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이코노믹리뷰 김동규 기자] “생활가전, 인공지능(AI), 로봇 등은 모두 고객들의 더 나은 삶이라는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고,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실질 고객 가치를 만들어 낼 것이다”

송대현 LG전자 사장(H&A 사업본부장)은 3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회사의 생활가전 사업 전략을 밝혔다. LG전자의 H&A는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부서다.

송 사장은 “생활가전은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LG 시그니처 등 독자 브랜드의 초(超)프리미엄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LG 브랜드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인공지능, 로봇 등 미래 사업은 개방형 혁신을 기반으로 강력한 시장지배력과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송대현 LG전자 사장(가운데)이 30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코노믹리뷰 김동규 기자

'LG 시그니처' 프리미엄 전략 속도낸다

LG전자는 초프리미엄 브랜드로 일반 생활가전에선 LG 시그니처를, 빌트인 주방가전에선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초프리미엄 브랜드를 대폭 강화하며 프리미엄 전략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31일 공식 개막하는 유럽 가전전시회 IFA 2018에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유럽에 공식 런칭한다. 유럽 빌트인 시장은 약 180억달러로 전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다. 밀레(Miele), 가게나우(Gaggenau) 등 역사가 깊은 빌트인 브랜드들의 본고장이다.

LG전자는 “혁신적인 성능과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디자인, 차별화된 스마트 서비스 등을 앞세워 유럽 초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입 장벽이 높은 초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유럽 명품 가구사와도 적극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닛(Innit)’, ‘사이드셰프(SideChef)’, ‘드랍(Drop)’ 등 레시피 전문업체들과도 폭넓게 협업해 고객들이 보다 편리한 스마트 주방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LG 시그니처 라인업도 확대한다. 현재LG 시그니처를 구성하는 기본 라인업은 올레드TV, 냉장고, 세탁기, 가습공기청정기 등 4종이다.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건조기, 와인셀러, 상냉장·하냉동 냉장고 등 LG 시그니처 신제품 3종을 새롭게 선보인다. LG 시그니처 라인업은 4종에서 7종으로 늘어났다. LG전자는 내년에 LG 시그니처 에어컨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3대 개방형 전략으로 인공지능·로봇 등 미래 사업 선도

LG전자는 인공지능(AI)의 3대 개방형 전략인 오픈 파트너십(Open Partnership), 오픈 플랫폼(Open Platform), 오픈 커넥티비티(Open Connectivity)를 기반으로 미래 사업을 선도할 예정이다.

특히 LG전자의 인공지능 브랜드 ‘LG 씽큐(ThinQ)’로 AI가전 리더십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새로 출시하는 모든 가전에 인공지능 가전의 기반이 되는 무선인터넷(Wifi) 기능을 기본 탑재해 왔다.

LG전자는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로봇청소기, 스타일러 등 주요 생활가전에서 인공지능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데 이런 제품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인공지능 분야 연구인력들도 2년 내 두 배 이상으로 늘리고 인공지능 연구조직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CTO부문 산하 소프트웨어센터에 인공지능연구소를 신설하고 음성, 영상, 생체 등과 관련한 센서인식, 딥러닝 알고리즘 등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미국 실리콘밸리 랩 산하에 AI 연구조직 ‘어드밴스드 AI(Advanced AI)’를, 이달 초에는 캐나다 토론토에 ‘토론토 AI연구소(Toronto AI Lab)’를 각각 신설했다. 현재 LG전자의 글로벌 AI 연구 거점은 서울, 실리콘밸리, 토론토, 방갈로르, 모스크바 등 모두 5곳이다.

LG전자는 로봇분야에서도 속도를 낸다. 이번 전시회에서 웨어러블 로봇인 ‘클로이 수트봇(CLOi SuitBot)’ 신제품을 공개한다. 이 로봇은 산업현장에서 근로자의 근력을 보조하는 용도로 활용하거나 보행이 불편한 사람들의 활동과 재활을 돕는다.

또 LG전자는 로봇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지속 확대해 자율주행 기반 로봇솔루션 분야를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 9.9% 생활가전

LG전자의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올해 상반기에 사상 처음으로 반기 매출이 10조 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률은 9.9%다.

LG전자는 이런 성과의 이유로 “가전제품의 성능과 효율을 결정하는 핵심부품인 모터와 컴프레서의 탁월한 성능이 크게 기여하고 있다”면서 “내재화한 부품 기술력이 업계 최고라고 평가 받는데 이는 생활가전 사업에서 핵심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수직 계열화가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경쟁력있는 생활가전 분야의 혁신을 지속해 시장 리더십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질의응답 중 주요내용

Q.유럽 빌트인 가전 경쟁사들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가

A.(송대현 사장) 차별화 부분은 기술의 터닝이 되는 시대이니깐 인공지능, 스마트 기술 등에서 유럽 시장서 B2B제품은 주방 가구와 연결이 돼야 하기 때문에 가구회사와 협업을 많이 하려고 한다. 탑클래스 브랜드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파트 건설하는 건설사들과 협업을 하는데 유럽쪽은 좀 다르다. 유럽은 가구업체들이 주방 디자인을 해 주고 거기에 맞는 제품을 추천하는 등 주방업체, 인테리어 설계 사무소 등 설계할 때 우리 제품이 들어가게 하는 과정을 거친다.

또 타사 빌트인 제품의 약점을 발견했는데 빌트인 제품이 고장나면 뜯어낼 때 매우 힘들다. 전면에서 고칠 수 있는 등 이런 것을 많이 보강했다. 소비자도 편해야 하지만 설치하는 사람도 편해야 하는데 이런 것을 많이 보강했다. 그래서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Q.로봇 쪽에서 언제 제품이 나올 것인지

A.내일 키노트 스피치에서 시연을 할 것이다. 대상이 일반 고객이 아니라 병원(재활)쪽이라든지 산업용으로 쓰일 수도 있다. 에어컨에 들어가는 컴프레서는 7~8kg되는데 이런 곳에 웨어러블 로봇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맞춤형으로 내 놓을 것이다.

Q.의류관리기 시장에서 경쟁이 시작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A..LG전자 스타일러는 초반에 고전했지만 많이 발전했다. 우리 외에 다른 경쟁업체도 지켜보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거 보면 한 발 앞서 나갔던게 잘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경쟁사들이 뛰어들면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본다.

Q.전체 매출 중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은 어떻게 보는가

A.프리미엄 제품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정의가 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시장을 100으로 보면 상위 30정도는 가격으로 보면 프리미엄 제품이라고 본다. 그 카테고리에 집중하자는 것이 전략이다. 매출 비중은 30% 정도다. 그 타겟만 집중해서 하면 낙수효과에 의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밑에 있는 70%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새로운 제품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나

A.가전제품이 유일하게 없는 곳이 침실이다. 침실용 냉장고와 공기청정기 등 공간 개념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을 생각 중이다. 또 욕실에도 어떤 가전제품이 들어가면 되는지 고민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