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며 제조사 별 시장 공략법이 극과극으로 치닫고 있다. 프리미엄 제조사들은 초고가 전략을 구사하며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추구하고 있으며, 중저가 제조사들은 시장 점유율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단점이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마진율이 높기 때문에 중저가 스마트폰과 비교해 수익성이 높다. 애플의 아이폰이 대표적이다. 현재 애플은 글로벌 스마트폰 전체 시장의 이익 80%를 독식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은 마진율이 낮아 수익성도 떨어지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보다 신진시장에 파고들기 용이하다. 중저가 스마트폰 전략은 시장 점유율을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하드웨어를 시장에 뿌려 소프트웨어로 초연결 시대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애용한다. 미유아이 생태계 저변확대를 노리며 만물상이 되려는 샤오미가 대표적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과 중저가 제조사의 사이에 있다. 삼성전자처럼 프리미엄과 중저가 스마트폰 모두 출시하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고, 중저가 스마트폰의 시장 점유율은 생각보다 낮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내달 출시하는 갤럭시노트9은 유럽에서 최대 170만원 수준의 출고가가 매겨질 것으로 보이며, 아이폰도 아이폰X의 출고가 155만원이 유력하지만 LG전자의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G7 씽큐는 100만원대다. 간판 모델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고가가 경쟁자보다 약간 낮지만, 중저가 스마트폰 점유율은 글로벌 시장에서 샤오미 등에 미치지 못한다. 일각에서는 LG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이 스펙에 비해 가격이 다소 높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가격을 낮춰도 경쟁사에 미치지 못하고, 프리미엄에서 이어진 브랜드 가치가 낮기 때문에 중저가 스마트폰도 반등하지 못하는 악순환이다.

LG전자가 스마트폰에서 명확한 정체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가격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 매우 어정쩡한 위치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LG전자가 26일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MC사업본부는 18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 3753억원의 기록적인 영업적자를 기록한 후 올해 1분기 136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반등의 기회를 봤으나, 다시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 LG전자가 200만우너대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출처=LG전자

LG전자의 200만원대 스마트폰 출시가 눈길을 끄는 이유다. LG전자는 29일 초 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LG SIGNATURE)’의 품격을 담은 두 번째 스마트폰 ‘LG 시그니처 에디션’을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달 30일부터 2주간 예약 판매하고, 내달 13일 정식 출시한다. 자급제 전용이며 300대 한정이다. 가격은 199만9800원이다. 세계적인 오디오 명가 ‘뱅앤올룹슨(Bang & Olufsen, B&O)’이 튜닝한 명품 음질을 구현하며 70만원 상당의 헤드폰도 증정한다. 제품 후면에는 특수 가공한 지르코늄 세라믹(Zirconium Ceramic)을 적용하고 고객들에게 전담 상담요원을 배치해 애프터서비스를 차별화한다. 고객이 원할 경우 제품 후면과 가죽 지갑형 케이스에 고객 이름을 새겨주는 각인 서비스도 제공한다.

6GB램(RAM)으로 한꺼번에 많은 앱을 실행하더라도 빠르게 구동할 뿐만 아니라, 256GB의 내장 메모리를 탑재해 사용자가 고화질의 사진이나 동영상, 고음질 음원 등을 여유있게 저장할 수 있다. 6인치 18:9 화면비의 올레드 풀비전 디스플레이와 인공지능 카메라, 강력한 멀티 미디어 기능이 특징이다.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최상규 사장은 “제품의 성능뿐만 아니라 디자인, 사후지원 등의 요소에서도 超프리미엄의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고객들은 지금까지 스마트폰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가 LG V40S 출시를 준비하며 300대 한정의 초 프리미엄 에디션 스마트폰을 전격 공개한 이유는 브랜드 가치 확보에 있다는 평가다. 프리미엄과 중저가 시장에서 동시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브랜드 가치가 약하기 때문이다. 초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이벤트성으로 출시해 브랜드 가치를 확보, 자연스럽게 Q 시리즈와 같은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가치로 키우려는 전략에 시선이 집중된다. 일각에서 70만원 상당의 헤드폰을 증정하기 때문에 진짜 출고가는 130만원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브랜드 가치를 키우려는 LG전자의 노력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