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담배업체 3사들이 차세대 궐련형 전자담배로 또 한번 경쟁을 시작한다. 출처= 각 사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판매가 시작된 궐련형 전자담배는 업계에 파란을 일으키며 빠른 성장세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그리고 주요 업체들의 첫 제품 출시 후 약 1년이 지난 지금 각 담배 업체들은 이전 제품들보다 기능과 디자인을 개선한 디바이스(기기)를 선보이며 또 한번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가장 먼저 차세대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를 선보이며 경쟁의 신호탄을 울린 곳은 KT&G다. 지난해 KT&G는 주요 3사(KT&G·필립모리스·BAT)중 가장 늦게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와 전용 담배 제품을 선보여 시장에도 늦게 합류했다. 그러나 차세대 기기는 가장 빠르게 선보이며 치고 나왔다. KT&G는 지난 5월 23일 자사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의 후속 제품 ‘릴 플러스(lil Plus+)’를 출시했다.

▲ KT&G의 차세대 궐련형 전자담배 릴 플러스. 출처= KT&G

릴플러스는 열기를 활용해 히터(담배 가열 부분)의 잔여 이물질을 제거하는 가열 청소기능보다 더 기기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화이트닝 클린’ 시스템이 적용됐다. 기기의 무게도 84g으로 기존 릴(90g) 보다 가벼워졌으며 디자인에도 변화가 생겼다. KT&G는 신제품 기기 출시 후 약 두 달이 지난 7월 16일 제품 판매처를 1만9320곳에서 3만8479곳으로 늘려 유통망을 확대한다. 비록 첫 제품의 출시는 늦었지만 신제품은 가장 빨리 출시하고 판매처까지 늘리면서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KT&G의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릴 플러스는 출시 한달 만에 약 15만대가 팔려 나갔다. 이 판매량은 첫 제품 릴의 초기 소진량보다 약 3배 많은 수량이다.

이에 질세라 경쟁 업체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이하 BAT 코리아)는 지난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글로 시리즈 2’를 글로의 7개 판매국(한국, 일본, 스위스, 캐나다, 러시아, 루마니아, 이탈리아) 중 한국에서가장 먼저 출시한다고 밝혔다. 글로 시리즈 2는 BAT 코리아의 기존 제품 ‘글로’ 보다 업그레이드된 제품이다. 한 번의 완전 충전으로 최대 30회까지 연속사용이 가능한 것이 이전 제품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 BAT가 한국에 세계최초로 출시하는 차세대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글로 시리즈 2'와 전용담배. 출처= BAT코리아

BAT 코리아 관계자는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글로 시리즈 2를 선보이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이어 “글로 시리즈2의 특별한 가열 기술과 차별화된 사용감으로 한국의 흡연자들에게 만족스러운 선택의 폭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의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선보인 필립모리스 코리아도 멀지 않은 시점에 신제품을 선보일 전망이다. 한국필립모리스 정일우 대표이사는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필립모리스 본사는 주주총회에서 올해 안으로 일본에서 아이코스 신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면서 “국내에도 비슷한 시기에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6월 필립모리스 스위스 법인은 우리나라 특허청에 ‘IQOS 3 MULTI FLEXIBLE & CONVENIENT IQOS MULTI HEAT CONTROL TECHNOLOGY 10 CONSECUTIVE MOMENTS’라는 이름의 상표를 출원했다. 업계는 아이코스 후속 제품의 이름이 ‘아이코스 3’로 추정하고 있으나 아직 필립모리스 측에서 신제품의 이름에 대해 정확하게 밝힌 것은 없다.

▲ 2017년 연간, 2018년 상반기 국내 담배 판매량, 점유율 추이. 이 기간 궐련형 전자담배의 판매량은 약 2배, 점유율은 4배 증가했다. 출처= 기획재정부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8년 담배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판매량 7900만갑, 담배시장 점유율 2.2%에 머물렀던 궐련형 전자담배는 올해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량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1억5600만갑, 점유율은 9.2%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전체 담배 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커짐에 따라 각 업체들의 제품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키움증권 박상준 연구원은 “일반 궐련담배의 여러 단점이 궐련형 전자담배로 개선되면서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면서 “궐련형 전자담배는 최근 다소 감소한 국내 담배 판매량도 다시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2번째 궐련형 전자담배 전쟁이 이제 막 시작되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