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은 짜릿합니다. 극도의 긴장과 불안, 공포를 이겨내고 불가항력적인 감금상태에서 탈출을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해야 합니다. 그래서 탈출은 스토리 플롯 중에 구출이나 추적처럼 짜릿한 플롯 중의 하나입니다.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이 탈출 플롯은 곳곳에서 그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사람들은 스스로 갇히고 가까스로 탈출하는 과정에서 오싹함과 짜릿함을 체험하며 폭염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2010년부터 탈출게임 카페, 온라인 탈출게임은 인기를 끌었지만, 올해는 유난히 새로운 개념의 탈출게임이 생겼죠. TV에서는 이 탈출을 소재로 예능 프로그램이 방영됐고, 또 극장과 농촌에서도 고객에게 탈출 체험을 통해 시원함을 선사했습니다.

 

# 나가야 산다, tvN <대탈출>

tvN의 <대탈출>은 ‘방탈출 카페’의 예능 프로그램 버전입니다. 방탈출 카페는 방에 갇힌 사람들이 탈출하기 위해 온갖 추리를 하는 놀이 공간으로, 숨겨진 이야기를 찾는 데서 재미가 커집니다. 이 역시 비디오 게임인 탈출 게임을 현실세계로 재현해서 만들었죠. 방탈출 카페에 익숙한 20대, 30대에게 tvN의 <대탈출>은 금방 인기를 끌 수 있었습니다.

<대탈출> 역시 출연자들이 단서를 하나하나 찾아 추리하면서 이야기의 진실을 퍼즐처럼 맞춰나갑니다. 도박장, 악령감옥, 폐병원 등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단서를 찾아 추리해가며 각 장소에 숨은 진실을 드러내는 묘미가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tvN의 <대탈출>을 통해 간접 방탈출을 하며,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오싹함과 짜릿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영화 그 이상의 짜릿함, CGV ‘미션브레이크’

영화 그 이상의 감동을 주고자 CGV는 방탈출카페 브랜드 비트포비아와 함께 ‘미션브레이크(Mission, Break)’를 CGV용산아이파크몰에 만들었습니다. 미션 브레이크는 제한된 시간 안에 극장 곳곳에 있는 단서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체험형 방탈출 게임입니다. 테마룸마다 다채로운 콘셉트 설정과 역할 부여로 게임을 흥미롭게 만들어 체험에 참여한 고객에게 그 짜릿함 이상을 주고자 했습니다.

테마룸 콘셉트는 ‘시그널1989 : 용산동 연쇄 살인사건’, ‘시그널2018:원장 일가족 자살사건’, ‘봉인의 탑 : 마법사의 길’, ‘시간거래소’, ‘탐정훈련소 : 톱스타 A 피살사건’ 등 5개의 공간으로 흥미롭게 구성되었습니다.

 

# 미로는 헤매야 제맛이죠, 강릉 ‘옥수수미로’

‘옥수수미로(迷路)’는 강릉 강소농 농부들과 사회적 기업 ‘너와나의농촌’이 만든 국내 최초 옥수수밭 탈출 체험장입니다. 옥수수미로는 아이들에게는 거친 흙을 밟으며 천 평의 옥수수밭을 달릴 수 있는 자연의 놀이터이고, 어른들에게는 옥수수밭에서 뛰어 놀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하는 추억의 장소입니다.

강원도 강릉시 순포습지에 낮게 앉아있는 천 평의 땅에 한번 갇히면 탈출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헤매게 만드는 복잡한 옥수수미로를 만들었죠. 또 미션으로 옥수수미로 안에 숨겨진 12지신(支神) 동물을 찾아야 합니다. 미션을 수행하면 옥수수를 상품으로 받고 옥수수 인형 만들기 체험, 치즈 옥수수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말띠, 소, 용, 돼지 등 우리의 띠인 12지신을 미션의 테마로 한 이유는 농사와 관련된 계절, 시간, 땅이 모두 12지신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밤에 하는 옥수수미로 탈출은 더 오싹합니다. 달빛에 비친 옥수의 큰 키가 마치 도깨비처럼 보여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등골이 오싹해서 무더위 탈출에 효과가 있답니다.

▲ 옥수수미로, 사진 : 너와나의농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