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대표 ICT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의 올해 2분기 실적이 발표에서 둘다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정도로 덩치가 커지고 있으나 영업이익 하락세가 뚜렷하게 보이는 공통점을 드러냈다. 덩치 대비 효율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하반기 공격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선언한 대목도 비슷하다.

네이버는 지난달 26일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매출 1조3636억원, 영업이익 250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2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전년 동기 대비 20.7% 수직상승했고 1분기 대비 4.2%나 늘어났다.

▲ 네이버가 2분기 매출 1조3636억원, 영업이익 2506억원을 기록했다. 출처=네이버

사업 부문별 매출과 비중은 광고 1487억원(11%) 비즈니스플랫폼 6116억원(45%) IT플랫폼 857억원(6%) 콘텐츠서비스 317억원(2%) 라인 기타플랫폼 4859억원(36%)으로 집계됐다. 주력인 광고는 모바일 메인 상품이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전반적으로는 성장률이 둔화됐지만, 전년 동기 대비 11.1%, 1분기 대비 11.7% 증가하며 준수한 흐름을 보였다.

비즈니스플랫폼은 모바일 검색광고 상품의 성과가 개선되고 쇼핑검색광고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며 전년 동기 대비 17.2%, 1분기 대비 3.2% 증가했고 IT플랫폼은 네이버페이 성장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73.4%, 1분기 대비 18.3% 증가했다. 콘텐츠서비스는 웹툰과 V LIVE의 성장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27.0%, 1분기 대비 7.3% 증가했고 라인 기타플랫폼은 전년동기 대비 21.6%, 1분기 대비 1.0% 증가했다.

각 사업부문의 고른 매출 성장세와 달리 영업이익은 3분기 연속 떨어지고 있다. 신사업 투자의 여파, 글로벌 시장 경쟁, 국내 인터넷 사업 안정세가 겹치며 성장의 여백이 줄었다는 평가다. 기술기반 플랫폼 전략을 추구하기 위해 신사업 투자에 집중하면서 영업이익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블록체인과 가상통화 등 영역을 가리지 않는 신사업 진출이 이어지며 전선이 지나치게 넓어졌다는 지적이다.

매출 대비 효율이 나오지 않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으나, 네이버는 하반기 닥공(닥치고 공격) 흐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향후 3년간 콘텐츠 인프라 확보를 위해 6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네이버랩스를 중심으로 기술기반 플랫폼 역량을 키우면서 다양한 시장의 영향력을 모두 가지겠다는 야망이다. 한성숙 대표는 “글로벌 수준의 인재 영입을 포함해 전방위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며 기존 서비스의 경쟁력은 유지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건비 상승 부담까지 감내하며 '공격앞으로'를 외치겠다는 뜻이다.

카카오도 네이버와 사정이 비슷하다. 덩치는 커졌지만 효율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나 하반기 무조건 닥공을 외치고 있다.

카카오는 2분기 매출 5889억원, 영업이익 276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발표했다. 정부의 은산분리 완화 기조에 힘입어 카카오뱅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나 매출은 높고 영업이익은 낮아지고 있는 현상은 피할 수 없다. 분기 연속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며 2분기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1분기 대비 38% 줄어들었다.

카카오의 2분기 매출을 보면 고른 성장세가 눈길을 끈다.

▲ 카카오는 2분기 매출 5889억원, 영업이익 276억원을 기록했다. 출처=카카오

광고 플랫폼 부문 매출은 계절적 성수기 효과, 신규 광고 플랫폼인 카카오모먼트의 효과로 1분기 대비 8% 성장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도 캐쉬프렌즈, 알림톡 등 카카오 기반 광고 매출의 성장으로 10% 성장한 1664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플랫폼 부문 매출은 게임, 뮤직, 유료 콘텐츠 부문의 고른 성장세에 힘입어 1분기 대비 6%, 전년 동기 대비로는 29% 증가한 3028억원을 기록했다.

게임 콘텐츠 매출은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적인 수익화로 1분기 대비 6%, 전년 동기 대비 42% 늘어난 역대 분기 최대치인 1116억원을 달성했으며 뮤직 콘텐츠 매출도 2분기 멜론 유료 가입자가 13만명 이상 증가하며 1분기 대비 3%,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한 1305억원을 기록했다. 기타 콘텐츠 매출도 카카오재팬의 픽코마와 카카오페이지의 유료 이용자가 대폭 증가하며 1분기 대비 13% 성장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도 결실을 맺기 시작한 IP 투자와 다양한 프로모션 효과로 57% 성장한 607억원을 기록했다.

기타 부문 매출은 커머스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등 신규 사업 매출 기여도 증가로 1분기 대비 4%, 전년동기 대비 45% 증가한 119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상승세가 강하지만 영업비용도 높아졌다.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픽코마 등 신사업 마케팅 비용 증가와 카카오페이지를 비롯해 멜론 등의 매출 증가에 따른 수수료 증가, 신규 편입 연결 회사와 신사업 부문에서의 채용 인원 증가로 인한 인건비 상승 효과로 1분기 대비 163억원, 전년동기 대비 1375억원 증가한 5613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신규 사업 투자, 인건비 상승 등으로 매출 대비 효율이 낮아지고 있으나 하반기 닥공을 선언했다. 광고 부문에서는 신규 광고 플랫폼인 카카오모먼트를 전체 디스플레이 상품으로 확대 적용해 광고 매출 성장 속도를 내고 게임 부문에서는 배틀그라운드로 PC 게임 부분의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다지는 한편 모바일 게임에서 카카오프렌즈 IP 기반 신작 게임으로 매출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와 카카오 M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연내 신규 법인으로 분사할 음악과 영상 컴퍼니는 글로벌 시장 공략의 첨병으로 삼겠다는 계획도 나왔다.

카카오페이가 2분기 기준 거래액 4조원을 돌파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진화도 관전 포인트다. 하반기 즉시배차를 검토하며 스마트호출 경쟁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는 내년 초를 목표로 블록체인 메인넷을 공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