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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화, 유토피아? ①] 아마존이 나서니, 모두가 따라 했다아마존이 당긴 화살, 글로벌 무인화 확산시키다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한국의 유통업계 지형도가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무인화와 자동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굳이 말하자면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이끄는 변화로 설명되는 ‘아마존화’라고도 할 수 있겠다. 최근 유통업계의 무인화와 자동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ICT 기술의 발전이다. 사람이 없더라도 얼마든지 결제를 할 수 있을 만큼 첨단 시스템이 개발되고 적용되고 있기에 가능해진 것이다. 중후 장대형 산업에서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고 있는 시점에 유통업계도 ICT 기기가 인간을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가치 판단을 떠나 이미 전 세계에 확산되고 있는 유통 무인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유통 운영의 효율을 강조하는 무인화는 경제 주체에 따라 정반대로 해석되고 있다.

멀리 갈 필요 없이 우리나라로 범주를 좁히면 유통업계 무인화 혹은 자동화는 급격한 인건비 상승, 주 52시간제 근무 등을 감안하면 유통업체가 할 수 있는 지극히 당연한 선택지다. 그들에겐 일종의 유토피아, 즉 낙원(樂園)을 발견한 셈이다. 그러나 학자금이나 생활비를 버는 이들의 일자리를 줄인다는 점에서 시간제 일자리 근로자나 구직자들에게 유통 무인화는 디스토피아(역(逆)유토피아, 암울한 미래)다.

무인화는 사람의 가치보다 투입에 따른 산출물의 극대화 즉 생산 극대화를 꾀하는 기업 의 브레이크 없는 이익추구로 전통 유통업계는 물론 다른 분야로 급속하게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인건비 등 각종 부담이 짓누르는 무게를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무인화 자동화를 어쩔 수 없이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유통업계에서는 어떤 식의 무인화가 확산되고 있으며 여기에 대해 업계는 어떤 가치 판단을 하고 있을까.

모든 것의 시작, 아마존

아마존이 미국 시애틀 본사에 선보인 세계 최초의 무인 슈퍼마켓 ‘아마존 고(Amazon GO)’는 전 세계 유통업계를 경악하게 했다. 계산대와 계산원이 없는 이 점포는 2016년 12월 문을 열고 아마존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험 운행되다가 지난 1월 22일부터 일반 고객들에게도 개방됐다. 아마존 고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컴퓨터가 사람의 눈 같이 이미지를 인식하는 기술) 등 첨단기술이 활용된 무인점포다. 아마존에 회원 가입을 하고 스마트폰에 아마존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한 고객이라면 누구든 아마존 고를 이용할 수 있다.

▲ 아마존이 선보인 세계 최초 무인 편의점 '아마존 고' 출처= 아마존

앱을 구동하고 QR코드를 출입문에 대면 매장에 들어갈 수 있으며 고객이 사고 싶은 상품을 집어들면 천장에 달린 수많은 카메라와 블랙박스 센서들이 소비자가 선택한 상품을 자동으로 감지한다. 쇼핑을 하다 물건을 다시 진열대에 가져다 놓으면 계산에서 제외되고 반품이나 환불도 앱으로 가능하다. 고객이 점포의 문을 나서면 앱에 연결된 신용카드로 구매 비용이 결제된다. 쇼핑 과정에 필요한 관리 인력은 없다. 물론 아직까지는 인공지능이 상품을 판독하는 데 제한이 있어 매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인원수는 50~60명 이하로 제한되고 있지만 아마존은 곧 이를 해결할 기술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아마존고에 자극을 받은 아마존의 경쟁사이자 미국의 소매업체 월마트(Walmart)는 미국 내 50개 점포에 매장 관리용 인공지능 로봇 보사노바(Bossa Nova)를 배치했고 120개 매장에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바코드 스캔 결제 시스템을 설치했다. 이것을 시작으로 전 세계 유통업체들은 무인화의 흐름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 월마트 인공지능 로봇 보사노바 출처= 보사노바 홈페이지

글로벌 유통의 무인화 확산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 1위 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주 마윈은 “(소비자들이) 냉장고가 필요 없는 시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기존 유통업의 구조를 완전히 바꾸겠다는 메시지였다. 이에 최근 중국 유통업계는 ‘신유통(新零售)’이라고 불리는 흐름의 변화가 확산되고 있다. 신유통은 말 그대로 새로운 유통, 즉 첨단 IT기술이 적용된 유통을 의미한다. 중국의 신유통이 이끌고 있는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바로 편의점의 무인화다.

중국 정부가 국내 업계를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중국 편의점 브랜드는 약 260개에 이르렀다. 중국 유통업계에서는 무인 편의점이 일반 편의점 점포 1개 개점 비용의 80%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는 것과 일반 편의점보다 제품 가격이 약 5% 저렴하다는 점 때문에 각광받고 있다.

▲ 중국 무인편의점 빙고박스. 출처= 빙고박스

최근 중국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무인점포로는 무인 편의점 빙고박스와 볜리펑(便利蜂), 허마셴성(盒马鲜生), 무인카페 타오카페(淘咖啡) 등이 있다. 중국의 유통 스타트업 빙고박스(Bingobox)는 상하이를 중심으로 현재 약 100개의 무인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빙고박스는 올해 안으로 중국 전역에 무인 편의점을 50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중국 매체 <텐샤왕상>(天下网商)이 발표한 중국 편의점 발전 추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무인 편의점 시장 규모는 389억4000만위안(약 6조5894억원)으로 파악됐다. 중국의 유통 전문가들은 중국 무인 편의점 시장규모는 오는 2022년까지 1조8105억위안(약 306조3728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은 젊은 경제 인구가 늘어나지 않는 ‘인구 절벽’에 따른 구인난과 포화 상태에 이른 편의점 업계가 찾은 해결책으로 무인화 자동결제 시스템이 적극 도입되고 있다. 일본의 편의점 브랜드 세븐일레븐은 266억엔(약 2700억원), 패밀리마트는 108억엔(약 1100억원)을 투자해 자동 결제기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5대 편의점 업체(세븐일레븐·로손·패밀리마트·미티스톱·스리에프)는 오는 2025년 일본 전역에 5만개 점포에 무인 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정훈 기자  |  pjh5701@econovill.com  |  승인 2018.09.12  17: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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