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7월 HSSI 전망 (전국 64.2) (출처=주택산업연구원)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주택사업자가 체감하는 분양경기가 냉각되고 있지만 서울 분양시장 경기를 긍정으로 바라보고 있어 분양경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산업연구원은 18일 7월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가 64.2로 2개월 연속 60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HSSI는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에 있는 단지의 분양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료로 매월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기준치는 100.0으로 수치가 낮을 경우 체감하는 분양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낮은 분양경기 전망치와 더불어 6월 전국 HSSI실적치도 57.1을 기록해 전국 분양시장이 본격적인 분양비수기에 진입한 것으로 주택산업연구원은 분석했다.

이와는 반대로 대형업체가 체감하고 있는 서울지역 7월 HSSI 전망치는 100.0으로 3월 이후 5개월째 기준선을 상회하고 있다. 6월 HSSI 실적치도 103.3으로 기준선을 상회해 서울 중심의 분양경기는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역별 HSSI전망치는 상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만 분양경기침체가 지방지역에서 인천과 경기, 지방광역시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 6월 대비 7월 HSSI 전망치가 10포인트 이상 하락한 지역은 ▲대전 64.2 (14.3포인트 하락) ▲대구 77.1 (10.4포인트 하락) 이다. 10포인트 이상 오른 지역은 충북(64.0)으로 14.0포인트 상승했다.

서울의 경우 7월 분양경기 전망치는 지난달 대비 9.3포인트 하락한 85.4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80선을 기록했다. 지난달 80선을 기록한 세종과 대구도 하락하면서 70선을 기록했다. 이어 인천과 경기가 70선을 기록했으며 그 외 지역은 50~60선으로 분양경기 위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52.3), 울산(54.1), 충남(51.8) 등은 전월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7월 HSSI가 50선 수준으로 분양경기 악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인식이 높은 상황이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지방광역시의 분양경기 침체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부산과 대구, 광주, 대전, 세종 등은 최근 3개월 간 분양경기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규모별로 7월 HSSI 전망치는 대형업체 67.2, 중경업체 61.1로 중견업체가 체감하는 분양경기가 대형업체 보다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견업체는 전월대비 5.0포인트가 하락한 반면 대형업체는 지난달 대비 2.7포인트가 증가해 업체규모별 양극화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분양물량 7월 HSSI 전망치는 77.2,로 6월 실적치 82.0 보다 소폭 하락했다. 주택사업자가 분양비수기 진입으로 7월 분양물량이 전달 보다 감소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주택산업연구원은 “상반기 분양이 연기된 물량 중 청약경쟁률을 기대할 수 있는 양호한 입지 분양이 진행되면서 국지적으로 분양물량이 증가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바라봤다.

미분양물량에 대한 7월 HSSI 전망치는 99.0으로 4개월 만에 기준선 아래로 내려왔다. 이는 미분양 물량이 7월에 감소할 것으로 바라본다는 의미다. 다만 준공후 미분양 증가 추세가 지속돼 미분양 증가위험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미분양물량은 올 1월 5만9104호, 2월 6만903호, 3월 5만8004호, 4월 5만9583호, 5월 5만9836호로 3월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일반분양분의 준공후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주택사업자는 미분양 리스크 확대에 대한 자구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 전국 예상분양률은 74.8%로 7개월 째 70%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의 7월 예상분양률은 91.7%로 지난해 11월부터 9개월째 90%대를 기록 중이다. 예상분양률이란 분양된 물량 중 계약이 되는 물량의 비중을 예상한 수치이다. 즉 예상물량이 90%라면 100가구 분양시 90가구가 계약되고 10가구가 미분양이 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는 의미다.

이 같은 맥락에서 전국 예상분양률 70%대는 결국 전체 물량 중 30%가까이 미분양 물량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신규 분양사업 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주택산업연구원 측의 조언이다. 특히 중견업체는 분양비수기로 접어들면서 분양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형사는 상반기 이월된 분양물량을 7월에 공급 재개할 것으로 보이면서 서울권을 제외한 기타 지역에서 분양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편 분양시장의 양극화가 지속되면서 분양사업 입지 역시 양극화가 지속되고 있는 양상이다.

주산연 자료에 따르면 주택사업자가 지난 6월 분양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지역은 경기와 서울이 각각 20.5%, 18.2%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인천(8.9%), 부산(8.9%), 대구(8.1%) 등도 일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을 분양사업 양호지역으로 꼽은 비율 역시 전체 52.4%로 서울 중심의 집중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박홍철 책임연구원은 “주택사업자가 특정지역에 수주역량을 집중해 국지적 수주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택사업자는 지나친 수주전으로 기업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업지별 수주심의를 강화하고 사업지 여건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