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우스갯소리로 경상도에서는 2의 2제곱승(2²)과 e의 2제곱승(e²)은 발음이 다르다는 이야기가 있다. 표준말로 여겨지는 서울의 발음과 달리 경상도에서는 성조와 같은 억양이 있어서다.

상대적으로 국가 면적이 작은 한국에서도 경상도와 전라도, 더 작게는 경상남도와 경상북도의 사투리와 억양이 상당히 다르게 나타난다.

한국보다 훨씬 큰 미국에서는 한국보다 더 많은 사투리가 있고, 억양과 발음뿐만 아니라 사용하는 단어가 다른 경우도 많다.

롱아일랜드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현저히 차이를 보이는 단어와 발음 등에 따라서 지역별 언어 차이를 분류할 경우 미국은 24개의 다른 지역으로 나뉜다.

이렇게 자세히는 아니더라도 미국인도 일반적으로 미국 동북부와 서부, 남부 등의 언어가 다른 것을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때로는 이 점이 영화에서 유머의 소재가 되기도 하고 다른 지역을 깔보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TV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종종 자신이 미국 남부지역에서 왔다고 고향을 거짓으로 답변한 사람들이 ‘욜(Y’all)’이라는 단어를 엉뚱한 곳에 아무렇게나 붙여대면서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이 등장한다.

텍사스를 포함해 남부지역에서 흔히 이용되는 이 단어의 정확한 의미에 대해서는 해석이 다양하다. 일반적으로는 상대방을 지칭하는 You와 모두를 뜻하는 All이 합쳐져 복수의 상대방을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남부를 방문한다면 헬로라는 대신 하우디, 욜(Howdy, Y’all)이라는 인사를 들을 가능성이 높다.

영국에서 최초의 이민자들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도착한 곳인 미국의 동북부 뉴잉글랜드에서는 영국의 영향 때문인지 단어의 R 발음이 거의 없고 H 발음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Park The Car’라는 문장을 뉴잉글랜드에서는 ‘Pahk The Cah’라며 마치 R이 없는 듯이 발음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혀가 꼬이는 발음과는 다소 다른 발음이다.

뉴욕시의 북쪽인 허드슨밸리 인근은 과거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영향이 영어와 발음에도 남아 있어 문 앞의 계단을 도어스텝(Doorstep)이 아니라 스툽(Stoop)이라고 부른다.

펜실베이니아에도 과거 이 지역에 처음 자리 잡고 살았던 독일 이민자들의 영향으로 독일식 문법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발음도 독일식 발음이 있다.

뉴욕시는 상대적으로 작은 지역이지만 전 세계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독특한 발음을 만들어냈다.

한국 사람들이 발음하는 데 종종 어려움을 겪는 Th 발음을 뉴욕에서는 D로 발음하는 것도 이 중 하나다.

줄을 서 있는 것을 다른 지역에서는 In Line이라고 하는데 뉴욕에서는 On Line이라고 하는 것도 차이다.

몬태나, 콜로라도, 유타 등 산악지역 인근에서는 과거 새로운 땅을 개척하기 위해 온 사람들과 원주민들의 영향으로 이들의 언어가 많이 남아 있다.

멕시코와 인접해 있어서 멕시코의 스페인어 영향을 받은 미국의 남서부 지역은 스페인어로 가정의 안뜰을 의미하는 파티오(Patio)가 영어 단어로 자리 잡았고, 다른 스페인어도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된다.

프랑스 사람들이 초기 이주했던 루이지애나 지역은 프랑스어와 영어, 스페인어 등이 모두 섞여서 독특한 언어 문화를 만들기도 했다.

각 지역별로 초기 이민자들의 문화와 언어, 이후 이민자들이 모두 모여서 다른 언어 환경을 만드는 바람에 콜라나 사이다와 같은 탄산음료를 지칭하는 단어도 모두 다르다. 미국 서부지역에서는 ‘소다(Soda)’라고 부르고 북부 지역에서는 ‘팝(Pop)’, 남부 지역에서는 모든 탄산음료를 일괄적으로 코카콜라를 뜻하는 ‘코크(Coke)’로 부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