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

▲ FAO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지난 6월에 이어 7월에도 하락했다. 출처=농림축산식품부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유제품과 설탕이 6%대의 하락세를 보이는 등 5개 품목 모두 약세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유엔식량농업기구(FAO)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 6월(175.3포인트)보다 6.5포인트 하락한 168.8포인트로 집계됐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올 초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지난 6월을 기점으로 두 달 연속 하락했다.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인 품목은 유제품이다. 지난달 213.2포인트보다 6.6% 하락한 199.1포인트를 기록했다. 7월 기준 유제품 가격은 올 1월과 비교해 10.7% 높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8% 낮은 수준이다. 버터와 치즈, 탈지분유, 전지분유 등 모든 유제품 가격이 하락했다. 이는 뉴질랜드를 비롯한 주요 생산국의 유제품 공급물량 확대가 가격 하락의 주 요인으로 분석됐다.

설탕은 166.7포인트로 집계됐다. 지난달(177.4)보다 6.0% 하락한 수치다. 설탕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약 20% 낮은 수준으로 형성됐는데, 인도·태국 등 주요 설탕 공급국의 생산성 향상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 최대 설탕 생산·수출국가인 브라질의 가뭄 장기화 따른 설탕 생산량 감소와 함께 사탕수수를 바이오에탄올 원료로 활용되는 비중이 높아져 하락 폭이 일정 부분 제한된 것으로 FAO는 분석했다.

곡물은 지난달(166.8포인트)과 비교해 3.6% 하락한 160.9포인트를 기록했는데, 쌀의 수출가격 약세 때문. 세부적으로 밀은 7월 전반기까지 하락했으나. EU·러시아의 생산 감소 전망으로 7월 말에는 수출가격이 상승했다. 옥수수도 수요 약화와 미국의 생산량 증가 전망으로 하락세를 유지하다가, 밀과 마찬가지로 월말이 다가올수록 기상악화 우려와 수출이 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다만, 쌀은 인디카쌀과 향미(香米) 수요 감소와 함께 일부 태국·인도를 비롯한 주요 쌀 수출국의 환율 변동으로 지난달보다 하락했다.

7월 141.9포인트로 전월(146.1포인트)보다 2.9% 감소한 유지류는 6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2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로 팜유와 대두(콩)유의 가격 약세 때문으로 분석됐다. 팜유는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주요 생산국에서 재고가 풍부한 반면, 수출이 부진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대두유도 수요 약세와 함께 세계 3대 대두유 생산국 중 하나인 미국의 대두유 공급량 증가가 가격하락의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유채씨유는 바이오연료 생산자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난 반면, EU의 생산량 감소로 가격은 상승했다.

육류는 지난달(174.0포인트)보다 1.9% 하락한 170.7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대형 육류 수출국인 브라질에서 트럭기사들의 파업 장기화로 육류 운송·유통 문제가 발생해 수출량이 감소한 측면이 크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가금육 가격은 하락했으나, 양고기 가격은 중국과 미국의 수입 확대로 소폭 상승했다.

한편, 세계식량가격지수는 FAO가 1990년부터 곡물·유지류·육류·낙농품 등 55개 주요 농산물의 국가가격동향을 점검해 매월 발표하는데, 2002년부터 2004년까지 가격 평균을 100으로 잡아 상대적인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