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최근 게임 개발·서비스 업체 웹젠이 뮤 IP를 이용한 'HTML5 게임'을 국내 출시하겠다고 밝히며 HTML5 게임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엔씨소프트도 이달 HTML5 게임 ‘올라올라 스푼즈’를 롯데시네마 앱에서 오픈했으며, 독일 쾰른에서 열리고 있는 게임스컴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을 통해 B2B 전시관에 내놓는다. 또한 기존엔 아주 간단한 캐주얼 게임류가 주를 이루던 이 플랫폼에서 MMORPG, FPS 등의 코어 장르 게임 출시가 예고됐다. 중국에서는 H5를 이미 차세대 플랫폼으로 생각하고 있어 중국 게임 시장 진출을 위해 이 분야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HTML5 게임이란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웹브라우저를 이용하면 디바이스와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애플, 구글 등 앱 마켓을 거치지 않아도 웹에서 게임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주로 퍼즐, 슈팅, 액션 등 가벼운 캐주얼 게임이 주를 이룬다. 

국내 게임사에서는 선데이토즈가 페이스북’ 인스턴트 게임’에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국내 서비스 계획은 미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톡 게임별’에서 HTML5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가장 인기 좋은 게임은 슈퍼셀과 제휴를 맺고 개발한 ‘클래시 로얄 프렌즈’다. 지난 5월 출시한 이 게임은 카카오게임즈 스낵게임 중 최초로 사전 예약을 했고, 일주일 만에 누적 예약자 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 클레시로얄 프렌즈 게임 플레이 모습. 출처=카카오게임즈

엔씨소프트는 새롭게 내놓은 캐릭터 브랜드인 ‘스푼즈’에 HTML5 게임을 활용했다. 엔씨는 롯데시네마와 제휴를 맺고 이달 롯데시네마앱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인 ‘올라올라 스푼즈’를 출시했다. 별도의 다운로드 없이 웹에서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엔씨소프트의 이런 모습 이전에도 지난 2016년 12월 CGV 모바일 앱에 ‘파코니를 잡아라’라는 HTML5 게임을 출시한 시도가 있었다. 개발사는 휴먼웍스였다. 휴먼웍스는 이어 지난해 2월에는 ‘파코니팡’을 내놓았다. 이 게임은 CGV 앱 내에서 게임을 플레이하게 하고 영화 티켓 등 경품을 주는 등 관심을 끌었다. 

네이버는 2016년 12월부터 HTML5 게임 브랜드인 ‘5분 게임’을 론칭하고 서비스하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등 주요 IT 업체들도 2년 전부터 이미 HTML5로 구현하는 게임 제공 플랫폼을 선보였다.

▲ 네이버 5분 게임 22일 기준 일간 인기 순위 페이지에 많은 웹게임이 있다. 출처=네이버 5분 게임 갈무리

이런 가운데 HTML5 게임의 유의미한 변화가 예상된다. 가벼운 캐주얼 장르가 아닌 코어장르 게임이 HTML5로 곧 출시될 계획이다. 우선 웹젠이 4분기 선보일 예정인 H5 게임의 장르가 웹기반 게임에서는 생소한 MMORPG다. 현재 모바일로 서비스 중인 ‘뮤 오리진2’가 매출액 상위권을 순항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에 곧 출시될 이 게임에도 유저들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수익모델도 있다. 웹젠에 따르면 이 게임 또한 인게임 내에서 결제를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준비 중이라고 한다. 

HTML5 게임을 전문 개발하는 국내 개발사도 있다. 우선 MMORPG ‘매드월드’를 개발 중인 잔디소프트가 기대주다. 잔디소프트는 올해 가을 매드월드를 스팀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 게임은 티저가 공개되며 많은 유저들의 기대감을 모았다. 웹게임인데도 퀄리티가 기대 이상이라는 평이다. HTML5 게임이기 때문에 호환성이 뛰어나다는 점도 기대감을 키운다. 잔디소프트가 공개한 영상에는 안드로이드, iOS 운영체제의 각종 기기에서 모두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잔디소프트 매드월드 플레이 모습. 출처=잔디소프트
▲ HTML5 게임인 매드월드는 어떤 기기에서든 호환성이 뛰어나다. 출처=잔디소프트 유튜브 갈무리

비엔에프게임즈는 드래곤플라이의 ‘스페셜포스 2’ IP를 이용한 FPS 게임을 개발 중이다. ‘프로젝트 H5’라고 가칭을 정한 이 게임도 티저 영상을 공개했는데,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통해 게임에 접속하고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드래곤플라이 해외사업 김준환 팀장은 지난해 11월 팀장은 "프로젝트 H5의 그래픽과 게임 퀄리티는, 현존하는 HTML5 기반의 FPS 게임 중 최고 수준으로, 기존 HTML5 게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면서 "프로젝트 H5는 높은 퀄리티와 기술적 혁신으로, 이미 HTML5 게임 시장이 활성화 돼 있는 중국을 포함, 일본, 동남아시아, 남미 등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며, 모바일과 콘솔기기 등 멀티 플랫폼으로의 사업 확장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 스페셜포스2 IP를 이용한 PROJECT H5 플레이 모습. 출처=비엔에프게임즈 유튜브 갈무리

물론 아직 국내 HTML5 게임 시장이 수익을 잘 낼 수 있을 만큼 형성되진 않았다. 그런데도 몇  년째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 이유로 HTML5가 차세대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데이토즈 관계자는 “현재 내놓는 HTML5 게임들은 실험적인 부분이 많다”면서 “게임 개발이나 수익 모델 등에서 여러 시도를 해보고 있다. 이런 시도를 계속하는 건 HTML5 게임의 전망을 낙관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HTML5 게임을 만드는 기술이 많이 발전했고, 여러 대형 플랫폼에서도 HTML5에 대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사업 니즈도 있다”고 말했다. 

웹젠 관계자는 “뮤 HTML5 버전은 이미 중국에서 꽤 괜찮은 반응을 보이고 있고, 한국에서도 당장 모바일 플랫폼만큼은 인기를 끌지 못하겠지만 HTML5만의 개성이 있어 유저들이 두 개를 병행하며 즐기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도 "유저들이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서 진입장벽이 낮은 HTML5 게임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중 게임 전문가는 중국 진출을 위해 HTML5 개발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YK게임즈의 김사익 대표는 “HTML5 게임은 중국에선 텐센트의 메신저 앱인 ‘위쳇’을 중심으로 3~4년 전부터 많이 퍼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HTML5의 장점으로 웹에서 바로 플레이가 가능한 점과 플랫폼 전환이 빠르다는 점을 꼽았다. 예를 들어 H5게임을 웹게임으로도 활용할 수 있고 앱게임으로도 전환할 수 있고, 메신저 내부에서 즐기게 할 수도 있는 등 전환이 쉬운 것이다. 거기에 위쳇이라는 아주 막강한 메신저를 통해 확산 효과가 뛰어난 점을 텐센트는 잘 활용했다. 

텐센트의 위쳇을 중심으로 한 돌풍과 함께 최근엔 HTML5 게임들도 수익을 올릴만한 수준의 게임들이 나오기 시작하며 중국에서도 HTML5가 차세대 플랫폼으로도 주목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HTML5 게임은 중국 내에서 수요가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수출을 위해 시도해볼 만한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