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림청이 발간한 <임업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목재수급량은  297만5400㎥로 목재자급률은 16.4%에 그친다. 출처=산림청.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웰빙 바람을 타고 목조주택 수요가 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목재자급률은 10%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건축용 목재를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반면 일본은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 목재를 수출해 수천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25일 산림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목재의 수급은 대다수가 수입목재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목재 자급률은 지난해 기준으로 16.4%에 불과하다.

국산목재 사용양은 제재목 60만6000㎥, 보드용 165만6000㎥를 비롯해 총 484만5000㎥다. 반면 수입목 사용 비중은 이것의 다섯 배를 살짝 넘는다. 제재목 570만7000㎥, 보드용 273만2000㎥ 등으로 총 2465만2000㎥다. 시장의 83.6%를 수입목이 차지하고 있다.

원목의 비중은 국내산이 57.4%로 더 높다. 외국산은 대부분 제품이나 가공된 상태로 수입되기 때문이다.

올들어 상반기에는 뉴질랜드 원목이 116.3만㎥ 수입돼 가장 많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4.7% 감소했다. 12.3만㎥의 미국산 원목이 그 다음으로 많았다. 제재목은 칠레산이 1년 전보다 1.9% 오른 31.3만㎥로 가장 많았고, 러시아산이 19.3만㎥로 뒤를 이었다.

 편백 등 일본산 목재의 이유 있는 선전

“피톤치드 효능이 탁월한 일본산 편백나무를 사용합니다.”

<이코노믹리뷰>가 지난 20일 방문한 ‘2018 대한민국 목재산업 박람회’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설명이다.  웰빙 열풍이 불고 목재 주책, 가구, 도마류 등에서도 건강을 따지는 시대가 되면서 편백나무에 항균 기능이 있다는 것은 이제는 상식으로 통한다. 이에 따라 편백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 소비자들이 한국산 편백보다 일본산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도 엄연히 편백나무가 자란다. 그런데 한국산 편백나무는 일본산에 피해 향이 덜 하고, 조직이 치밀하지 못해 목재 가치가 떨어진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는 기후의 영향이 크다. 편백나무는 일본이 원산지로서, 일본 열도의 해양성 기후에 특화된 상록침엽수 종이다. 반면 한국의 편백나무는 한반도의 매서운 대륙성 기후를 버티다 목재의 질이 상한다는 분석이 많다.

전문가들 "용도에 맞는 우량목 키워야"

김승태 한국목재협회 전무이사는 목재산업의 국내 목재 자급률이 적은 것을 두고 “산지에 심어있는 목재·원목용 나무는 생산하려는 제품 용도에 적합하지 않은 것이 대다수”라고 단언했다. 한마디로 국내산 목재는 쓰기에 질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김승태 이사는 “목재가 비싸서 가공·생산하기에 부담이 있다”면서 “석유 수입이 더 수지가 맞는데, 구태여 국내에서 나는 저효율 석탄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비유했다.

김 이사는  “목재용 나무가 제대로 크기에 환경이 좋지 않다는 게 첫째 이유고, 둘째로 당국이나 개인이나 심는 나무의 종류나 키우는 노력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산림청 목재산업과 목재수급 관계자는  “우리나라 나무들은 1960~80년대 사이에 녹화사업용으로 심긴 소나무가 대다수”라면서 “제재목은 풍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문화재 보존용 우량목인 ‘금강송’ 국유림이 다른 곳과 비교해 잘 운영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소나무 감염병이 돌고 있고, ‘숲가꾸기’ 사업의 예산이 삭감돼 국유림 조성과 사유림 벌채량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숲가꾸기의 사업방향이 큰나무 가꾸기에서 어린나무 가꾸기로 전환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목재공급량은 지난해  484만5000㎥으로, 2016년 515만1000㎥에서 5.9% 감소했다.

국내 목재 자급률, 미세하지만  증가세

목재 자급률은 이런 역사·환경 요인에도 미세하지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2016년 16.2%에 비하면 0.2%포인트 증가한 16.4%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지난해보다 수입량이 7.4% 감소한 것, 사유림이 10.4% 적어졌음에도 국유림이 37.8% 증가한 것이 큰 몫을 했다. 원목의 자급률도 2016년 57.2%에서 57.4%로 0.2%포인트 함께 증가했다.

정부는 외국산 원목 수입을 강하게 규제할 방침이다. 올해 10월부터 적용되는 불법목재교역 제한 제도와 중국, 말레이시아 등 불법 벌채 고위험군 국가에서 수입길이 좁아지는 영향도 있을 것이다. 또한 80년대까지 활발히 심은 국산 목재의 수확 시기가 오고 있어 목재·원목자급률이 향후 20~30년 동안 매우 높아질 것으로 산림청은 전망하고 있다.

목재 강국으로 거듭난 일본

일본의 목재 수출은 호황이다. 중국, 필리핀,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강력한 수요가 버티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수출액은 326억엔(한화 약 3264억원) 규모로 2016년보다 37% 늘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 아시아 시장을 무대로 일본의 목재수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출처=asia.nikkei.com

특히 수출액 145억엔 규모의 중국 시장이 큰 몫을 차지했다. 수출액은 2016년에 비해 61%나 증가했고, 5년 동안 약 7배나 성장했다. 중국 경제가 크게 성장하면서 고품질의 목재 수요도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리 접근성도 높고, 품질 면에서도 북미나 유럽과 비교해 유리한 일본 목재 시장이 중국엔 매력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이달 6일 닛케이 아시안리뷰는 보도했다.

일본 역시 40년 전 수요 폭발로 목재 재고 부족 문제에 봉착했다. 그렇지만 최근 10년 동안 일본 토양에 맞춰, 부패에 강한 일본 삼나무, 매력 있는 향기의 일본 노송을 주력으로 조림 사업을 벌였고, 결국 산림 자원의 회복을 이룩할 수 있었다. 또한 정부와 민간의 꾸준한 노력이 오늘의 결과를 만들었다. 일본은 농업·임업과 식량·수산물 영역에서 연간 1조엔의 수출액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