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항공 운항통제실 전경.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매일 매시 매초 긴박하게 움직입니다. 센터 직원들이 관찰하는 항공기에 제 가족이 타고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어요.”

지난달 30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제주항공 본사 운항통제실(OCC, Operations Control Center)에서 만난 김상훈 운항통제본부장이 통제실 전면부에 설치된 모니터를 보며 이같이 설명했다.

운항통제실 전면 8개의 모니터는 항공기 위치와 운항정보, 기상, 공항 상태 등 비행기 이륙부터 착륙까지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를 관찰하는 운항통제실 직원 역시 분주하게 의견을 교류하고 있었다.

항공통제실은 워낙 바쁘게 돌아가는 탓에 운항통제실은 책상과 의자가 있는 사무실이지만 서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많다. 365일 잠들지 않는 이 조직은 항공기 운항 준비부터 운항 종료 후 사후분석까지 각종 시스템을 활용해 정확하고 안전한 운항을 지원하는 하나의 팀처럼 보였다.

김상훈 본부장은 “3교대로, 1비번 체제로 4팀이 24시간 항공 운항 컨디션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한순간도 눈을 떼기 어려워 피로가 많은 일이지만 직원들은 생명을 책임지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항통제실은 항공기의 안전한 운항을 관리하는 곳으로, 항공기가 어느 항로로 갈지, 연료는 얼마나 탑재할지, 어떤 고도로 운항할지, 승무원 편조는 누구로 구성할지 등 항공기 운항 관련 제반 사항을 결정하고 관리하는 항공사의 핵심 부서다.

운항통제실의 24시간 가동 목적은 크게 정시성과 안정성 등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운항통제실은 운항 안전을 위해서 항공기의 고도 확인과 연료 소비상태 등을 통제·점검한다. 또 제시간에 항공기가 운항할 수 있도록 스케줄 편성과 항공기 운항여부 결정 등을 결정한다. 이들의 힘은 항공기 정비, 기상악화, 환자 발생 등 비정상 상황에서 더 크게 발휘한다. 필요한 조치와 결정을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김 본부장은 “운항통제실은 항공기가 가장 안전한 항로를 선택하기 위해 유도하고 감시한다”면서 “항로상 태풍 등 악기상이 나타나면 비행고도부터 연로, 운항금지 시간과 경로를 확인하여 비행 스케줄을 재편성한다”고 설명했다.

▲ 웨더뉴스 프로그램 구동 화면.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제주항공은 대형항공사와 견줄 만한 안전장비를 도입해 항공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제주항공은 정확한 기상정보 수집, 분석, 제공을 위해 일본 기상전문업체 ‘웨더뉴스’의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웨더뉴스는 실시간으로 항로상 기상정보를 제공한다. 실시간 항로 기상자료는 항로상의 위험 기상을 사전에 파악해 대처할 수 있게 한다.

웨더뉴스는 항공기상청 기상정보보다 날씨 상황 갱신 속도가 훨씬 빠르다. 국내에 이 시스템을 도입한 곳은 대한항공과 제주항공 두 곳뿐이라고 한다. 제주항공은 웨더뉴스를 이용한 기상정보 관리 능력을 인정받아 제주항공은 2013년 기상청이 주관하는 ‘날씨경영인증’을 획득했다.

▲ 시타사 플라이트래커 맵 구동화면.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운항통제실은 항공기 운항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기 위해 항공기와 지상장비 간의 운항정보교신시스템(ACARS)과 항공기위치탐지시스템(ADS-B)을 사용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글로벌 항공 운송 IT 전문업체 시타(SITA)사의 항공기 실시간 추적시스템 ‘플라이트트래커맵(Flight Tracker Map)’과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er24)’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항공기의 수평과 수직위치, 속도까지 파악할 수 있다.

이외에 제주항공의 김포공항 주 사용게이트인 18번 게이트의 폐쇄회로(CCTV) 화면, 레이더방식 인천공항의 지상 내 항공기 이동 경로, 실시간 운항률과 정시율, 탑승률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통제실 모니터를 구성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안전운항을 위해 영업비용의 많은 부분을 항공안전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제주항공은 항공 안전과 새로운 시스템 개발·도입으로 안전운영 노하우를 쌓고 있다”고 전했다.

김 본부장은 “저비용항공사(LCC)는 안전하지 않고 장비가 허술하다는 인식이 많은데 제주항공 운항통제실은 대형항공사 못지않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서 “최고의 안전관리 시스템은 창립 이후 13년째 무사고를 이어오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 김상훈 운항통제실 운항통제본부장. 사진=이코노믹리뷰 장영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