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미국 IT 테크 기업 대표주자를 의미하는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에서 페이스북이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가 이끄는 페이스북이 25일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 132억3000만달러, 순이익 51억달러를 거뒀다고 발표한 가운데, 유럽 이용자가 1분기 대비 300만명 감소한 2억7900만명에 그치는 등 생태계 전반의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 페이스북 불패신화가 깨지고 있다. 출처=페이스북

페이스북의 실적이 발표된 직후 주가는 한때 173달러까지 떨어졌다. 유럽 이용자 수 하락이 지난 5월25일 도입된 개인정보보호법(GDPR)에 따른 단기적인 악재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페이스북 불패신화가 깨지고 있다는 점은 명확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자회사 설립 신고서까지 냈지만 반려됐고, 오스트리아에서는 시민단체로부터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제소까지 당했다. 국내에서는 망 사용료 논란에 휘말렸고, 다른 글로벌 ICT 기업과 비교하면 무난한 편이지만 세금 탈루 논란도 여전하다. 미래성장동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가운데 페이스북의 인건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페이스북 실적 발표에 따르면 2분기 인건비는 73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0%나 증가했다.

페이스북은 최근 사상 초유의 개인정보유출 사건으로 크게 휘청였으나 금새 주가를 회복하며 부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페이스북 주요 경영진 9명이 최근 41억달러 주식을 처분했다는 말까지 나오며 미국 트릴리엄자산운용은 마크 저커버그 의장 사퇴 제안서까지 제출했다. 주주 중 한 명인 제임스 케이쿠리스는 페이스북이 확실한 내부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송까지 걸었다.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등 신사업 투자가 빨라질수록 페이스북의 위기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페이스북에 이어 트위터도 올해 2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7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월간 사용자 수가 3억3500만명을 기록, 시장 전망치보다 350만명이나 적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도 올해 2분기 생각보다 구독자를 모으지 못했으나 동영상 콘텐츠라는 확실한 생태계 유지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그러나 SNS 업체에게 이용자는 곧 생태계이자 플랫폼의 미래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올해 2분기 실망스러운 실적은 SNS 업계 전반의 위기와 맥을 함께한다는 평가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SNS 기업들은 사람들을 연결하며 커다란 장터를 세우고, 기업 광고를 유치해 플랫폼 수수료를 받으며 생존했다. 효율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분류됐으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는 말이 나온다. 일반 이용자들이 지나치게 광고에 노출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며 플랫폼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광고 시장에서는 포털, 이커머스 사업자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자체 플랫폼 내부에서는 이용자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이중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투자자들이 SNS에서 발을 빼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사용자를 위해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 기업들이 마이 스페이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까지 나온다. 마이스페이스는 2003년 7월 설립된 원조 SNS지만 2011년 무분별한 광고와 이용자 이탈이 겹치며 결국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당시 마이스페이스의 아성에 도전해 글로벌 SNS 시장을 석권한 기업이 페이스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묘한 오버랩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 기업들이 이용자를 놓치면서 전통적인 '장터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할 경우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페이스북의 반격도 차근차근 준비되고 있다.

냉정하게 말해 페이스북의 최대 위기였던 개인정보 유출은 서든파티가 개입된 불가항력적 요소가 많다는 평가다. 심각한 문제는 무분별한 광고 비즈니스에 이은 이용자 피로, 이탈 현상으로 꼽힌다. 이 대목에서 페이스북은 기존 연결에서 커뮤니티로 나가려는 방향성을 이미 제시했다. 가짜뉴스 등의 범람으로 플랫폼 공공성에 대한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마크 저커버그 CEO는 올해 초 “상업적인 콘텐츠 운영을 축소할 것”이라면서 “이용자들의 친구나 가족과 관련된 의사소통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용자 중심의 사용자 경험 확대를 중심으로 연결에서 커뮤니티로 플랫폼 응집도를 키우겠다는 뜻이다.

두 가지 시나리오가 존재한다. 잦은 알고리즘 변화로 기업 고객의 광고 마케팅 효과가 낮아지며 페이스북 수익성이 낮아지거나, 잦은 알고리즘 변화로 기업 고객이 더 많은 돈을 쓰도록 상황이 변할 수 있다. 페이스북 미래 동력은 결국 '어떤 커뮤니티'를 만들 것인가에 달렸다는 평가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 업계의 위기와 해결방안이 모두 나온 셈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 업계의 위기가 시작됐지만, 지나친 호들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아마존도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의 후폭풍과 이커머스의 비전에 대한 의구심 등으로 크게 휘청였으나 현재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클라우드인 AWS의 등장과 같은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페이스북의 미래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다.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