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기금형 퇴직연금 출시를 앞두고 은행이 운용한 퇴직연금의 2분기 운용수익률이 1%대를 넘어서지 못한 저조한 실적을 기록해 퇴직근로자의 은퇴자산 관리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퇴직연금 관리회사인 전국 12개 은행이 운용한 DB형 퇴직연금 원리금보장형, 비보장형 퇴직연금의 평균수익률은 각각 1.23%, 0.31%로 1%대를 벗어나지 못한 실적으로 나타났다. 이 실적은 시중은행의 1년제 정기예금 이자율 1.81%(5월 말 기준 한국은행 가중평균 금리)보다 낮고 지난 2분기 물가상승율 1.5%보다 낮은 실적으로 은퇴자들의 노후자산 관리에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DB 원리금보장형 평균수익률 1.23%, 비보장형 0.31%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경우 12개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은행은 산업은행으로 1.33%를 기록했고 가장 낮은 수익률을 올린 은행은 부산은행으로 1.09%를 기록했다.

전은행의 평균수익률은 1.23%로 전년 말 대비 0.03% 상승했고 지난 1분기 1.19%와 비교해서는 0.04%포인트 상승한 실적이다.

원리금비보장형의 경우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은행은 신한은행으로 2.65%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반면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은행은 경남은행으로 ㅡ1.97%를 기록했다. 전은행의 평균수익률은 0.31%로 1분기 평균수익률 3.05% 대비 2.74%포인트 하락한 실적이다. 특히 지난 2017년 말 수익률 5.13%와 비교하면 16.5배 하락한 매우 저조한 실적이다.

원리금보장형과 비보장형 간의 수익률 격차가 매우 크게 나타나 가입자들이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과 자산관리 금융회사들의 적극적인 정보제공과 정기적인 교육 등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DC형 원리금보장형 1.52%, 비보장형 -0.43% 1분기 대비 4.69%p↓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의 수익률도 원리금보장형과 비보장형 간 수익률 격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2분기 DC형 원리금보장상품의 평균수익률은 1.52%로 DB형 1.23%보다 0.29%포인트 높다. 1분기 실적 1.48%와 대비해서는 0.04%포인트 상승한 실적이다.

원리금비보장형 상품의 평균수익률은 ㅡ0.43%로 1분기 실적 4.26% 대비 4.69%포인트나 낮아진 매우 부진한 실적이다. 원리금비보장형은 12개 은행 중 2개 은행만 0%대 수익률이고 10개 은행은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이 발생해 특별한 대책이 필요한 대목이다.

은행 퇴직연금 수수료 0.31~0.47%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1%대의 저조한 실적을 올려도 퇴직연금 관리회사인 은행들은 적립원금에 최소 0.31%에서 최고 0.47%의 수수료를 매 분기마다 챙겨간다. 수익률의 4분의 1은 은행 수수료로 떨어져나가는 셈이다. 수수료는 마이너스 실적이 발생한 은행들도 고스란히 받아들이기 때문에 수익률 감소현상이 심화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퇴직연금의 수수료는 이자에 과세되는 이자소득세보다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용이다. 이자세는 예금이나 펀드를 해지할 때 발생한 이자에 대해 한 번만 징수하지만, 퇴직연금 수수료는 분기마다 원금에 대해 부과하기 때문에 원금이 크고 거래기간이 오래될수록 많은 금액을 물게 된다.

한 중소기업 근로자는 요즘은 펀드도 수익이 나지 않거나 기준 이하의 수익이 발생한 경우에는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감액해서 받는데, 퇴직연금을 유치한 은행은 관리를 잘해서 높은 수익률을 올려주는 것이 임무일 텐데, 수익률은 1%대로 관리하면서 수수료는 꼬박꼬박 챙겨가는 은행에 퇴직연금을 계속 맡겨야 할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