자인을 베끼거나 특허권을 침해하는 일 등이다.

무형자산 투자는 상호 간 시너지(Synergy)가 생기는 경향이 있다. 저자들은 이러한 무형자산들의 특성이 결합해 불확실성과 논쟁성이라는 큰 특징을 만들어낸다는 점을 지적한다.

무형자산 투자가 증가할수록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지기 쉽다. 무형자산이 지닌 확장성은 거대 고수익 기업이 출현하도록 한다. 그런데 몇몇의 간판 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기업은 생산성이 떨어지고, 따라서 투자 여력을 잃게 된다. 기업 간 불평등은 여기서 시작된다. 기업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소득 격차도 커지며 그 결과 부의 불평등이 심해지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지난 40년간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나타난 투자 흐름의 변화와 무형 투자의 특성을 두루 짚어낸다. 무형자산은 근본에서부터 다르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