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부동산인포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강남 4구 전셋값이 송파구를 제외하고 7월 들어서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일부 지역에 입주가 집중되면서 잔금 등을 빨리 확보하기 위해 시세보다 저렴하게 전세를 내놨던 상황이 정리됐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는 10일 서울 강남 4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강동구) 전셋값이 7월 들어 플러스로 반등했다고 밝혔다.

실제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강남구 0.11%, 서초구 0.16%, 강동구 0.13%로 3개구는 7월 들어 모두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만 지난 3월부터 마이너스 변동률을 이어온 송파구는 7월에도 –0.12%를 기록했다.

봄 성수기였던 3~5월 강남권 대부분 지역은 전세가격이 하락했다. 서울 근교 입주물량 증가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시행, 이주비 대출 규제 등으로 이주시기가 불투명해지면서 단지 거주자들의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초구에 7월 1000가구가 넘는 신반포3차와 반포경남 아파트가 관리처분을 받은 직후부터 바로 이주를 시작하는 등 재건축 이주가 속속 시작되면서 전세시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상반기 입주단지 입주도 마무리되면서 전세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8월 이후 연말까지 강남 4구에서 입주하는 가구는 총 1만2293가구로 이중 송파구 가락동에 입주하는 헬리오시티 9510가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어 서초구와 강남구에서도 각각 1933가구, 850가구가 집들이에 나선다. 올 연말부터 내년 연초 사이에 강남과 서초, 송파구 내 입주물량이 끝나면 전세가격 역시 안정을 찾을 것이란 분석이다.

서초구는 오히려 전세난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올해 8월부터 내년 말까지 17개월 동안 2706가구가 입주할 예정이지만 올 7월부터 이주단지가 8800여가구에 이르기 때문이다. 7월 이주를 시작하는 신반포3차(1140가구), 반포경남(1056가구) 이외에도 한신4지구(2800여가구),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3500여가구)도 이주에 나설 예정이지만 이에 비해 입주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방배동 일대에서 추진 중인 주택 재건축정비사업들이 이르면 연내 또는 내년 중으로 이주할 것으로 전망돼 전세난이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내년부터 1만여가구가 입주를 준비 중인 강동구다. 강동구는 올해 72가구만 입주했지만 내년 총 5개 단지에서 1만896가구가 입주한다. 이들 5개 단지는 모두 고덕, 암사, 명일지구 일대에 분포하고 있다.

현재 송파구 전셋값 하락이 헬리오시티발이란 것을 감안할 때 강동구 내 비슷한 입지에서 1만여가구 입주는 전세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올해 5900여가구 규모의 둔촌주공이 상반기 이주를 진행하면서 헬리오시티 1만여가구 입주에 따른 전세가격 하락을 어느 정도 상쇄시켰다고 본다면 내년에는 이 같은 이주물량이 없다.

권 팀장은 “강동구 입주물량은 하반기에만 8996가구가 집중돼 하반기에 하락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며 강동구 고덕지구와 가까운 하남 미사강변도시 등의 지역도 전셋값 약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