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기자]국방부가 28일 첨단기술을 활용해 재래식 전력을 스마트군(軍)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2019년 국방예산안에 포함시켜 공개했다. 바로 보병의 전투피복‧장구와 전투 장비를 첨단소재와 최신기술로 개선한 워리어플랫폼의 보급을 선언하고 장병 전투력‧생존성 대폭 높이겠다고 한 것이다. 국방부는 워리어플랫폼을 "오늘 입대한 신병을 특급전사로 만든다"고 장담한다. 국방부는 육군과 해병대, 파병부대에 시범 적용하기로 했다. 육군은 앞으로 5년 동안 2000억원을 들여 30만명에게 워리어플랫폼을 도입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저출산 고령화로 병력자원이 감소하는 시대에 병력 숫자가 아닌 첨단 장비로 싸우는 군으로 우리군도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군도 이제 첨단 장비와 병영시설을 갖춘 스마트군으로 도약하는 첫 발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 워리어플랫폼. 출처=국방부

워리어플랫폼 보급 선언 왜?

워리어 플랫폼은 장병을 전투 플랫폼으로 만드는 무기 체계를 말한다. 미군 수준의 최첨단 장비를 전군에 지급해 장병의 전투력과 생존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 셈이다. 워리어플랫폼은 육군이 지난해 만들겠다고 선언한 5대 핵심전력(5대 게임체인저) 중 하나다. 5대 게임체인저는 개전과 동시에 적 대량살상무기(WMD)를 파괴할 미사일 전력, 적 종심을 향한 작전을 펼칠 기동군단, 적 지도부를 타격할 특수임무여단, 정보감시정찰을 수행할 드론봇전투단, 워리어플랫폼 등 다섯 가지다.

국방부가 왜 워리어플랫폼 도입을 선언했을까? 그것은 우리나라 인구 구조변화와 전투방식 변화과 밀접하다. 저출산 고령화로 병력자원 확보가 용이하지 않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1가구 1자녀가 많아 병력자원의 생존성 확보는 절체절명의 과제로 떠올랐다. 게다가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 시리아내전 등을 보면 병력의 숫자로 싸우는 시대는 지났다. 최첨단 장비와 무기로 싸우는 미군은 패배를 모른다. 우리군에서 병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육군이 첨단장비를 통해 병사의 생존력을 강화하고 전투력도 높일 수 있는 워리어플랫폼 도입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워리어플랫폼은 전투피복, 장구,장비 등 33종으로 구성

워리어플랫폼은 전투피복, 전투장구, 전투장비 등으로 구성된다. 전투피복은 전투복, 전투화, 방상 내·외피, 내의류, 기능성 방한복, 장갑 등을 말한다. 전투장구는 헷멧, 방탄복,방탄조끼, 전투용 안경 등을 가리킨다. 전투장비는 말 그대로 전투를 하기 위한 장비로 총기에 탈부착하는 조준경, 소음기, 야간 소총화염을 줄이는 소염기,플라스틱 탄창, 대검, 적외선 피아식별기,청력보호헤드셋 등을 말한다.

우선 전 장병에게 전투복과 전투화 등 10종을 지급하고 방독면과 방탄헬멧, 전투용 안경 등 10종을 지급한다. 아울러 전투장비로는 개인화기와 방독면, 대검, 탄창이 지급한다.

특공과 수색, 보병에게는 이외에 표적시기, 조준경, 확대경, 원거리조준경 등 9개 품목이 추가로 지급돼 전투효율을 크게 높일 계획이다.

특히 특전사에게는 소음기와 소염기, 탄창과 특수작전용 대검을 지급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개인전투체계 장비 확보에 내년에 140억6100만원을 반영하고 해외파병 장비의 개인전투체계 확보를 위해 12억3500만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육군은 워리어플랫폼 도입을 총 3단계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1단계는 개인 방호력을 높이는 장비 20개를 지급하고 2단계는 투력 증강을 위한 장비 9개를 추가하며, 3단계는 특수전 등 고차원 전투력 증강을 위한 장비 4개를 추가한다. 육군은 2023년까지 약 2000억원을 투입해 30만명에게 워리어플랫폼을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1단계에서 방탄복(I, II, III)과 방탄헬멧, 전투조끼, 응급처치키트 등을 포함해 모든 병력의 방호력을 높일 계획이다.

장비 무게 늘지면 전투력 급상승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병사 개인의 기본군장 무게가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1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워리어플랫폼을 착용하고서 유사시 야지를 신속히 이동하고 산악지형을 오르내리려면 기동성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전술차량 보급이 최우선 과제다.

그럼에도 기대효과가 엄청나다는 점에서 워리어플랫폼의 전군보급 추진은 계속돼야 한다. 조준경 등 보급으로 주ㆍ야간 사격거리가 크게 늘어난다. 주간 250m에서 600m로, 야간 20m에서 100m로 늘어난다. 즉 더 멀리서 보고 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첨단장비가 사격 등 기초적 군사능력 숙련에 필요한 시간을 줄여준다. 병사의 복무기간이 3개월 단축되어도 개별 보병의 전투력은 상승한다는 게 국방부 평가다.

▲ 워리어플랫폼.출처=육군

육군이 8월 초에 개최한 워리어플랫폼 시연회에서 군 경험이 없는 58세의 여성 참가자가 워리어플랫폼을 착용한 덕분에 실전에 버금가는 사격에서 뛰어난 명중률을 보여준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또 워리어플랫폼을 착용해본 이들은 한결같이 ‘백발백중’ 경험을 전한다. 국방부는 오늘 입대한 신병을 백발백중의 특급전사로 만든다고 장담한다.

점점 줄어드는 병력 자원의 생존성을 높이면서도 전투효율을 향상시키는 워리어플랫폼은 국방개혁의 성과임에 틀림없다. 우리군의 포병전력과 기갑전력이 어느 정도 확충된 만큼 앞으로 이 분야로 자산을 투입할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병력감축 속도를 감안하고 120만 북한 대군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워리어플랫폼 예산 증액과 보급시기를 더 앞당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