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 유럽의 주요 식품대국으로 꼽히는 프랑스에서 최근 식품과 기술을 결합한 푸드테크(Food Tech)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음식배달서비스와 혁신식품 개발 분야가 두드러지고 있다. 아울러 유기농과 채식식품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소비가 점차 활성화되는 추세다. 지금의 프랑스 식품산업을 ‘푸드테크’와 ‘유기농’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통해 알아본다.
 

▲ 프랑스 음식 배달 서비스 시장 연간 매출 추이(단위 : 백만 유로). 출처=Statista

프랑스의 푸드테크 활성화…2021년 7조420억원 매출 전망

프랑스의 르피가로(Le Figaro)와 르몽드(Le Monde), 현지 푸드테크 조사업체인 디지털푸드랩(DigitalFoodLab),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파리무역관 등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식품과 기술을 접목한 푸드테크 산업이 활발히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도 지난 2016년부터 관련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푸드랩이 최근 발표한 2013~2017년까지 5년 동안의 프랑스 푸드테크 누적 투자액은 약 3억2000만 유로(한화 약 4250억2700만원)로 세계 7위권 수준이다. 푸드테크 분야별 투자 점유율은 음식배달서비스가 29%로 가장 높고, 이어 식당예약·관리서비스(27%), 혁신식품 개발(17%), 애그리테크(17%), 음식추천 큐레이터 서비스(5%) 등의 순이다.

지난해 기준 프랑스에서 470여 개의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활동하고 있는데, 이중 32%가 음식배달 서비스에 특화한 스타트업 업체들이다. 이는 스마트폰 보급 확산으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음식배달서비스를 이용하는 프랑스인들이 많다는 의미다. 더욱이 2021년에는 전체 인구(약 6500만 명)의 3분의1 수준인 2000만 명의 프랑스인이 음식배달서비스를 이용하고, 관련 매출액만 53억 유로(한화 약 7조420억 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 곤충을 원료로 한 옌섹트의 애완동물 단백질 사료. 출처=Ÿnsect 홈페이지
▲ 미세조류를 이용한 알가마의 에너지 음료. 출처=Algama 홈페이지
▲ 프랑스의 대표적인 음식배달서비스 스타트업, 프리치. 출처=Frichti 홈페이지

음식배달·혁신식품·애그리테크 등 각광

또한 프랑스의 푸드테크 시장은 음식배달서비스 외에도 단백질·밀가루 등을 대체하는 혁신식품 개발과 애그리테크(Agri-Tech) 분야가 중장기적으로 잠재력이 높은 유망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관련 스타트업 기업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애그리테크 분야에서는 옌섹트(Ÿnsect)라는 업체가 애완동물과 수중동물의 먹이, 식물 양분을 목적으로 곤충을 원료로 한 단백질 식품을 개발해 현지에서 크게 성공했다. 올해에는 미국에도 공장 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

혁신식품 개발 분야에서는 미세조류를 원료로 에너지 음료와 채식주의자용 소스를 개발해 많은 주목을 받은 알가마(Algama)가 대표적이다. 음식배달서비스 스타트업 기업들 중에는 프리치(Frichti)가 타 업체들과 달리 가정식 콘셉트의 음식을 회사에서 직접 제조·배달까지 하며 지난해 5000만 유로(한화 약 664억6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 프랑스 유기농 식품 연도별 매출 추이(단위=백만 유로). 출처=Agence BIO

프랑스인 10명 중 9명 유기농 식품 소비

2011년을 기점으로 프랑스 유기농 식품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프랑스 유기농업진흥회(Agence BIO)에 따르면, 관련 시장은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82% 성장했으며,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83억 유로(한화 약 11조3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조리식품과 과일주스를 중심으로 빠른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해 기준 프랑스인 10명 중 9명이 유기농 식품을 소비한 경험이 있으며, 이 중 75%는 최소 한 달에 한 번 유기농 식품을 구매하고 있다.

이처럼 유기농 식품 소비가 활발해지면서, 프랑스 정부는 최근 유기농 경작지 비율을 2015년 4.5%에서 2022년까지 15%로 확대하고, 학교·병원·회사 등의 식자재 공급에서 유기농 식품 사용률을 50%까지 높인다고 밝힌 바 있다.

▲ 까르푸(Carrefour)사의 채식 제품. 출처=E-marketing

늘어나는 채식주의자 겨냥 다양한 채식제품 개발 속속

프랑스 내 유기농 식품의 수요 증가는 고기·생선·유제품과 같은 동물성식품 소비 둔화로 이어진 반면, 채식제품 구매 확대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야채주스와 콩으로 만든 요거트, 곡류, 건야채 등의 소비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채식주의자로 전환하는 프랑스인도 점차 많아지고 있는데, 지난해 기준 프랑스인 10명 중 3명은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 평소에 채식 위주지만 경우에 따라 육식을 하는 채식주의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채식에 관심 많은 프랑스인이 늘면서, 소비자 취향에 맞춰 콩으로 만든 고기, 토마토 초밥, 아보카도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채식제품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일례로, 현지 최대 식품 유통업체인 까르푸(Carrefour)는 2015년 채식 전문 브랜드 ‘까르푸베지(Carrefour Veggie)’를 출시했고, 올 5월엔 플렉시테리언을 겨냥해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스테이크 상품 ‘아쉐(Haché)’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