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아마존의 클라우드 플랫폼인 AWS가 최근 국내 민간 시장은 물론 공공 시장으로의 확장을 거듭하는 가운데, AWS 에듀케이트의 경쟁력을 강조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클라우드로 촉발된 미래 일자리 지형의 변화, 클라우드 주도권 확보를 동시에 아우르는 큰 그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AWS 에듀케이트는 AWS가 클라우드 전문가 양성을 위해 구축한 일종의 교육 프로그램이다. IT 인재들에게 AWS로 대표되는 클라우드 경쟁력을 쉽게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공공재의 성격과, 미래 인재들을 AWS 생태계로 포섭하려는 의도도 있다.

▲ AWS 에듀케이트 세션이 진행되고 있다. 출처=AWS

"AWS 에듀케이트와 만나라"
한국을 찾은 빈센트 콰 AWS 아태지역 및 일본 지역 연구, 의료 및 비영리 조직 부문 총괄은 23일 서울 역삼동 AWS 사무실에서 AWS 에듀케이트의 강점을 설명했다.

현재 AWS는 세계 200개 나라 1500여개 기관과 수십만 명의 학생들에게 AWS 에듀케이트를 지원하고 있다. 학생과 교육자들이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지식과 기술을 얻고 필요한 학습 툴과 교육자료는 물론, AWS 서비스 무료 사용권(AWS Credit)을 제공하는 것에 방점이 찍혔다. 약 30개의 개인화된 클라우드 학습 과정을 선택할 수 있으며 크게 4개의 카테고리로 분야를 나눴다. 학습과정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클라우드 기술 역량을 입증할 수 있는 인증서와 배지를 수여받는다.

AWS와 손을 잡은 교육기관은 교육자 포털을 통해 현장실습을 자유롭게 구축할 수 있다. 교육자를 위한 다양한 툴도 지원하기 때문에 클라우드와 관련된 대부분의 교육 커리큘럼을 생생하게 꾸려갈 수 있다. 기업과 인사 담당자에게도 큰 호평이다. 클라우드 전문가와 관련 인력, 기술직을 채용하려는 기업은 AWS 에듀케이트 구인란에 가입해 채용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인재를 채용할 때 AWS 에듀케이트와 공동 브랜딩도 할 수 있다.

빈센트 콰 총괄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일자리 지형의 변화를 중심으로 AWS 에듀케이트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그는 "2020년까지 현존하는 직업 중 35%의 직업이 지금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면서 "그 중심에 클라우드 기술이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로 대표되는 기술의 발전이 일자리 지형을 바꾸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문제는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인재 공급이다. 빈센트 콰 총괄은 "싱가포르에서는 1만5000명의 데이터 기술 과학자 양성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고, 일본에서도 2020년까지 최대 5만명의 데이터 과학자가 필요하다는 통계가 있다"면서 "기술이 발전하면서 클라우드를 기반에 둔 다양한 데이터 과학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으나 인재의 공급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는 셈"이라고 말했다.

빈센트 콰 총괄의 주장은 지난 6월 미국에서 열린 AWS 공공부문 서밋에 등장한 테레사 칼슨 총괄 부사장의 지적과 동일하다. 테레사 칼슨 부사장은 “이제 보안은 클라우드 확장의 장애물이 아니다”면서 “인재가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데이터 센터와 비교해 클라우드가 보안의 영역에서도 강점을 보이는 상태에서, 클라우드 산업의 리스크는 오히려 인재의 부족이라는 문제의식이다. 아마존과 AWS가 퇴역군인을 대거 채용한다는 프로젝트를 발표한 대목과 동일선상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점에서 메모리 반도체 수퍼 사이클(장기호황) 초반부와 닮았다.

빈센트 콰 총괄은 AWS 에듀케이트를 현장에서 직접 시연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직접 시연한 결과 AWS 에듀케이트의 교육 인터페이스와 콘텐츠는 수준급인 것으로 확인됐다. 클라우드 기술을 쉬운 방식으로 익힐 수 있게 만들었고, 간단한 카테고리로 정리해 선택의 고민을 덜어냈다는 평가다. 자기가 익힌 클라우드 기술로 어떤 직군에 지원할 수 있는지도 가늠할 수 있으며, 바로 지원도 가능하다.

빈센트 콰 총괄은 "한국에서 AWS 에듀케이트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교육기관, 학생과 함께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 테레사 칼슨 부사장이 AWS 공공부문 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AWS

공공 클라우드 시장 겨냥...기반 생태계 잡아라

AWS 에듀케이트 생태계는 거대하다. AWS와 협력해 적극적인 산합협력을 꾀하는 대학도 생기고 있다. 코넬대학교 뉴욕 공과대학은 산학연계를 위한 대학원 모델로 AWS 에듀케이트를 도입한 최초의 대학 중 하나다. 그렉 파스 코넬대 뉴욕 공과대학 기업가 프로그램 최고 책임자는 “클라우드 관련 학습을 촉진하도록 구성된 아마존의 콘텐츠, 교육과 교육자간 협업은 우리의 기업가 프로그램을 상당히 보완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최근에는 호주 라 트로브 대학교도 AWS와 함께 클라우드 기술 학사 학위과정을 개설했다.

국내에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연세대학교는 2000여명의 학생을 위한 교육 과정의 일부로 AWS 에듀케이트를 도입했다. 이정우 연세대 학술정보원장은 “AWS를 선택한 이유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클라우드 사업자이고, 대학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지만 역시 AWS 에듀케이트 프로그램이 중요하다”면서 “AWS 에듀케이트는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우수한 인재로 거듭나고, 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하도록 하는 강력한 도구”라고 강조했다.

AWS 에듀케이트는 내부에서 교육을 받는 이들에게 크레딧을 제공하며 일종의 화폐처럼 사용하고 있으나, 교육 자체는 사실상 무료로 지원된다. 클라우드 인재 확보를 위한 공공재라는 논리다. 빈센트 콰 총괄은 "일자리 지형이 바뀌는 현재, 미래를 위해 학생들에게 클라우드 경쟁력을 체감하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공재 성격 외 AWS 생태계 강화를 위한 전략도 숨어있다는 평가다. 구글이 서울 구글 캠퍼스를 설립해 스타트업 지원에 나서며 안드로이드 동맹군을 육성하는 것과 비슷하다. AWS의 외연 확장을 위해 클라우드를 접하려는 인재들을 빠르게 포섭, 자체 생태계 확장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AWS가 최근 국내 민간 클라우드 시장은 물론 공공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나서는 가운데 공공재의 교육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한편 풀뿌리 인재 양성을 중심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