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석유제품 판매가격이 6월 넷째 주부터 7주 연속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지난 9일(현지시각) 이틀 연속 하락했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 인도분은 배럴당 66.8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세계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10월 인도분은 배럴당 72.0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에 따르는 유가상승 요인을 압도했다. 미‧중의 무역전쟁이 심화하면서 미국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유가상승 압력을 저지했다. 

중국 상무부는 8일 홈페이지에서 “16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 달 6일 중국산 제품 340억달러 규모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데 이어, 160억달러 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추과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나온 보복조치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이 공식 발표한 대미 관세 품목에 원유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중국 국영 석유업체들이 미국산 원유 매입을 대폭 축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 물량은 140만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유가 반등을 막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는 이란산 원유 공급부족을 일으켜 유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산유국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3대 산유국인 이란은 하루 약 250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경제제재로 이란산 원유 공급이 하루 약 10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 2018년 8월 둘째 주까지 국내 휘발유 가격 추이. 출처=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석유제품 판매가격도 올랐다.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2.5원 상승한 리터당 1616.5원으로 나타났다. 경유는 2.5원 오른 리터당 1417.3원, 등유는 0.4원 상승한 리터당 944.9원이다.

상표별 판매가격은 최고가를 나타낸 SK에너지와 최저가를 보인 알뜰주유소가 모두 올랐다.

SK에너지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2.5원 오른 리터당 1633.2원이고, 경유는 2.4원 상승한 1433.9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알뜰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2.1원 오른 리터당 1593.8원이고 경유는 2.0원 상승한 리터당 1393.8원으로 최저가다.

▲ 8월 둘째 주 전국 평균 휘발유 판매가와 지역별 휘발유값 비교표. 출처=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

지역별 판매가격은 최고가 지역인 서울과 최저가지역인 대구가 모두 올랐다.

서울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3.5원 상승한 리터당 1702.1원으로 전국 평균 가격 대비 85.6원 높은 수준이다. 대구 휘발유값은 전주 대비 1.5원 오른 리터당 1590.4원으로 최고가 지역인 서울 대비 111.7원 낮은 수준이다. 전국 평균 휘발유 판매가는 전주 대비 2.5원 상승한 리터당 1616.5원이다.

한국석유공사는 “국제유가는 미국의 이란 제재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고, 미‧중 무역 갈등 심화는 상승폭을 제한했다”면서 “국내제품가격은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