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우즈는 병적인 바람기로 인해 결혼과 함께 자신이 애써 이뤄온 모든 명예를 원샷에 날려버렸다, 골프공 대신 날아가는 결혼반지에 눈길이 쏠린다.

골프 황제로 불리던 타이거우즈가 골프 제왕에서 뜨악한 섹스 스캔들로 인해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기 까지 그에 관한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아무튼 그는 여전히 골프 황제로 통한다.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가 왜 황제로 불리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1975년 12월 30일생인 타이거우즈는 세살때 네이비 디스트로이어 코스에서 48타를 치면서 골프 신동의 탄생을 세상에 알렸다. 15세였던 1991년 US주니어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3연패를 달성하며 기대주로 급부상했다.

1996년 8월 프로로 입문하면서 나이키와 5년간 4000만달러 계약을 맺은데 이어 타이틀리스트와 또 다른 2000만달러의 계약을 했다. 당시만 해도 프로나 언론계에서 그런 타이거 우즈를 반짝 스타 정도로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데뷔 첫 해인 1996년, 라스베이거스 인비테이셔널과 월드 디즈니 클래식에서 우승컵을 번쩍 들면서 롱런 스타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후 마스터스, 뷰익인비테이셔널 ,AT&T 페블비치 내셔널. 2005년 US오픈 브리티시 오픈 PGA챔피언십 등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1997, 1999~2003년 연속 PGA투어 ‘올해 최고의 선수’로 선정되는 영예를 거머쥐게 됐다.

흑인으로서 겪어야 할 수많은 고통을 이겨냈다는 점에서 우즈의 인기는 더욱 높았다. 당시만 해도 흑인을 거의 볼 수 없었던 골프장에서 타이거 우즈가 이런 저런 인종차별을 겪은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더욱이 그가 연습하는 골프장 끝에는 개인 주택들이 많았고, 멀리 떨어져 있어 공을 치더라도 그곳까지 공이 넘어가지 않았지만 흑인에 대한 반감때문인지 하루에도 몇 차례씩 골프장 클럽하우스로 불편 신고가 들어왔다고 한다. 신고 내용은 주로 “어떤 흑인이 무식하게 공을 쳐서 내 집까지 골프공이 날아와 유리창을 부쉈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골프장내 유일한 흑인이었던 우즈의 마음고생이 어떠했는지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아 보인다.

우즈는 프로로 데뷔 할 때 엄청난 계약금을 받아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샀다. 특히 같은 투어를 뛰고 있는 프로들로부터는 부러움이 아니라 엄청난 미움을 샀다. 원인은 한가지. 돈때문이야~ 돈때문이야~.

같은 투어를 뛰는 프로선수들이 자신의 스폰서를 우즈한테 빼앗기는 바람에 돈줄이 끊겨버렸기 때문이다. 각 회사마다 일 년 단위로 마케팅과 계약금 예산을 수립할 때 무려 10명의 선수에게 돌아갈 돈이 모두 타이거 우즈에게 쏠리면서 상당수가 스폰서가 끊기는 아픔을 겪었다는 얘기다. 게다가 스폰서가 떨어진 선수들에게 타이거 우즈는 조금도 미안해하지 않았을뿐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존재감과 우월감을 표시해 더큰 불만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전해졌다.

유명한 프로선수인 퍼지 조울러가 흑인인 그를 조롱하는 듯한 인터뷰를 했다가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인종차별주의자로 몰려 맹비난을 당했고 스폰서까지 한꺼번에 잃는 등 예상치 못한 고초를 겪었다. 그는 공식적으로 우즈에게 사과를 했지만 외면당했고, 숙소까지 찾아가 용서를 구했지만 문조차 열어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우즈는 피부색으로 인한 숱한 고통을 이겨내고 더 많은 에너지를 시합에 퍼부어 그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경지에 올라서는 굳은 심지의 사나이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그도 요즘은 많이 주눅이 들어보인다. 바로 여자 관계로 인한 스캔들 때문이다. 골프 영웅 우즈는 부인에게 골프채로 얻어맞아 스타일을 구겼다. 길고 긴 바람의 꼬리를 잡혔기 때문이다. 남편이 다른 여자와 몰래 은밀한 문자질도 모자라 폰 비디오로 포르노 이상의 내용들을 주고받았으니 그 어떤 여자도 참기 어려운 모욕과 배신을 느꼈을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이 일로 골프계의 제왕 우즈에게 실망하는 팬도 많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럴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남자는 원래 그런 동물’이라며 그를 옹호하는 목소리는 한 여자의 고백을 시작으로 급속히 묻혀버리고 말았다. 타이거의 파트너는 한 명이 아니라 열 명 이상이었고 집 근처 식당부터 부인과 가까운 사람들의 이름까지도 오르내리는 지경에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바람둥이를 벗어나 정신질환으로 여겨질 그의 행각으로 인해 사람들은 ‘우리는 문제가 매우 심각한 정신병자를 우상으로 섬겼다’는 뒤늦은 후회를 하기도 했다.

영웅 타이거, 제왕 타이거, 열정의 우상 타이거는 더 이상 없다. 그는 결국 지금까지 피나게 벌어들인 상금과 스폰서 계약금 모두 위자료로 내주고 부인과도 이혼하고 말았다. 모든 여자들이 그를 비웃으며 떨어져 나갔고 그는 외톨이가 됐다. 그후 우즈는 부상을 이유로 시합에 참가하지 않아 팬들을 궁금하게 했지만 가끔 나오는 시합마저 예선에서 탈락하는 등 굴욕을 당하기 시작하며, 외부시선을 피하기 위해 평생 쓰지 않던 선글라스를 쓰고 나오는 일도 많았다.

그의 부상 부위는 무릎이었지만 사람들의 손가락질과 비웃음이 우즈의 가장 두려운 적이었으리라. 그래도 시간이 약이라고 했던가? 최근 호주에서 열린 에미리츠 시합에서 보인 우즈의 표정은 매우 편안해보였다. 과거 에는 버디나 이글을 하면 엄청난 세리머니와 미친 듯 환호를 지르며 자아도취에 빠졌는데 더 이상 그런 모습을 보기 어려울 듯 하다. 관중들도 예전만큼 그에게 광적인 응원과 환호를 보내지 않았다. 그는 신도 아니요 제왕도 아니요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었다.

골프는 인생과 같다. 굴곡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컴백한 그가 또다시 예전의 황제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골프 역사를 새로 쓰던 기개를 모아 다시 부활하는 포효하는 호랑이, 그런 타이거 우즈를 다시 보고 싶다.

여민선 프로 minnywear@gmail.com
LPGA멤버, KLPGA정회원, 자생 웰니스센터 ‘더 제이’ 헤드프로, 방송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