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최근 위기로 저희 직원들이 불철주야 위기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희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외부에서 잘 모르면서 비판만 합니다. 전부 대응해 제대로 처리해주고 있는데, 자꾸 언론이나 온라인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억울한데 원래 이런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개념을 좀 더 고민해 보기 바랍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란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행하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외국에서 사용하는 위기 커뮤니케이션(Crisis Communication)이라는 표현에는 더욱 직접적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즉 위기에 대해 커뮤니케이션한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한국적 생각으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은 ‘알릴 것은 알리고, 피할 것은 피한다’ ‘위기 시 우리에게 유리한 것만 선별해 커뮤니케이션한다’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하는 사과나 책임의 표현’ 또는 ‘위기 때 실행하는 입체적 언론관계’와 같은 아주 단편적이고 일방적 개념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적절하거나 정확하지 않은 개념입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서 해당 기업이 위기에 대해 커뮤니케이션하는 활동이라고 종합하면 어떨까 합니다. 위기에 대해 커뮤니케이션한다? 이 의미를 구체적으로 풀어보면 먼저 해당 위기가 어떤 것인지를 이해관계자들에게 설명한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위기관리 주체인 자사의 관점이 포함되게 됩니다.

그 다음은 해당 위기를 어떻게 관리하는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입니다. 자사가 어떻게 이 위기를 관리하고 있는지, 관리할 것인지 등에 대해 자세히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죠. 여기에는 위기관리 주체인 자사의 위기관리 원칙과 책임 그리고 노력이 포함됩니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해당 위기를 앞으로 관리해 나갈 것인지, 재발이나 피해를 어떻게 최소화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입니다. 개선안이나 재발방지 플랜이 주요 주제가 됩니다. 여기에는 위기관리 주체인 자사의 의지와 약속이 들어갑니다.

질문 내용을 보면 회사에서는 이와 같이 제대로 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여러 대응을 하고 있음에도 외부에서는 잘 알지 못한다는 말의 의미는 자사가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적절하게 수행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관점의 차이가 되겠습니다.

평소 회사에서는 어떤 중요한 이벤트나 정책이나 신제품 출시와 관해서는 모든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집중해서 커뮤니케이션하곤 합니다. 타깃으로부터 최대한의 인지와 이해를 이끌어내려 노력합니다. 그 초기 노력의 효과가 좋지 않다면, 두세 번 다시 여러 다양한 채널과 메시지들을 투입해서라도 타깃의 관심을 좀 더 이끌어내려 노력합니다. 이런 노력을 기억해보기 바랍니다.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노력과 그 노력을 비교해 보기 바랍니다. 평소 집중 반복했던 그만큼의 커뮤니케이션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우리가 어떻게 해당 위기를 관리하고 있는지 열심히 설명하고 자주 업데이트된 자료를 내고 있습니까?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된 위기관리 결과를 공유하고 있습니까? 광고, 기사, 인쇄물, 포스터, 레터, 이메일, 홈페이지 팝업 또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자사가 어떻게 위기를 관리하고 있는지 만족스럽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있습니까?

문제는 위기에 대해 커뮤니케이션하지 않아서 발생합니다. 위기란 것을 대부분 감추려 하고, 축소하려 하고, 자칫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않을까 부담스러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사가 열심히 최선을 다해 위기를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도 커뮤니케이션을 주저합니다. 당연히 외부에서는 회사가 제대로 커뮤니케이션하지 않는 사실까지 챙겨가며 이해해 주지는 않습니다.

만약 자사가 제대로 위기를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정확하게 이해받고 싶다면, 현재보다 10~100배 더 활발히 커뮤니케이션하십시오. 커뮤니케이션하지 않으니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관점을 바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