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닌 시절, 늘 2교시만 끝나면 당번이 200㎖ 우유가 한가득 들어있는 급식용 플라스틱 상자를 가져왔다. 우유를 받으면 벌컥벌컥 마시면서 ‘어서 내 키가 크길 바라던’ 기억이 있다. 강원도 철원에서의 군 생활 때도 매일 아침 또는 저녁마다 급식 우유를 받아서, 군 생활의 기쁨인 초코파이와 함께 먹으려고 종종 사물함에 넣어둔 기억도 있다.

예나 지금이나 우유는 단백질·칼슘·비타민 등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된 ‘완전식품’으로 꼽힌다. 그런데 우유가 체중감량에도 도움 된다는 얘기가 있어, 국내외 연구결과들을 찾아봤다.

▲ 우유와 다이어트의 연관성에 대해 학계와 의학계, 소비자 모두 도움되는 측면이 크다는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다. 출처=qsota

우유, 항비만인자 풍부…체내 지방흡수와 혈액 속 중성지방 감소 효과

미국 워싱턴대의 고든 박사팀은 2006년 우유가 체지방을 조절하는 항비만인자를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단백질·칼슘·비타민D·불포화 지방산이 흡수되기 쉬운 형태의 물질이기 때문에 체중감량을 위한 식이조절에 도움 된다고 발표했다. 

또한 2010년 영국의 의학저널은 “우유 속 단백질과 칼슘, 지방산 등의 영양소가 열량을 태우고 운동효과를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며 “이 중 우유의 칼슘은 합성칼슘보다 생체이용률이 높아 지방을 배출하는 효과가 훨씬 우수하다”고 밝혔다.

국내는 지난해 서울대 의대 강대희 교수·중앙대 의대 신상아 교수의 연구팀이 ‘한국 성인의 우유 섭취와 대사증후군과의 관련성’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전국의 38개 종합병원을 방문한 성인 13만420명을 대상으로 관련 연구가 진행됐는데, 우유 1컵(200㎖ 기준) 당 남성은 하루에 한 컵, 여성은 두 컵의 우유를 마실 때 대사증후군의 위험도가 각각 8%와 32% 감소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연구팀은 대사증후군 위험요인으로 꼽히는 복부비만과 중성지방, 콜레스테롤을 측정했을 때도 각각 남녀 수치가 모두 감소했다고 밝혔다. 

신상아 중앙대 교수는 “우유 속 칼슘과 단백질, 필수지방산이 체내 지방흡수와 혈액 안의 중성지방을 감소시킨다”며 “우유가 몸에 나쁜 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추지만, 몸에 유익한 고밀도 콜레스테롤 수치는 증가시키는 지질개선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우유-다이어트 소비자 설문…응답자 80% “우유가 다이어트에 도움된다”

이처럼 학계와 의학계는 우유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소비자도 같은 생각일까? 최근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소비자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소비자도 “우유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라는 공통된 인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이하 우유자조금, 위원장 이승호)가 최근 발표한 ‘우유 다이어트(밀크어트, Milk-et) 소비자 트렌드와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설문에 응답한 소비자 940명 중 747명인 79.6%가 “우유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또한 이들은 우유 외에도 요거트와 치즈 등 다른 유제품의 다이어트 효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우유가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이유에 대한 질문(복수응답 가능)에 응답자의 49.3%가 ‘포만감 유지’를 꼽았고, 44.4%는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를, 33.2%는 ‘항비만 성분’, 22.4%는 ‘근육 생성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18%인 170명은 네 개의 효능을 모두 인정했다.

우유 섭취방법과 횟수에 대해 응답자의 60.6%는 일반 흰 우유를 그대로 섭취할 때 다이어트에 가장 효과적이며, 55.8%는 하루에 우유 2~3잔 정도 마시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답했다. 또한 우유 다이어트 정보는 주로 SNS(37.9%)와 TV 방송(31.7%) 등을 통해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형석 한양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응답자의 약 80%가 우유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만큼, 우유와 다이어트의 연관성에 대한 유의미한 결과라고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유자조금이 이번에 진행한 설문조사는 우유의 다이어트 효능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를 목적으로 처음 시행됐다. 지난 6월 21일~26일까지 진행된 설문조사에 940명의 소비자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