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시애틀의 공항에서 ‘호라이즌 에어’의 직원이 공항에 세워져 있던 비행기를 탈취해서 비행을 한 사건이 있었다.

자살을 목적으로 비행기를 훔친 것으로 보이는 이 직원은, 항공기 조종사가 아니라 호라이즌 에어의 지상직 직원으로 활주로에서 비행기를 안내하고 항공기에 짐을 싣는 일 등을 했다.

조종사도 아니고 비행기 조종 자격증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민간 여객기를 운행했는지에 대해서 사람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공항 관제탑과의 교신에서 여러 차례 비행 관련 게임을 했다고 밝힌 것에 따라 모의 비행장치 연습을 했을 것으로 추측해볼 뿐이다.

조종사가 아닌 지상직 직원이 비행 관련 지식이 있고 실제로 조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상당히 놀랍지만, 미국에서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를 운항할 수 있는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승객을 싣는 민간 항공기나 화물 운송기 등의 상업적 목적의 비행기를 조종하기 위한 취업을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본인의 필요에 의해서 비행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최근 들어 레저나 업무의 이유로 자가용 비행기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넓은 땅덩이 탓인지 오래 전부터 비행 자격증을 보유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비행기 자격증은 대략 3종류로 나뉘는데 1단계는 자가용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인 PPL(Private Pilot’s License)로 경비행기를 운행하는 경우다. 미국에서는 종종 농업에도 경비행기가 이용되고 취미로 경비행기를 조종하는 사람들이 많다.

경비행기는 보통 2~8좌석이 있으며 낮은 고도에서 날게 되는데, 경비행기를 자가용 비행기 자격증으로 운행할 경우 돈을 받고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

개인의 비즈니스 목적으로 비행할 수는 있지만 다른 사람들을 태우고 돈을 받거나 다른 사람에게 고용돼서 비행기를 조종해서는 안 된다. 해당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최소 연령은 17세다.

자가용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보다 취득이 쉽지만 제한이 따르는 자격으로는 학생 비행 자격(Student Pilot Certificate)이 있는데, 이는 특정 모델의 비행기만 조종할 수 있다.

스포츠 비행 자격(Sport Pilot Certificate)은 일정 카테고리의 비행기만 조종할 수 있으며 학생 비행자격과 스포츠 비행자격 모두 16세부터 취득이 가능하다.

취미를 위한 레크리에이션 비행 자격(Recreational Pilot Certificate)은 스포츠 비행 자격보다는 조금 큰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으며 자격 취득 최저 연령은 17세로 한 살 많다.

영리 목적의 비행이 가능한 것은 사업용 조종사 자격증인 CPL(Commercial Pilot’s License)이나 운송용 조종사 자격증 ATP(Airline Transport Pilot) 소지자부터다.

CPL 자격증 소지자는 돈을 받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고용돼서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지만 민간 여객기와 같이 스케줄에 따라 운항하는 비행기를 책임지기 위해서는 ATP 자격증이 필요하다.

사업용 자격증은 18세부터 취득이 가능하며 조종 관련 최상위 자격인 운송용 자격은 그보다 3세 많은 최소 21세부터 취득할 수 있다.

2017년 기준으로 미국에는 약 60만9000명이 넘는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 소지자가 있다.

이 수치는 과거에 비해서는 다소 감소한 것으로 1980년에는 82만명이 자격증을 보유했고 1990년에는 70만명, 2000년에는 62만명이 비행 자격증을 보유했다.

2017년 기준으로 미국 내에서 학생비행 자격 소지자는 12만명, 스포츠와 레크리에이션 비행 자격 소지자는 각각 220명과 5157명이며 자가용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 소지자는 17만4000여명이다.

사업용 자격증 소지자는 10만4322명이며 운송용 자격증 소지자는 15만2933명이다.

이 수치는 직업으로 비행기를 조종하는 사람들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취미나 스포츠를 위해서 비행기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