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LG화학이 전기차에 이어 노트북용 배터리도 '저(低)코발트 제품'으로 바꿔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27일 밝혔다. 저코발트 배터리는 주로 중대형 배터리에 사용됐는데 이를 노트북 분야에서도 확대 한다는 것이 골자다. 배터리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향후 노트북 가격 인하에도 일조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LG화학은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신기술을 적용해 양극재 내 코발트 함량을 기존 제품 대비 70% 이상 줄인 노트북용 ‘저코발트 배터리’의 판매 비중을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양극재는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과 함께 배터리 4대 원재료 중 하나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35~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LG화학이 저코발트 노트북용 배터리 비중을 늘린다. 출처=LG화학

LG화학에 따르면 지난해 배터리에 사용된 코발트는 약 5만t이며, 그 중 노트북, 스마트폰과 같은 IT기기 배터리에 사용된 양은 총 3만t으로 같은 기간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된 양보다 많았다.

기존 IT기기용 배터리에는 코발트 함량이 100%인 ‘LCO(리튬코발트산화물) 배터리’가 주로 적용돼 왔다. 저코발트 배터리는 삼성분계로 불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로 코발트 함량이 기존 제품 대비 20~30%에 불과하다.

노트북에도 저코발트 배터리 확대에 나선 이유로 LG화학은 “배터리 원재료 중 수급이 가장 까다로운 코발트 비중을 줄여 고객들에게 가격과 공급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코발트는 배터리 원재료 중 원가 비중이 가장 높은 광물로 2016년 1t당 2만~3만달러 수준인 가격이 올해 3월 9만 5500달러까지 치솟을 정도로 가격 변동성이 매우 높다. 또 코발트 주요 산지인 콩고민주공화국의 내전, 광업법 분쟁 등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위험 요소도 많다.

LG화학은 시장의 반응에 현재 10% 수준의 판매 비중을 내년까지 40%로 올리고 2020년에는 60%까지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트북에서도 코발트 함량을 줄인 NCM배터리가 사용되면 성능은 기존과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가격은 낮출 수 있어 노트북 가격을 내릴 수 있는 가능성이 발생한다”면서도 “가격은 노트북 제조사에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배터리 공급사가 원가 절감을 하더라도 노트북 가격 인하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저코발트 배터리 어떻게 만들었나

LG화학의 노트북용 저코발트 배터리는 기존의 장점을 살리며 코발트 함량은 대폭 낮춘 신기술이 적용됐다. 지금까지 노트북 등 IT제품의 경우 작은 공간에 최대한의 에너지를 싣는 것이 중요해 물질 자체의 밀도가 높아 동일한 부피에 가장 많은 전기에너지를 담아낼 수 있는 LCO(리튬코발트산화물) 배터리가 선호돼 왔다.

LG화학은 독자적인 공정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높은 압력에도 입자가 변형되지 않게 해 동일 부피에 더 많은 원재료를 넣을 수 있는 NCM 양극재를 개발했고 또 NCM 양극재의 충방전 효율을 개선하고 NCM 배터리의 사용 전압 범위를 최고 4.2V 수준에서 4.35V까지 높여 에너지 밀도를 기존 LCO(리튬코발트산화물) 배터리와 근접한 수준으로 올렸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이러한 배터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형전지 사업에서 2020년까지 양극재의 코발트 함량이 5% 이하이면서 니켈 함량이 90%에 달하는 ‘하이-니켈 (High-Nickel) 배터리’까지 양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니켈 함량을 높이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높아진다. 따라서 ‘하이-니켈’ 배터리는 노트북보다 배터리를 위한 공간이 작아 더 높은 에너지 성능이 요구되는 스마트폰까지 적용될 방침이다.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은 “향후 배터리 내 코발트 함량을 더욱 줄여 다양한 IT기기에 적용하겠다”면서 “전지 산업 전반적으로 코발트 사용량 저감에 크게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